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1회 두DO! 드림DREAM! 페스티벌FESTIVAL!

[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알리바이 연대기’, ‘자본1’, ‘자본2’ 등을 통해 ‘역사와 경제’를 테마로 ‘연극이 아니어도 좋은 연극’을 꾸준히 추구해 온 드림플레이 테제21이 공동체 감각이 마비되는 각자도생의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연극공동체를 꿈꾸는 “2021 제1회 두드림 페스티벌”을 열었다. 드림플레이가 꾸준히 지속해온 ‘겨울잠 프로젝트’와 ‘드림 라이팅 창작 워크숍’을 통해 완성된 7편의 창작희곡이 4주 동안 연우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쌍욕" 공연사진 |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와 데스크 진행 사이 있었던 엄청난 간극은...잊을 수 없는 대형오보였지만...그런 오보를 있게 만든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진=Aejin Kwoun)
"쌍욕" 공연사진 |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와 데스크 진행 사이 있었던 엄청난 간극은...잊을 수 없는 대형오보였지만...그런 오보를 있게 만든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사진=Aejin Kwoun)

배우이면서 꾸준히 극작 및 연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유종연 작·연출의 신작 “쌍욕”은 2014년 ‘세월호’ 이후 ‘마로니에 촛불’ 활동을 통해서 직접 만난 ‘지성이 아버지’, ‘4.16 TV’의 수장 문종택 선생님께서 진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면서 느끼신 소회를 바탕으로 한국 언론의 실체를 이야기하며 지난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바뀌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한 관객들의 맘속 깊은 울분을 터트리며 아직까지 변하지 않은 우리 사회를 마주하게 했다.

"쌍욕" 공연사진 | 박근혜 정권 시절 그의 발표...최순실 농단 사태가 밝혀진 이후...바뀐 것은 있을까? /(사진=Aejin Kwoun)
"쌍욕" 공연사진 | 박근혜 정권 시절 그의 발표...최순실 농단 사태가 밝혀진 이후...바뀐 것은 있을까? /(사진=Aejin Kwoun)

8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광화문 광장에 자리 잡았던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되었고 안산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의 ‘4.16 기억저장소’에서 우리의 기억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이어지던 마로니에광장의 노란 리본에 대한 기억은 코로나로 엄중한 시절을 맞아 함께 쉬어 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기억하고 얼마나 지켜보고 있었을까?

"쌍욕" 공연사진 |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많은 언론인들이 그들의 자리를 떠났었다....그리고 지금은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사진=Aejin Kwoun)
"쌍욕" 공연사진 |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많은 언론인들이 그들의 자리를 떠났었다....그리고 지금은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사진=Aejin Kwoun)

연출자인 종연과 1인 방송국이자 언론사이기도 한 4.16 TV의 수장 지성이 아빠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나라 언론에 관한 대화로 이어지는 이번 공연은 독재정권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정치언론과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연출이 무대 위에서 한 질문 하나에 문득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 인재로 인한 사고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있었는지 기억하나요? 그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나요?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조금은 더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었겠지만, 어느새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놀랍고 안타깝고 그리고 슬퍼질 수밖에 없었다.

"쌍욕" 공연사진 | 무엇을 취재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자리경쟁만 하던 기술스텝들이 이해는 되지만 미울 수 밖에 없었던 지성이 아빠는...장비는 최고가 아니더라도 바람소리, 현장소리를 그대로 담아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눌러담으며 4.16 TV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Aejin Kwoun)
"쌍욕" 공연사진 | 무엇을 취재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자리경쟁만 하던 기술스텝들이 이해는 되지만 미울 수 밖에 없었던 지성이 아빠는...장비는 최고가 아니더라도 바람소리, 현장소리를 그대로 담아 자신의 마음을 꾹꾹 눌러담으며 4.16 TV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Aejin Kwoun)

시원하게 욕도 하고 대성통곡도 하고 싶었으나 방송을 하는 사람이라 카메라 앞에서 그럴 수 없었던 지성이 아버지를 위해 연출자인 종연은 종택과 함께 무대에서라도 시원하게 욕이나 한 번 할 수 있는 연극을 만들었다 전한다. 연극 같은 데에서는 왜 악역들만 쌍욕을 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은 쌍욕을 안 하는지, 왜 못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나라 언론에 어떤 쌍욕을 날려야 하나 함께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쌍욕" 공연사진 |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울분을 터뜨리는 지성이 아빠...그리고 애써 담담하게 그 울분을 접고 웃음을 지으려 하는 그 모습에...눈물이 더욱 날 수 밖에 없었다. /(사진=Aejin Kwoun)
"쌍욕" 공연사진 |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울분을 터뜨리는 지성이 아빠...그리고 애써 담담하게 그 울분을 접고 웃음을 지으려 하는 그 모습에...눈물이 더욱 날 수 밖에 없었다. /(사진=Aejin Kwoun)

거대 언론사를 빼고 어떤 언론사가 가장 미웠는지에 대한 한 관객의 질문에 조용히 답하는 지성이 아버지의 답변에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었다. 그런 현실 속에서 세월호 특조위는 곧 해산을 앞두고 있다. 사건을 위한 조사가 아닌 의문에 싸인 초기 조사 결과물에 대한 조사만을 거듭하고 있기에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조사인지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 지성이 아버지에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쌍욕"을 함께 만든 사람들 /(사진=Aejin Kwoun)
"쌍욕"을 함께 만든 사람들_오퍼레이터(천성대), 오퍼레이터(이수민), 이동욱/김상만 외(이민아), 기타 연주(윤수종), 조명(최인수), 작/연출 및 종연(유종연), 음악감독/건반연주(우디), 김종철/김선태 외(지우), 정연주/김시곤 외(이상혁), 진행(정유미), 유가족/기자 외(최광석), 김상만/유재천 외(권민영), 지성 아빠(손진호), 4.16TV수장(문종택), 앵커/기자 외(한은지), 한승현/이유범 외(이태하), 박종만/전인숙(경빈 엄마) 외(오희진), 기자/태극기부대 외(정희원) /(사진=Aejin Kwoun)

‘기래기’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은 얼마나 어떤 것이 바뀌었을까? 무대 위 언론인들의 심정을 대변했던 배우들의 대사들처럼 기자들의 정신은 정치탄압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검찰 개혁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그들의 조사와 판결을 시민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은 올 수 있는 것일까? 마음의 위안을 받고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욕’을 조금 하는 것으로 삭혀 있던 감정을 터트리는 것을 들어주는 것으로 얼마나 위로를 전할 수 있었을까?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번 공연 “쌍욕”의 시간은 아직도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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