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경영과 '선택과 집중' 전략 조화
내년 인사 '변화와 안정의 적절한 균형' 평가 나와

[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LG '구광모'호가 순항하고 있다. LG전자 매출은 2017년 61조 3963억 원에서 지난해 63조 2620억 원으로 증가했고, 3분기 매출은 창사 후 처음으로 18조원을 돌파했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창사 이후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었다. LG유플러스와 LG이노텍은 올해 처음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각각 넘어설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유순'했던 LG가 '공격'적으로 변한 덕분이라는 평가 나온다. 부정적이 아닌 긍정적인 평가다. 구광모 회장 취임 전 LG는 전통적으로 조직 내·외에서 '인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한 기술 특허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 등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구광모 LG회장.(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1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구광모 LG회장.(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2차 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2년 만인 올해 4월, LG는 현금 1조 원과 로열티 1조 원을 포함, 총 2조 원을 SK로부터 받아내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밖에도 2018년 7월 중국 휴대폰 기업 티노 모바일을 상대로 통신표준특허 침해 소송을 벌여 이달 초 'LTE휴대폰 특허 사용료를 LG에 지급한다'는 결과를 이끌어냈으며, 올해 초 중국 휴대폰 제조기업 TCL과의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단순히 공격적인 경영만 이어간 것은 아니었다. 공격의 배경에는 적극적인 '선택과 집중'이 있었다.

휴대폰 사업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LG유플러스 전자결제, LG화학 편광판 사업 등 그룹의 미래에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접었다. 반면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사업이나 분야에서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전장(VC)사업본부를 신설했고,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으며, 올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으며, 최근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과 파주 공장 투트랙 생산체제를 가동하고 생산 수율을 높여 지난해 450만 대 수준이었던 OLED TV 패널 생산량을 올해 800만 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인사에도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몰렸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대표적 전략통인 LG전자 권봉석 사장을 그룹 2인자인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승진 배치했으며,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에는 해외 사업에 밝은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최고경영자(CEO)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132명을 포함해 전체 승진 179명으로, 취임 후 가장 많은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젊은 인재에 공을 들였다.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한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52%로 절반을 넘었다. 결과적으로는 '변화와 안정의 적절한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LG그룹 인사는 구광모 회장 취임(2018년) 이후 최대급이며,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그동안 성과를 거둔 선택과 집중, 그리고 공격적 경영이 얼마나 미래 수익으로 연결될지 LG의 변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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