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세상은 어른들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과 같을까? 어른들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울타리 속에서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지즐소극장에서 펼쳐진 낭독극 “고딩만담”은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아닌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이야기로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사회와 경제, 정치와 사랑, 문화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유쾌하고 키치하게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고딩만담” 을 함께 만든 사람들 /(사진=Aejin Kwoun)
“고딩만담” 을 함께 만든 사람들_기획/그래픽(김유정), 작/연출(김성진), 해설자(소연아), 정예은(정미리), 양민지(이나경), 김지우(박솔지), 조연출(정다운), 오퍼레이터(전정욱), 김하진(유명진), 김민성(정민찬), 김대건(이건) /(사진=Aejin Kwoun)

우리는 누군가를 항상 우리의 편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그들의 관점에서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려하지 않은 채, 어린 친구들은 그런 사람들을 보고 소위 ‘꼰대’라 칭한다. 기성세대들은 그러한 단어를 듣고는 어린 친구들이 잘못되었다며 아직 세상을 모른다며 그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채 그저 거부한다.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야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시선에서 말이다. 이번 작품은 청소년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세상에서 더 나아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우리는 얼마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리고 시선에서 그들을 이해해 보려 했는지 성찰해보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 관객들을 박장대소 시키면서도 자기 생각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안겨주었다.

“고딩만담”_EP1.월담론 공연사진 | /(사진=Aejin Kwoun)
“고딩만담”_EP1.월담론 공연사진_정예은(정미리), 양민지(이나경), 김지우(박솔지), 해설자(소연아) | 같이 고등학교를 다니는 단짝친구 삼인방은 입시라는 제도에 갇혀 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2021년 어느 날 밤, 예은은 친구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도망갈 것을 제안한다. 친구들이 답답한 예은, 살면서 이렇게 큰 '일탈'이 처음인 지우, 아이들을 달래주기 바쁜 민지는 학교의 담 앞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도망갈 것에 대해 토론하는데... /(사진=Aejin Kwoun)

민간인과 예술인에게 희곡을 가르치는 희곡발전소에서 시작된 박지원 작가의 첫 번째 에피소드 ‘월담론’에 대한 애정으로 함께 희곡발전소에서 작품을 구상하던 정민찬 작가가 연결한 두 번째 에피소드 ‘맥콜진담’은 희곡발전소의 우수작품으로 진행되어 2020년 하반기 희곡발전소&몽중자각 낭독공연에서 일주일간 공연되기도 하였다.

“고딩만담” 공연사진 | /(사진=Aejin Kwoun)
“고딩만담”_EP2. 맥콜진담 공연사진 | 고등학교 앞 편의점. 이곳저곳 사진을 계속 찍는 민성은 짝사랑하는 민지를 기다리는 중이고, 머리를 빡빡 민 하진은 야간자율학습을 자체 결석했다. 대건은 학교 앞 편의점 아르바이트 교대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맥주 대신 맥콜을 앞에 두고 셋은 교육, 정치, 사랑, 결혼까지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며 열띤 토론은 시작하고, 민성의 첫사랑이자 짝사랑 민지가 그들 앞에 나타나는데... /(사진=Aejin Kwoun)

올해 ‘제6회 도담도담 페스티벌’에 선정되며 희곡의 분량을 위해 첫 번째와 두 번째 에피소드에 출연한 여섯 배우가 붙는 세 번째 에피소드 ‘반성,문’을 집필하고 완성된 세 작품을 하나의 이야기 “고딩만담”으로 묶어 몽중자각과 희곡과 시나리오 집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극발전소301의 김성진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김성진 연출은 “그들은 어른들을 거부한다. 잠깐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들이 어른들을 거부하기 전에 단 한 번도 설득하려 한 적이 없는지”라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쩌면 거부는 어른들이 먼저 했을 수도 있다”라고 자신들의 생각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고딩만담” 공연사진 | /(사진=Aejin Kwoun)
“고딩만담” 공연사진 | 그렇게 각자의 사정으로 야간자율학습을 도망쳤던 여학생과 남학생들. 다음 날, 진로상담실에 모이게 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름 아닌 반성문. 선생님은 그들에게 뜻밖의 반성문을 내준다. 다름 아닌 형식이 없는 반성문. 학생들은 대책 없는 선생님의 과제에 처음에는 의문스러웠지만 점차 반성문을 채워나간다. 하나 둘 아이들이 반성문을 통과하여 집으로 돌아가지만, 계속 다시 써오라는 요구를 받는 몇몇 학생들. 대체 어떻게 써야 반성문을 완성하고 저 문으로 나갈 수 ㅣ있을까? 학생들은 반성문을 통해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사진=Aejin Kwoun)

꿈속에서 인지하고 행동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몽중자각’은 ‘안녕, 오리’, ‘조선궁녀연모지정’ 등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끊임없이 창작하는 창작의 원동력이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초기 구동력을 가지는 단체로 거듭나고 있다. 세 개의 이야기이면서 하나의 이야기이기도 한 이번 작품은 낭독극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기에, 본 공연에서 보일 매력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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