최지은 前 대변인 "윤석열은 '일본 총리' 선거 나왔나. 좌석배치는 '상왕'처럼 보인다"
[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2일 존 오소프(조지아주·민주당) 미국 연방상원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가쓰라-태프트 조약'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말한 데 대해, 국민의힘에선 '외교 결례'라고 비방하고 나섰다. 이같은 야당의 비난에 최지은 전 더불어민주당 국제대변인은 14일 "잘 쓰지도 못하는 영어 소설 그만 쓰라"고 일갈했다.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경제전문가인 최지은 전 국제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까지도 영미권 해외 언론에는 아무 보도가 안 됐다"라며 "영어권 외신이나 미국 외교가의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이 발언이 외교적 결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최지은 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께서 미국 상원 의원이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 깊다는 것을 칭찬하면서 상원 의원이 이런 사실까지도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일 존 오소프 상원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그가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의지가 굳건하다고 하자 “앞으로도 한미 안보동맹을 넘어서 경제 교류·협력을 동반한 포괄적 협력 관계가 확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존 오소프 상원의원을 향해 “한국 역사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지원과 협력 때문에 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미국의 경제적 지원과 협력 덕에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 국가에서 경제 선진국 성과를 이뤘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거대한 큰 성과에도 작은 그늘이 있을 수 있다”며 "일본이 한국에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 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고, 결국 마지막에 분단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들이 있다”라고 역사적 사실을 짚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미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두고 나눈 '밀약'이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서적에는 늘 언급되는 사실 중 하나다. 당시 미국의 육군장관이었던 윌리엄 태프트(훗날 미국 대통령)와 일본의 총리였던 가쓰라 다로 간의 밀약에서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확인하고, 미국은 일본이 한국을 지배할 것에 동의한다'고 합의했다.
이후 일본은 이 밀약을 근거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을사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결국 국가의 외교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철저히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즉 이재명 후보는 역사적 '팩트'를 담담하게 말한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 이야기를 한 이유에 대해 "우리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들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오소프 상원 의원이 이같은 역사적 사실까지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칭찬'한 것이다.
이에 오소프 상원의원은 “방한 기간 한국의 역사를 좀 더 잘 이해하고 파악하려고 노력하겠다”며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협력이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모친의 영향을 받아 '소녀상'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오소프 상원의원의 모친 헤더 펜턴은 2017년 1월 결성된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태스크포스(TF)에 건립 추진의원으로 참여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 설치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활동을 했다. 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비하한 논문에 대해서도 '철회하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오소프)의원님의 모친께서 좋은 생각을 갖고 미국과는 직접 관계도 없는 ‘소녀상’에 관심을 갖고 설치에 앞장섰다는 말을 듣고 감동했다”며 "매우 존경스럽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최지은 전 대변인은 "외교적 결례를 조장해서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은 야당"이라며 "잘 쓰지도 못하는 소설 그만 쓰라. 미국과 한국이 주인공인 이 소설을 그만두고 굳이 쓰려면 일본어로 쓰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최지은 전 대변인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윤 후보는 일본 총리 선거 나왔나"라며 "외신 기자들 불러 놓고 한일 관계를 얘기하면서 일본 측의 역사왜곡이나 잘못은 하나도 언급하지 않고 우리 정부만 탓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 선거에 나온 거냐"라고 따져물었다.
최지은 전 대변인은 지난 1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서도 "할말을 못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 좌석배치를 보면 굉장히 권위적으로, 마치 상왕처럼 보인다. 그것이 오히려 외교적 결례가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윤석열 후보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 '아사히신문' 가자의 질문에 "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거의 망가졌다"며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이다 보니, 어느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국내 정치에 활용된다면 외교 관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석열 후보는 또 일본이 과거보다 우경화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입장이 왜 중간에 이렇게 바뀌어졌느냐는 것은 단순히 일본 정부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며 한국 정부에 책임을 돌리곤 했다. 이는 일본 극우들의 시각과 별반 다르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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