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돌발상황' 직면하는 대통령 자리, 간단한 질문에조차 '횡설수설' 한다면

[ 고승은 기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삼국지연의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나'라는 질의에 동문서답 그리고 횡설수설로 일관하며, 그가 과연 동양 최대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조차 자아내게 하고 있다. 또 그의 '횡설수설' 화법에 대해 '박근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거듭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5일 모교인 서울대를 찾아 서울대생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청년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입장에선 이른바 '청년 소통' 행보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양옆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며 젊은 남성들을 지지기반으로 이끌어낸 이준석 대표와 하태경 의원이 자리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삼국지연의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나'라는 질의에 동문서답 그리고 횡설수설로 일관하며, 그가 과연 동양 최대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조차 자아내게 하고 있다. 또 그의 '횡설수설' 화법에 대해 '박근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거듭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삼국지연의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나'라는 질의에 동문서답 그리고 횡설수설로 일관하며, 그가 과연 동양 최대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조차 자아내게 하고 있다. 또 그의 '횡설수설' 화법에 대해 '박근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거듭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서 당시 일부 장면들이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한 학생은 윤석열 후보에게 "삼국지연의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이 있나? 특별히 없다면 좋아하는 문학작품이 있나"라고 물었다. 윤석열 후보는 다음과 같이 답했는데, 들리는 그대로 적었다.

"삼국지가 나오면 또 뭐 정치 얘기가 나와가지고 글쎄 뭐 여기 대학에 이렇게 오니까, 그 학교 다닐 때 그 많이 봤던, 여러 차례 봤던 영화와 그 책이 하나 지금 말씀하시니까 나는데, 으어 러시아 혁명 그 직후에 그 역사와 그 으 이 삶이 들어간 '닥터 지바고'가 생각이 납니다. 그 책을 책도 여러번 보고 또 영화도, 그 때는 뭐 영화는 극장에 가서 볼 수밖에는 없는데, 매년에 한번씩 들어올 때마다 계속 봤던 게 기억이 나구요.

얼마전에도 그 저 외신기자, 그 저 회견을 하는데 어느 러시아 언론사 기자가 '러시아를 좋아합니까' 그래서 저도 갑자기 나온 얘기가, 쇼스타코비치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하여튼 러시아의 문화라는 게, 우리 하여튼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가 학창시절에 우리한테 준 그런 그 어떤 그, 뭐라고 그럴까, 으 공감대나 이런 게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예 그래서, 이게 답이 적절한가 모르겠네 이게. 저는 그 하여튼 뭐 '삼국지'의 인물에 대해서는 제가 누굴 특별히 좋아한단 말씀을 드리기는 좀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이처럼 '삼국지'를 묻는 간단한 질문인데도 '닥터 지바고'로 뜬금없이 방향을 틀며 동문서답한다. 서양에서 최고 베스트셀러가 '성경'이라면 동양에서는 단연 '삼국지'이며, '삼국지' 중에서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그 중심에 있다. 

'삼국지'는 거의 모든 이들이 최소한 줄거리는 알고 있으며 만화책으로도 많이들 접했다. 특히 삼국지는 게임으로도 굉장히 많이 창작돼 매우 익숙하다. 코에이사의 삼국지 PC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최근의 다양한 모바일 게임들까지 관련 게임들도 굉장히 많다. 

삼국지를 설사 읽지 않았더라도 주요 인물들인 유비·관우·장비나 제갈량, 조조, 여포, 손권 등에 대해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친숙한 사람은 등장인물 수십명 이름은 바로 댈 수 있으며, 그가 누구 휘하의 인물인지도 쉽게 댈 수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연령대라면 '삼국지'는 필독서나 다름없다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2일 'TV조선'의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 생중계 행사에서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자 약 2분 가까이 '얼음' 상태로 머물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앞에 두고 치명적인 '방송사고'까지 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선 실시간으로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결단을 하고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다. 사진=TV조선 방송영상 중
윤석열 후보는 지난 22일 'TV조선'의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 생중계 행사에서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자 약 2분 가까이 '얼음' 상태로 머물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앞에 두고 치명적인 '방송사고'까지 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선 실시간으로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결단을 하고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다. 사진=TV조선 방송영상 중

윤석열 후보는 또 '서민 살리기'와 '중산층 살리기' 중 어느 쪽에 포커싱할 것인지 묻는 다른 학생의 질문에도 '서민'과 '취약층'을 구분하지 못하며 이해가 가지 않는 발언을 횡설수설 쏟아냈다. 

윤석열 후보는 "취약층을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거는 중산층을 두툼하게 하는 거에 더 우선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운동이라던가 사회적인 시설 이런 걸 하고 건강을 위해서 노력하고 이런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그렇게 하면 사회생산성도 올라가고 사회가 더 행복해지고 의료비도 줄어들고 하지만, 일단 아픈 사람이 고쳐야 될 거 아니냐"라며 "빈곤에 대해서 손을 뻗쳐야 되는 거는 국가의 이런 안전의무만 다하면 경제사회적인 국가의 임무는 가장 첫번째 임무고 그리고 나면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모든 어떤 그 장기적인 지속 가능한 전략 정책의 목표는 그건 그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데 있다고 본다"며 횡설수설 발언을 쏟아냈다. 

이같은 윤석열 후보의 말을 보면 지나칠 정도로 '이, 그, 저, 뭐, 하여튼, 글쎄' 등의 단어가 들어간다. 이는 이른바 '담화 표지'라고 하는데, 다음 말을 생각하기 위해 하는 단어로서 일부 필요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말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말을 마침표로 끊지 않고 계속 늘리다보니 무슨 말인지 더욱 이해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는 '번역기'가 항상 필요했던 박근혜 화법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유다. 

박근혜씨는 굳이 불필요한 단어를 중간에 수시로 끼워넣는데다 어순이 뒤죽박죽이라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없게 했는데,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수시로 이어가는 윤석열 후보에게도 '번역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2일 'TV조선'의 '글로벌 리더스 포럼 2021'생중계 행사에서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자 약 2분 가까이 '얼음' 상태로 머물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앞에 두고 치명적인 '방송사고'까지 냈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선 실시간으로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수없이 직면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결단을 하고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준비된 '원고'나 '대본'이 없으면 대처하는 능력이 부재함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그의 '1일 1망언' '1일 1무지' 구설들도 이처럼 '라이브' 상황에서 터진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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