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칼럼] 4,200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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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4,200원의 기적
  • 김덕권
  • 승인 2021.12.15 0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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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기적(奇蹟)을 믿으시는지요? 기적이란 상식을 벗어난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사전에 적혀 있습니다. 기적은 어떤 문화에서든 기적적인 사건에 대한 믿음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 믿음은 실제로 모든 종교가 가지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유교(儒敎)에서는 기적이 존재할 여지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도교(道敎)는 모든 수준의 중국 민간신앙에서 환술(幻術)과 환법(幻法)이라는 수확을 풍부하게 만들어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경우 〈구약성서〉 전체를 통해 기적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불교(佛敎)도 역시 부처의 유물에 관련된 기적뿐 아니라, 그의 탄생과 생애 및 이후의 불교성인들의 탄생과 생애를 기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불교(圓佛敎)에서는 거의 기적에 관한 교리가 업습니다. 다만 한 군데, 원기 4년 3월(1919),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과 아홉 분 제자께서 회상창립의 정신적 기초를 확립하시고자 하늘에 사무치는 특별기도에 돌입했을 때, 9인 제자들에게 창생을 위해 자결할 것을 명했습니다.

드디어 8월 21일 밤 8시. 「사무여한」이라 쓴 증서에 ‘백지장(白指掌)’을 찍도록 했습니다. 그 찰나! 백지장은 ‘혈인(血印)’으로 나타나 ‘법인성사(法認聖事)’의 거룩한 역사가 이루어졌던 사건이 원불교의 유일한 기적입니다.

얼마 전, 어린 두 아들을 둔 부모가 있었습니다. 가난했지만 가족은 신실하고 착했기 때문에 늘 행복했습니다. 3살과 5살인 두 아들은 부모 속을 한 번도 썩인 일이 없을 정도로 착하고 사이가 좋았습니다. 어느 날, 평소 건강이 안 좋았던 작은 아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병원을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했더니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됩니다.

심장막이 막혀 하루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살림살이에 그렇게 큰 수술비를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부모는 눈물로 기도를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결에 살짝 눈을 뜬 큰 아들은 엄마 아빠가 우리 아들을 살릴 수 있는 것은 기적밖에 없으니 기적을 베풀어 주시라고 눈물로 간절히 외치는 기도소리를 들었습니다.

큰 아들은 ‘불쌍한 내 동생을 살려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흐느껴 울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부모가 수술비를 구하려고 집을 나서자, 큰아들은 그동안 먹고 싶은 것도 안 사먹고 힘들게 모아온 자신의 돼지 저금통을 깨뜨렸습니다. 천 원짜리 2개와 100원짜리 동전 22개, 총 4,20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돈을 들고 아이는 한걸음에 근처 약국으로 달려갔습니다. 약사 아저씨는 다른 손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큰 아들은 4,200원을 내밀며 “기적이란 약을 주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약은 없는데? 기적약이 왜 필요하지?” 아이는 울먹이며 많이 아픈 동생이 낫기 위해서는 기적약이 필요하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인자하게 생긴 아저씨가 동생이 어디가 아프냐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가슴이 많이 아픈데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는대요.” 하면서 슬프게 울었습니다. 아이를 달래며 아저씨가 집을 한번 가보자고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집으로 갔습니다.

아이의 상태를 살펴본 아저씨는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날 바로 아들은 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저씨는 그 병원의 흉부외과 과장선생님 이셨습니다. 약사인 아우와 집안일을 상의하기 위해 잠깐 약국을 들렀다가 우연히 기적 약을 사러온 아이를 만난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서 동생에 대한 딱한 사연을 듣자 곧바로 집을 찾아 가서 상태를 살펴보고, 급하다는 판단이 들자 빨리 병원으로 옮겨 자신이 직접 수술을 해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어려운 문제로 절망에 빠져 있던 한 가족에게 기적을 베풀어 준 천사 같은 키다리 아저씨였습니다.

아들은 수술을 잘 받아 건강을 되찾았고, 가정에는 다시 행복이 찾아 왔습니다. 이 모든 수술비와 치료비는 4,200원이었습니다. 기적은 구하지 않으면 만날 수가 없습니다. 지금 고통과 고난을 겪고 있으시다면 간절한 마음으로 구하십시오. 찾으십시오. 그리고 두드리십시오. 기적의 문은 반드시 구하고 찾고 열려질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찬란한 이아침 햇빛을 바라보며, 눈을 뜨고 호흡을 할 수 있는 이것이 진리께서 내려 주신 가장 큰 기적이 아닌가요? 이렇게 기적은 따로 없습니다. 간절히 구하는 사람에게 오는 행복이 모두 기적인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은 살면서 이 말이 진리라는 것을 겪고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세상에는 많은 감사할 것들이, 기적 같은 일들이 곳곳에 널려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바랄 기적은 새롭게 일어날 일들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바랄 기적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기적으로 볼 수 있는데 있는 것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 가까운 가족을 섬기며 사랑하는 것,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자기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 그게 바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 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12월 15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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