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의 마법...내면의 초상 가치 상실시대 웅변
30일까지 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라운지 동시 개인전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사진술이 발달하고 카메라의 렌즈가 클로즈업이라는 엄청난 기법을 선보였을 때 얼굴은 더 이상 몸의 일부가 아니었다. 얼굴은 몸과 분리되어 자신만의 주체성을 확보했다. 영화가 발명되고 마찬가지로 스크린에 클로즈업이 적용되었을 때 얼굴이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표정은 사람들의 감수성을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클로즈업된 얼굴에 익숙해졌고 얼굴은 또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해야만 했다. 본연의 아름다움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다. 하지만 얼굴이 돌아갈 자리에 유일성은 남아 있지 않았다. 사진과 영화 그리고 클로즈업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연출했던 얼굴이 택한 것은 때마침 등장한 성형수술이라는 마법이었던 것이다.(니콜 아브릴 ‘얼굴의 역사’)

이제 회화에서 인물의 내면적 초상을 그린다는 것은 더 이상 유용한 가치를 상실한 시대다. 변웅필 작가의 최근작 ‘SOMEONE’시리즈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잠재적 메시지보다는 시각적 조형미에 치중하고 있다. 화면 위에 등장하는 사람의 형체와 이목구비를 최소한의 선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눈과 입의 선들로 만든 표정으로 인물의 기분과 성별 정도만 짐작이 가능하다.

혼자 혹은 두 명의 사람이 머리를 만지거나 고개를 돌리는 등의 동작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상황을 연출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시각적 조형미로 소비되면 그만이다.

작가에게 얼굴은 빛과 색의 본질적인 감각을 표현하는 공간이다.기 때문이다. 색을 칠할 수 있는 공간과 면적이고, 작가가 직접 조합해낸 독창적인 색들로 그곳을 아주 섬세한 붓질로 채워 그만의 세련된 감각을 구축해내고 있다.

일련의 사건이나 에피소드는 최대한 배제한 채, 인물의 단순한 색과 형태로만 완성해낸 ‘변웅필식 조형미’하 하겠다. 화폭이 된 얼굴로 작가의 조형의식이 투영된 초상이다.

초창기 작품들은 민머리를 한 자신의 얼굴을 짓궂은 놀이를 즐기듯 이리저리 일그러트리거나, 사과나 복숭아 혹은 꽃과 이파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으로 그렸다, 미술사에서 보면 작가들의 자화상은 스스로에게 힐링이 되는 요소로 작용했다. 변웅필 작가도 예외가 아니다. 30일까지 호리아트스페이스(대표 김나리),  아이프라운지(대표 김윤섭)에서 동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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