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연재] 20대 대선! ‘기본소득 ‘爲民相生의 공론화’(제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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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재] 20대 대선! ‘기본소득 ‘爲民相生의 공론화’(제8회) 
  • 피터 킹
  • 승인 2021.11.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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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코로나19재난 ‘기본소득 본격 공론화’
한국은 2010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가입국
사회적합의 해외사례 주목 ‘재원마련 세제개혁’ 
생산적논의 활성화 한국형 지속 실행모델 구축 

● 기본소득은 우리의 미래인가? 

기본소득은 우리의 미래인가? 2017년 대선주자 대부분은 동의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주장했고, 문재인 후보 역시 주어진 재정 여건 속에 기본소득 취지를 최대한 살릴 것을 약속했다. 최근 기본소득에 날선 비판을 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당시에는 ‘기본소득 개념 자체에는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사회의 다양성을 도모하고 개인들의 개별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소득 경제 모델 공론화에 본격 시동을 걸어야 한다. 
우리는 사회의 다양성을 도모하고 개인들의 개별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본소득 경제 모델 공론화에 본격 시동을 걸어야 한다. 

제19대 대선 이후 잠적했던 기본소득 논쟁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목전에 두고 부활했다. 모든 개인에게 무조건 일정한 수준의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해 ‘미래형 복지’로 일컬어지는 기본소득은 ‘뜨거운 감자’로 수면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전보다 찬반 구도가 분명하게 갈리고 있다. 여권내부에서도 본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기전 “용돈 수준의 가성비 떨어지는 정책,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돈을 나눠주면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등 비우호적 반응이 상당했다. 여기에 보수권 대선주자들이 기본소득 비판에 나서면서 ‘반(反) 기본소득’ 연대가 형성되었다.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기본소득 논의가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관심이 급증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은 디지털화·플랫폼화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했다. 

● 기본소득! 복지정책과 차이점은?

전통적인 노동 개념이 변화하고 노령화가 심각해지면서 복지 제도에 대한 사회의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오늘날 기본소득의 필요성은 우선 경제체제의 운영 방식이 보이는 한계에서 나온다. 불안정노동체제는 비용 절감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의 전략 속에서 일반화된 사회적 양상이다. 이 속에서 노동자들은 한편으로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뿐만 아니라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 물론 여기에 더해 최근 자동화, 디지털 혁명, 세계화 등의 변화로 고용불안전성과 빈곤 위험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시대사적 패러다임 급변에 따라 ‘기본소득제도’가 국내외 주요의제로 부각된 것이다.

‘기본소득’(Basic Income)이란 재산이나 소득, 고용 여부, 노동 의지 등과 무관하게 정부 재정으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특정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과 다른 점은 ‘모든 국민’에게, 소득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원칙상 같은 액수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으로 부르기도 한다.

반면, 최저소득보장제도는 일정 기준이나 근로조건을 두고 운영되나 ‘기본소득제도’는 비조건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아동수당 등의 보편적 수당제도와는 비조건적이라는 점에선 유사하나 근로능력계층도 지원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찬성론자든 반대론자든 동의하는 기본소득의 특징이 있다. 기본소득은 세 가지 점에서 기존 생활보장제도와 다르다. 첫째, 보편성이다. 기본소득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체 모든 구성원들에게 지급하는 ‘보편적 보장소득’이다. 소득이 있든 없든 ‘자격 심사(일반적 복지제도에선 소득이 적어야 급여 수령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없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지급된다. 

둘째, 무조건성이다.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지급하는 ‘무조건적 보장소득’이다. 노동이나 구직활동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지급된다. 셋째, 개별성이다. 가구 단위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개별적 보장소득’이다. 넷째, 정기적 현금성이다. 일정 기간 단위로 주기적으로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본소득은 보편적 복지이자 그 이상이다. 기본소득은 정의상으로는 매우 단순하지만 필요성, 정당성, 지향성의 측면에서는 복합적이고 심층적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간단하고 투명하다는 점이다. 현재의 사회복지시스템은 엄격한 자격조건을 두고 행정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부정수급을 관리해야 하는 체계이기 때문에 복잡하고 행정비용을 많이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중복 및 누락으로 인한 비효율 문제도 야기한다.

● 해외 선진국 ‘다양한 대안 모색’ 

이제 기본소득 논의는 특정국가의 의제가 절대 아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는 기본소득을 한국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 2009년에 설립되었고, 2010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 BIEN)의 제13차 BIEN 총회에서 17번째 가입국으로 승인되었다. 

1986년에는 각국의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모여 기본소득에 관한 국제회의를 최초로 개최했다. 들은 국제기구의 결성을 결의하고 이후 2년마다 총회를 치르기로 했다. 1988년에는 기본소득 유럽 네트워크(BIEN, Basic Income Europe Network)가 결성되었다. 이 기구는 2004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10차 총회에서 기본소득 지구 네트워크(Basic Income Earth Network)로 전환되었다.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실험은 독일의 기본소득 실험이다. 독일은 지난 2020년 11월까지 100만 명 이상의 신청자를 받아 그중 120명에게 아무 조건 없이 3년 동안 연 6,0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주고, 기본소득을 받지 않는 1,380명의 대조집단과 비교하는 정책실험에 들어갔다. 독일 최대 연구소 중 하나인 독일경제연구소(DIW)와 쾰른대 등 권위 있는 기관들이 참여한다.

2018년 6월, 이탈리아는 ‘시민 소득’(reddito di cittadinanza)으로 번역되는 기본소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극빈층과 실업자에게 생계 보조금을 주는 제도여서 전 국민에게 동일액을 주는 것은 아니다. 월수입이 780유로(약 106만원)가 안 되거나, 일자리 없이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이탈리아 국민은 1인당 월 40∼780유로(약 5만5천원∼106만원),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은 월 최대 1천300유로(약 177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핀란드는 25∼58세 실업자 2천 명을 임의 선정해 아무런 제한이나 조건 없이 2년간 매월 560유로(약 76만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보장제를 2017년 도입해 2년간 시행한 뒤 중단했다.

네덜란드는 2015년부터 다양한 모형으로 월 900∼1,300유로의 기본소득을 지급, 노동시장 참여에 미치는 영향과 급여의존성과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일본은 2009년 자민당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권 시절 정액급부금(定額給付金) 제도를 일회적으로 실시한바 있다.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목표로 시행한 정액급부금 제도에 따라 일본에 주소가 있는 모든 자국민과 외국인등록증이 있는 합법적 외국인 체류자들에게 기본 1인당 1만2천엔(약 13만9천원)을 지급했고, 18세 이하와 65세 이상자에게는 8천엔을 추가로 얹어 지급했다. 

기본소득은 모든 자원의 공유라는 관점에서 제도화한 대표적인 실례인 미국의 알래스카 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959년에 알래스카는 주 헌법을 통해 알래스카의 모든 자연자원은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속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이후 발견된 석유에서 나오는 수익금을 알래스카 영구기금으로 만들었고, 이를 ‘배당금’으로 알래스카 주민에게 매년 지급하고 있다.

● OECD 보고서의 ‘현실적 대안들’ 

그러나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소요가 크다는 점이다. 둘째, 개인의 근로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된다. 셋째, 기본소득제도로 현재의 사회보험 및 연금, 사회서비스 등 현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과연 빈곤 및 불평등 감소에 효과적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OECD 보고서는 재정 부담을 줄이고 정책효과를 높이는 방안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다.

▼ 첫째, 지원대상자의 경우 근로연령계층을 대상으로 하되 교육·훈련 등에 참여하는 경우에만 지급하는 등 추가 자격조건을 두는 방안이다. ▼ 둘째, 지급기간을 일생의 일정 기간 동안으로 제한하되 개인이 수급시점을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마치 개인별 계좌와 같은 개념으로 언제 이 구좌를 사용할지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 셋째,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사회보장급여를 기본소득이 완전히 대체하더라도 가장 손실이 적은 대상, 예를 들면 아직 구직급여 수혜 자격이 되지 못하는 청년을 우선 대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일단 기본소득제도가 도입된다면 모든 세제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는 국민이 40%에 가까운데, 기본소득을 지급하게 되면 이들까지 모두 납세하게 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기본소득이 납세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상위 소득자들의 세율이 굉장히 높은 데 반해 조세 미달자가 40% 가까이 되는 구조인데도 소득재분배 기능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세원을 넓히려는 시도를 안 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논의의 병행과 함께 ‘음소득세’(Negative Income Tax)를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음소득세는 정부가 정한 기준소득액 이하의 사람에게 소득 부족액의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소득세를 거두듯이 거꾸로 국가가 개인에게 세금을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소득보장이지만 세금으로 명명되었다. 

● 기본소득 ‘과학성과 지속성’ 적극 공론화

우선 기본소득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지급된다면 최소한의 삶을 재량껏 누릴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다른 조건이 없다면 나쁜 일자리(저임금, 장시간 노동, 위험한 일)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굳이 오랜 시간 일하지 않아도 되고, 임금이 적거나 위험한 일은 거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쟁 역시 찬성과 반대의 주장만 무성할 뿐이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책의 과학성과 지속성 논의보다 진영논리에 따른 소모적 정쟁이다. 

대선주자들은 자신이 주장하는 정책의 단점을 숨기고 상대 정책의 단점만 부각하는 논의는 피해야 한다. 소득 재분배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정책의 한계는 무엇인지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의 재난지원금과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 서울시의 청년수당 같은, 정책실험을 대신할 만한 소중한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 이제는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에 주력해야 한다. 기본소득 수준의 결정, 산출방법, 타당성 및 실행방안 마련 등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논의가 병행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아이디어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도록 사회의 다양성을 도모하고 개인들의 개별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경제 모델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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