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아시아챔스리그와 FA컵 실패, 리그우승 놓치면 지도력 타격

[서울=뉴스프리존] 김병윤 = 승부의 세계에서 지도자의 운명은 성적과 비례한다. 따라서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정진한다. 하지만 지도자라면 그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시련 앞에 고뇌하고 때로는 좌절한다. 이에 그 어느 직군보다도 위로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지도자로 간주된다. 이같은 현실 앞에 울산 현대(이하 울산) 홍명보 감독이 대두된다. 홍명보 감독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 축구 최고의 레전드 출신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런 홍명보 감독은 명성에 걸맞게 그동안 선수, 지도자, 행정가의 길을 걸으며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해 해왔다. 그러나 잘 나가던 홍명보 감독에게도 시련과 좌절은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이었다. 따라서 은퇴 후 지도자로서 제2막 인생의 탄탄대로를 걷던 홍명보 감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고 결국 축구인으로서 견디기 힘든 공백기라는 아픔을 맛봤다.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에게 찾아온 3막 인생은 낯선 대한축구협회(KFA) 전무이사 즉, 행정가 변신이었다.

이후 홍명보 감독은 행정가로서도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며 믿음과 신뢰를 구축했지만 결국은 2020년 11월 울산 지휘봉을 잡으며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 지난 5월부터 K리그1 선두 자리에 안착하는 녹슬지 않은 지도 역량을 발휘하여 역시 홍명보라는 화두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던 홍명보 감독에게 제2 지도자 생활의 원치않는 시련이 엄습하며 잔인함까지 안겨줬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은 K리그1 뿐만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 등에서도 승승장구 트레블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같은 호성적은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과 더불어 리더십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ACL에서 전북 현대에게 발목이 잡히며 4강에 그쳤고, 설상가상으로 FA컵에서도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에게 일격을 당하는 수모까지 겪으며 기대를 모았던 트레블은 단지 꿈으로만 끝났다.

홍명보 감독의 울산현대축구단은 초반 기세가 좋았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실패 이후에는 리그 우승만 남았다. 이제 2게임, 홍 감독이 울산의 만년 준우승의 한을 풀려면 축구단에 강한 동기부여와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사진제공 = 울산현대축구단)
홍명보 감독의 울산현대축구단은 초반 기세가 좋았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실패 이후에는 리그 우승만 남았다. 이제 2게임, 홍 감독이 울산의 만년 준우승의 한을 풀려면 축구단에 강한 동기부여와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 (사진제공 = 울산현대축구단)

뿐만 아니라 울산은 지난 7일 사실상의 우승 결정전으로 불린 35라운드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하며 전북에게 승점 3점을 뒤져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추스려 상당히 중요했던 37라운드(상위 스플릿 포함)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과 추가골로 3-1로 승리, 수원 FC에게 2-3으로 패한 전북과 승점 70점(전북 67득점, 울산 62득점) 동률을 기록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로써 현재 단 두 경기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우승 싸움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이다.

따라서 이제 홍명보 감독은 우승 시나리오에 배수의 진을 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직면했다. 만약 홍명보 감독이 전북에 밀려 2021시즌 무관에 그친다면 스스로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일 수 있다. 더불어 지도자로 복귀하여 진정한 평가에 초점이 모아졌던 부분에도 생채기로 남을 수밖에 없다. U-20, 아시아경기대회, 올림픽,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으로 지도자로서 최전성기를 누렸던 홍명보 감독이다. 그래서 한때 운이 좋은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이런 홍명보 감독은 처음으로 K리그 무대에 서며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을 것이다. 한편으로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만의 축구 철학 구현에 대한 의지와 야망도 컸을 것이다. 축구는 '천변만화'가 펼쳐지는 스포츠다.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은 단지 의지와 야망만으로는 과거의 지도자로 거듭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 깨우칠 필요성이 있다. 울산은 2019년 K리그1 준우승. 2020년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지난 2년간 ‘준우승’에 치를 떨었다.

이에 한국 축구의 전설인 홍명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2021 시즌에는 ‘다를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울산은 10월에만 FA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은 물론 158일간 줄곧 1위를 지키던 K리그1 순위표에서도 전북에게 밀렸다. 때문에 울산에게 ‘준우승 공포증’이 엄습해 있다. 따라서 지금 홍명보 감독에게 요구되는 것은 전술과 전략 및 지략적인 축구보다 더 높은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자신감에 초점을 맞춘 지도력이 요구된다.

2019년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순간 포항 스틸러스에게 충격적인 1-4 대패를 당하며 전북에게 역전 우승을 헌납하고, 2020 시즌에는 리그 종료 불과 8일을 앞두고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1위를 내주며 또 우승에 실패한 울산이다. 그러므로 홍명보 감독이 울산과 더불어 라스트 댄스를 추기 위해서는, 높은 동기부여 제공은 물론 심리와 정신을 다스리는 지도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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