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공사 중 입산통제 간판 여전히 설치, 등산로 재정비 개방이 경쟁력 될 수 있을 것

[충북=뉴스프리존] 박종철기획취재본부장= 5일 비봉산 입구!

공사중 사고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여전히 세워져 있다.

안내판에는 공사기간 2016. 12. 20~2018. *. *., 통제기간 2016. 12. 28.~2018. *.30.까지의 문구도 여전히 또렷이 적혀있다.

비봉산 입구에는 공사가 끝난지 오래지만 여전히 공사중 입산통제 표지판이 버젓이 설치되어 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사중? (사진 = 박종철 기자)

그 옆에 '비봉산 정상 입산통제 안내'판도 등산로 앞을 가로막고 단단히 세워져 있다.

'등산객의 안전과 사유지 보호를 위하여 비봉산 정상은 도보입산통제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 또는 모노레일로만 정상진입이 가능합니다'는 청풍호반케이블카측에서 세운 표지판이다.

사유지라서 입산을 통제한다는 표지판이 등산로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그 뒤로는 줄로 출입을 막아놨다. 등산객의 발길이 끊긴지 오랜 등산로는 풀이 무성하다.  (사진 = 박종철 기자)

또 그 옆에는 제천시에서 걸어놓은 입산통제구역 플래카드가 줄에 묶여 펄럭거리고 있다. 산불감시기간 동안 입산통제 안내 현수막이다. 

제천시 현수막은 '산불감시기간'동안의 당연한 입산통제 안내문이라 하겠지만 그 옆의 고정형 '입산통제안내판'은 대체 왜 지금까지 설치되 있는 걸까?

본지가 지난 2021. 11. 19.자 '비봉산의 사유화..청풍호반케이블카의 빛과 그림자' 제하의 기사에서 비봉산 출입통제 문제를 지적한지 15일이 훌쩍 지났지만 '공사중 입산통제안내' 표지판과 '비봉산 정상 입산통제 안내' 표지판은 여전히 그대로 있다.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산 전체가 사유지라서 입구부터 통제하는 것일까?

아니다. 공사가 끝난지는 3년이 지났고, 사유지는 비봉산 정상에서부터 8부능선 부근 휀스를 쳐놓은 곳 까지다.

비봉산 정상 바로 아래에는 정상출입을 통제하는 단단한 철망이 쳐져 있다. 등산객이 정상을 오르기 위해선 저 철망을 넘어야 한다.  

그렇다면 청풍호반케이블카측은 왜 비봉산 입구에다 이미 공사가 끝났음에도 '공사중 입산통제안내' 표지판을 철거하지 않고, 정상부만 사유지인데 입구 정면에 '입산통제안내' 표지판을 그대로 설치하고 있는 걸까? 또 제천시는 이 표지판들을 왜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걸까? 

답은 간단해 보인다. '사유지 보호를 위하여 입산을 통제하니 케이블카나 모노레일로 진입이 가능함'이란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이 설치한 표지판에 명시되어 있듯이 '돈을 내고 올라가라'는 말이다.

호객 문구나 다름없다.

제천시는 청풍호반케이블카측의 이런 호객행위성 행위를 묵인하며 비호해 오고 있는 셈이다. 

공사중 위험으로 인한 입산통제 안내판은 공사가 끝난 후 즉시 철거했어야 하고, 비봉산 정상 사유지로 인한 입산통제 안내판은 사유지가 시작되는 지점에 설치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을 올라 8부능선의 사유지까지 갔다 올것인가 아니면 아예 오르지 말것인가는 오로지 등산객이 결정할 문제다. 비봉산 전체가 사유지가 아닌데 입구에 이런 표지판을 설치해 등산객의 입산을 막는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공공재를 사유화 하겠다는 발상이나 다름없다. 

산불감시기간 외에 비봉산을 오르기 위해 비봉산 입구를 찾은 등산객들은 이 표지판을 보고 대부분 발걸음을 돌린다. 입구부터 겹겹이 출입 통제줄이 쳐져 있고, 잡초가 무성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등산로의 기능은 상실되고 있는 현실이다.

명백히 '비봉산의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제천시는 뒷짐만 지고 있다. 

지난 번 취재에서 제천시 관계자는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에서 사유지와의 경계선에 휀스를 쳐놓은 것과 관련 "등산하여 정상을 오르게 되기 까지는 휀스 문을 개방하는 외에 정상진입 계단을 만들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청풍호반케이블카 측과 협의 중이지만 3년 정도는 걸려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청풍호반케이블카 측에서 선심을 써 정상 진입 문을 열어 줘야 걸어서 정상을 오를 수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이렇게 충고 한다. "등산로를 폐쇄해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라는 발상은 한치 앞을 못보는 근시안적 발상이다. 등산객들이 걸어서 정상을 올라갔다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수도 있고,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갔다가 걸어서 내려 올 수도 있게 해야 관광객도 오고 등산객도 오는 것 아닌가?"

또 그는 "케이블카만 탈 수 있게 하면 갔다 오기 바쁘지만 등산로를 잘 가꾸어 놓으면 등산객들이 정상에서 쉬면서 음식을 먹고 여러 체험도 하게 된다. 또 걸어서 내려오게 되면 비봉산 입구 쪽 식당들도 함께 잘 될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제천시가 청풍호반케이블카 성황에만 주시할 게 아니라 전국의 관광객과 등산객을 함께 불러 들일 수 있는 원시안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전국에 이미 수많은 케이블카가 운영중이고 또 새로 설치되는 케이블카도 무수히 많다. 그렇지만 비봉산 처럼 아름다운 산과 오르기 좋은 산은 그다지 흔치 않다. 

비봉산 정상을 걸어서 오를 수 있도록 오히려 등산로를 정비하고 개방 한다면 케이블카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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