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연재] 제20대 대선! ‘주4일제 공론화’(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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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재] 제20대 대선! ‘주4일제 공론화’(15회)
  • 피터 킹
  • 승인 2021.12.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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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확산되면서
‘일과 삶’ 균형 중시하는 신세대! 공론화

여성! 양육 돕고 ‘출퇴근 시간’ 대폭급감
‘지역근무 회피’ 감소 지역규형발전 일조 

● 대선주자들의 ‘주 4일제 물꼬’ 

주 4일제 가능할까? 대선정국에서 주 4일제 논의의 물꼬가 터졌다. 주 4일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근무가 확산되고,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각당 최종 대선후보들의 주4일제 여론 탐색전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이슈 선점은 유권자 표심 획득에 분명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4일제는 일과 휴식의 균형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에 실행 시기를 조기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입법 공론화에 따른 사회적 공감대와 제도정비가 선결되어야만 한다.

2021년 10월 27일, 이재명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정책 공약으로 “인간다운 삶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 4일근무제는 언젠가 시행해야할 일”이라며 “장기적인 국가과제가 되겠지만, 4차산업혁명에 맞춰 가급적 빨리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성평등임금공시제’ 등을 골자로 하는 신노동법을 제1호 공약으로 내걸면서 주4일제에 대한 논의에 불을 본격 지폈다. 

심 의원은 2021년 9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지독한 과로사회입니다. OECD 국가 평균보다 한 해 30일을 더 일하지만, 연차휴가 일수는 절반에 불과합니다. 모든 사람은 노동시간의 합리적인 제한과 정기적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휴식 및 여가를 누릴 권리를 가집니다. 이제 ‘워라벨’이 삶의 중심인 현대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라며, 한국의 ‘고강도 고노동’ 실상을 언급하면서 노동시간의 대단축을 촉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주 40시간 합의 이후, 18년 간 노동시간 단축이 멈춘 상태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은 이미 30년 전인 지난 1993년에 주 35시간 지침을 정했고 주4일제 또한 실험을 시작했다. 우리도 선진국답게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실업 상태에서 일자리를 나누기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21년 6월 8일, 당시 대선 예비후보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노동의 효율성, 친환경, 일자리 창출이란 일석3조의 효과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며, “주4일 근무제’와 양육·보육비 부담 해결을 앞세워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을 공약했다. 

양승조 지사는 “세계 꼴찌 저출산”과 “세계 2위 노동시간” 현실을 주4일 근무제 도입 이유로 제시하며, “선진형 주4일제를 도입하여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고, 소득 감소 없이 미래산업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주4일근무제’가 정치적 의제로 처음 수면 위에 떠오른 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다. 2021년 2월 “맞춤형 주4일제를 도입해 추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세제혜택 등을 주고, 관심 있는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과 조직문화 개선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뼈대다.

경제 주도층이 ‘밀레니엄·제트’(MZ) 세대로 이동함에 따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진 상황에서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탄력근무 등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은 주4일제 도입으로 옮겨갔다. 

MZ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전 세계 주요기업들은 코로나 초기 단계에서 원격 근로를 허용했다. 이때 성과를 확인한 일부 기업들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안정되어 가는 시점에 4일 근무주간에 대해 새로운 근무조건으로 효과성을 고민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하고 자율 근무제가 도입되는 등 기업들은 다양한 근무형태를 시험할 수 있었고, 성과 역시 나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 노동시간 ‘OECD 국가 중 최상위’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길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라는 위상이 무색할 만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떨어진 것은 야근 문화 등 긴 근로시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908시간이었다. 지난해 수치가 집계된 OECD 국가 중에서는 멕시코(2,124시간)와 코스타리카(1,913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일한 시간이 가장 길었다. OECD 회원국의 평균은 1687시간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연차휴가는 15일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평균 8일을 쓰는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OECD 선진국 대부분이 24~30일 연차휴가를 보장하고 거의 소진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수치다. 

한국은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근로 시간에 따른 노동생산성이 저조하다 보니, 주4일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크다. 2020년 7월, 온라인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당 근무 일수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주4일 근무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2021년 8월 27일 구직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성인 4155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83.6%가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휴식권 보장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정착’(72.4%·복수응답)과 ‘충분한 재충전을 통한 업무 효율 향상’(51.7%)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건강 관리(32.1%) △휴일 증가로 인한 내수 진작과 경제 성장(21.2%) △자녀 돌봄(20.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듯,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근무 환경이 급변하면서 일부 국가와 기업에서는 주 4일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스페인, 아이슬란드 등에선 이미 주4일제에 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고, 유럽 대다수 국가가 주35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 생산인구가 될 MZ세대가 주4일제에 대한 호응이 높은 만큼, 이제 한국 사회가 주4일제와 관련한 과로, 일과 삶의 균형, 건강권 등의 긴급현안을 본격 논의할 절호 기회가 도래한 것이다. 

● ‘일하는 사람’ 권리에서 접근

이미 유럽연합(EU)은 1993년 건강 및 안전 조치 일환으로 ‘주 35시간제’를 채택했다.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서 접근한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1919년 국제노동기구(ILO)의 1호 협약은 ‘하루 8시간 노동’이었고, 1939년 47호 협약은 ‘주 40시간 근로제’ 결의였다. 1962년 주 40시간 근무를 ‘사회적으로 달성해야 할 기준’으로 선언한 것도 60년이 되어 간다. 

각당 최종 대선후보들의 주4일제 여론 탐색전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각당 최종 대선후보들의 주4일제 여론 탐색전은 매우 시의적절해 보인다.

이런 시대사적 대변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003년, 국회에서 주 5일제와 관련된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듬해인 2004년 7월부터 금융·공공 부문을 담당하는 몇몇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주 5일제가 시범적으로 시행되었다. 이후 2005년부터 교육기관과 군부대 그리고 300명 이상의 기업체에도 주 5일제가 도입되면서 본격화되었다.

대한민국 노동시간단축 우려는 주로 재계·산업계가 제기한다. 2002년 경제 5단체(대한상의·무역협회·한국경총·중소기업중앙회·전경련)는 주5일제 시행에 앞서 신문에 “삶의 질’ 높이려다, 삶의 터전’ 잃습니다.”는 광고를 게재한바 있다. 시기상조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2020년 12월 “주5일제 도입 16년이 지났다”며 주4일제 논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실제 지난 주 5일제 도입 이후에도 생산성 하락이나 경제충격은 없었다는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 단체들은 아직 주 4일제에 대해 명시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미 이들은 주 5일제 최장 52시간제 등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기업의 인력 운용이 힘들고 생산성이 저하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연신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주 5일제 도입을 선도했던 금융노조는 주 4일제 논의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핵심 현안은 노동시간단축이다. 금융노조는 2020년 주 52시간제 조기도입을 추진·완료한 데 이어 올해는 주 4일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정형화한 노동형태 비중이 높고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인건비도 감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선 여권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주식회사’를 통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주4일제, 주4.5일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게임업계 최초로 2021년 4월 16일부터 격주로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카오게임즈는 2018년 7월부터 약 3년간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전 직원이 휴식을 즐기는 ‘놀금 제도’를 시행해왔는데, 이를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놀금 제도가 일하는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근무 시간에 더 집중하게 해 업무 효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한 이미 많은 기업에서는 주4.5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보통 월요일에 오후 출근을 하거나 금요일에 조기 퇴근을 하는 식이다. 급여 삭감 없이 워라벨을 높이고 싶은 노동자들과 실적 하락을 막고자 하는 경영자들이 찾은 일종의 차선책이다.

● ‘보육에 결정적’ 저출산율 제고

우선 주4일제는 여성 친화적이다. 이에 노동시간이 짧은 사회일수록 여성 노동참여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장시간 노동이 여성배제형인 근본적 이유는 한국 사회처럼 여성 태반이 육아를 전적으로 돌보는 곳에선 장시간 노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시간이 길면 임금노동 참여율이 높은 남성들의 육아참여를 적극 권장하기 매우 어렵게 된다. 

또 주4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로선 직원들의 만족도 상승으로 인재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평일 출퇴근 소요 시간은 평균 1시간 31분이었다. 주4일제 시행 시 매주 1시간 반을 아낄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다음 사례는 한국에 적용하면 매우 시사적이다. 한국에서는 지방 근무를 꺼려하는 경향이 농후하여 주4일제 조기 정착은 지방균형발전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주4일제가 도입될 경우 도시에서 지방으로 근무하러 가는 사람도 생겨날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교통비나 체제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밀화 된 도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린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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