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선 레이스에서 윤석열 후보의 처 문제가 이재명 후보의 아들 문제 보다 훨씬 더 오래, 더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모양이다.

 

왜 아닐까. 아들 (제대로)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는 부모는 없다. 하다하다 못 하면 그냥 '버린 자식' 취급하기도 하고, 심지어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자조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꼭 남의 일만도 아닌 것이다.

 

내 자식 잘되면 자랑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한데 내 자식 삐뚤어지면 남이 알까 쉬쉬하며 결사적으로 숨기려 하지 않는가.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질기게 남의 아들 헐뜯으며 자식 잘못 키웠다고 지탄한다면 쪼잔한 사람 소리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처(와이프 마누라 안사람 어부인...)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처가 아무리 못마땅해도 ‘버린 자식’처럼 간단히 ‘버린 마누라’ 취급할 수 있겠나. 어림도 없는 소리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을 결혼식 주례사 이래 평생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으며 그야말로 ‘부창부수’하며 ‘경제공동체’로 살아온 처지 아닌가 말이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남자 나이 60 넘어서는 어떤가. ‘처를 책임진다’는 말 자체에 어폐가 있다. 그동안의 동반자 관계는 어느새 종속적 위치로 변해서 ‘인명재천’(사람의 운은 하늘에 달렸다)이 ‘인명재처’(남자가 죽고사는 것은 처의 손에 달렸다)로 변한다는 사실을 내가 아는 한 대부분의 남편들이 뒤늦게 깨닫고 무릎을 친다.

 

‘엄처시하’에 있는 남자가 오히려 ‘처하태평’인 경우도 많다. 김건희 씨를 오랫동안 깊숙이 취재해온 기자의 말을 들으니 “김건희 씨는 엄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것은 김건희 씨가 성형수술 전에 남성적 용모였다거나 성격 자체가 남성적이라는 여러 증언에 의해 뒷받침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가 개나 고양이 옆에 태평하게 누어 사진을 찍는 것도 처가 시킨 것이라는 추론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그것은 윤 후보가 ‘진인사대처명’(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한 후 처의 명령을 기다린다)의 경지에 이른 증거렸다. “마누라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다가도 절을 한다”는 말도 있는데 장인도 아닌 장모님 극진히 모시는 것이 무에 힘들랴. 그저 ‘지성이면 감처’라는 말처럼 장모님 여러 뒷배를 지극정성으로 돌봐드려 처를 감동시키려 노오~력할 뿐이다.

 

누구는 또 ‘운칠기삼’(성공하는 데에는 운이 칠할이고 실력이 삼할)이 아니라 ‘처칠기삼’(처의 실력이 칠할이고 내 실력은 삼할)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없는 학력과 경력을 ‘좀 돋보이게 과장해’ 신분상승을 하다가 용한 점쟁이 통해 남편을 만나 검찰총장까지 만들고 패밀리 비즈니스로 수십억 재산을 일군 김건희 씨의 실력은 확실히 남편을 능가한다.

 

그러니 이제 ‘엄처시하’ ‘지성이면 감처’ ‘처하태평’ 단계를 넘어 ‘인명재처’의 자세를 가다듬고 ‘사필귀처’(만사가 다 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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