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홍 작가 “시대의 통증은 희망의 노래가 발아되는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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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홍 작가 “시대의 통증은 희망의 노래가 발아되는 지점”
  • 편완식 기자
  • 승인 2021.12.25 0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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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미술관 특별초대전서 ‘유령 패션’시리즈 첫 선
허깨비 같은 인간 욕망이 가득찬 ‘이 시대의 초상’형상화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시대의 통증도 마땅히 담아내야 한다. 절망이 아닌 희망의 노래가 발아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핸드폰으로 그리는 안창홍 작가
핸드폰으로 그리는 안창홍 작가

인물과 꽃풍경으로 사회적 발언과 소통을 해 온 안창홍 작가에겐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불편함의 심연을 드러내는 작가, 시대의 통증을 그려내는 작가,화단의 이단아 등 여러 단골메뉴가 있다. 아름다운 꽃그림에도 시대의 통증을 담아 내기에 처연한 꽃그림이 된다. 대중은 그 극한의 미에 매료된다. 최근엔 패션에도 손을 뻗쳤다. 스마트폰 디지털펜화로 ‘유령패션’시리즈를 선보였다. 허깨비 같은 인간욕망을 형상화 하고 있는 작품이다. 디지털펜화를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작품은 에콰도르 ‘과야사민미술관’과 ‘인류의 예배당’에서 지난 14일까지 처음으로 선보였다. 전시는 한국과 에콰도르 수교 60주년 기념 특별초대전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유령패션
유령패션

과야사민미술관은 에콰도르 국가유산으로 선정된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대표작들이 상설전시되어 에콰도르의 문화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인류의 예배당은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 고야(1746~1828)의 전시가 열렸던 장소다.
전시에서는 회화와 입체를 아우르는 안창홍 작가의 대표작 60여 점 (유화 20, 입체 17, 시멘트 부조 23)을 소개했다. 특히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 시대의 극심한 불안과 공포,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욕망과 인간 허상의 단면을 다룬 안창홍 작가의 신작 ‘유령 패션’시리즈 유화 20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유령패션
유령패션
안창홍 작가는 평생 권력이란 괴물의 속성을 예리하게 꿰뚫어 보았던 냉정한 관찰자이자 권력이 지배하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저항한 투철한 비판자였다. 인간 내면의 탐욕과 야만성을 작품으로 드러내 ‘우리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인간 폭력성의 희생양인 약자의 편에 서서 인간성의 결함을 고발한 국민화가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예술관에는 분명 일치하는 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관객으로 하여금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가로지르는 공통적인 메시지, 즉 권력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막는 길은 타인을 향한 연민과 공감, 이타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유령패션
유령패션

신작 ‘유령패션’시리즈는 안창홍 작가의 ‘지금 이 시대’를 바라보는 진취적 자세를 엿 보게 해준다. ‘문명 폭주 열차’에 대한 제동 걸기다.
“아주 늦거나 아주 이른 시간 길을 가득 메우던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텅 빈, 인파로 채워지지 않은 도시의 거리는 공허하다. 마치 유령들의 거리처럼 사람들의 존재는 사라지고 화려하게 치장된 거적때기들만 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듯한 착시현상에 빠져든다. 그렇다! 유령의 거리, 유령들의 패션쇼... 적막감만 강물처럼 흐르는 텅 빈 도시. 이것이 유령의 도시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멸망의 벼랑 끝으로 내달려가는 문명의 폭주 열차를 멈춰 세울 방도는 없는 것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유령의 도시를 그릴 계획이었고, 유령패션 연작이 유령 그리기의 첫 시작이다.”
안창홍 작가는 지난 50여 년간 시대의 유행과 제도에 편승하지 않으며 자신의 고유한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주로 구상 회화에 집중하지만, 형식이나 매체 면에서도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실험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2013년엔 한국 현대미술계의 가장 권위 있는 미술상 중 하나인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이인성 미술상, 2006년 부일미술대상, 1989년에는 프랑스 카뉴 국제회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눈 먼자들
눈 먼자들

“지금 역사는 기득권자의 기록이다. 민중들, 보통 사람들이 역사의 주체임에도 그늘에만 갇혀 있다. 그들 속에도 애환, 삶의 향기가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 역사를 보고자 한다.”
그는 익명의 개인들, 약자들, 소시민들을 주제로 설정하여 화려하고 강렬한 조형언어를 통해 권력자의 역사에 가려지고 잊혀 소외된 ‘평범한 사람들’을 조명한다. 전쟁과 독재정권을 거치며 성장해온 한국의 시대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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