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문 대통령 결단에 사의'로 끝내선 안돼..朴 진실 밝히고 국민에 용서 구하길"
박근혜 사면의 전말.."문 대통령 사의"와 윤석열의 '기회주의'
구속·기소·구형까지의 주체 尹, 윗선으로 구속 책임 미루고 조직 규율대로 했을 뿐이란 무책임한 변명

[ =정현숙 기자]= 2017년 대통령의 자리에서 민간인 최순실씨를 비선으로 둔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박근혜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지난해 12월 31일 0시를 기해 '자유의 몸'이 됐다.

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특별사면·복권된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특별사면·복권된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정농단에 분노한 촛불시민의 힘으로 이들은 구속 수감됐고 촛불시민 정신을 계승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어느덧 집권 마지막 해를 맞이했다. 아울러 박근혜씨와 문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얽힌 인연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착각하고 있는 것이 박씨의 구속 실체는 문 대통령이 아닌 당시 수사검사였던 윤석열 후보다. 윤 후보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당시 '수사검사와 피의자'였고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로 나선 상황이었다. 박씨의 구속은 2017년 3월 31일이고 문재인 정부 출범은 같은 해 5월 10일이고 이명박씨 구속은 이듬해 3월 22일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씨 변호를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가 분명히 했다.

유 변호사는 3일 저녁 MBN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나를 감옥에 집어넣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쓰자 ”(박근혜) 구속된 것은 2017년 3월 31일이고 그때는 문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인 것으로 제가 기억하고 있다“라며 사실관계를 바로 잡았다.

유 변호사는 사의 표명을 두고 “문 대통령께서 지지층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면을 결단하셔서 사의를 표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도 지지층의 반대가 있었던 걸로 알고 계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하셨기 때문에 그 결단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사의를 표하셨다고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정리했다.

3일 MBN 방송에 출연한 유영하 변호사

유 변호사는 박씨가 윤석열 후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했지만 국힘 쪽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메시지를 내주기를 원하는 입장에 있다. 하지만 박씨가 국힘으로 정권교체를 지원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곧 자신을 중형으로 이끈 윤 후보를 지원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박씨는 옥중 서신집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수사·재판 전반에 대해 강한 원망과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최순실씨와 국정농단 공범으로 엮이면서 검찰이 '묵시적 청탁', '경제공동체' 등 혐의를 쓴 데 대해 반박으로 일관했다.

박씨가 옛 친이(친이명박)계이자, 현재 윤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장제원 의원 등에 대해 "거짓말로 속이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라도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한 점도 윤 후보에 대한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후보는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친박 단체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다"라며 "조직 규율대로 직무에 충실 하려다 한 선택이었다. 인간적으로 미안하다"라고 읍소했다. 자신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박씨에 대한 동정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이 운영 중인 온라인 청년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홍 의원은 박근혜씨가 이번 사면으로 윤 후보에 대한 지지 메시지를 낼지 관련해선 “안 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사람은 (당시 서울 중앙지검장이던) 윤 후보지, 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해 7월 2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기소·구형까지의 주체였다"라며 "국회에서 탄핵한 것까지는 내 역할이 맞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다음에는 검찰과 법원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특검 때부터 서울 중앙지검장까지 하며 역할을 한 것이다. TK 유권자들이 생각하기에 '탄핵한 유승민은 그렇게 미워했는데 윤석열에 대해서는 높은 지지 보낸다'는 모순을 느끼는 것"이라고 영남 민심을 해석했다.

결론은 박근혜씨 탄핵과 구속은 국정농단을 척결 하려는 수천만 촛불시민의 열망에 두려움을 느낀 국힘의 동참으로 통과 될 수 있었고 구속은 문 대통령이 아니라 황교안 권한대행시절 칼자루를 쥔 윤석열 수사검사였다.

박씨가 요통 등을 호소하며 책상과 의자 등 집기를 요청할때 황 대행은 단칼에 거절했고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야 넣어줬다. 윤석열 검사는 박씨의 형집행정지를 2번이나 거절했고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욕받이를 하면서도 특별사면을 결단했다. 누가 박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는지 답이 나오는 부분이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에 임명되고 나서 검찰개혁을 주문한 문 대통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정면 도전해 '조국 일가' 수사에만 왜 혼신의 힘을 기울였을까. 이제와 박씨 구속은 윗선으로 책임을 미루고 자신은 조직 규율대로 했을 뿐이란 무책임한 변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술자리에서 박근혜 구속 무용담을 늘어놓던 당사자로서 대선후보가 되자 표를 얻기 위해 이런 당당하지 못한 언행이 실망과 지지철회의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더팩트'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며 2014년 이른바 ‘십상시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 박관천 전 경정의 인터뷰를 실었다. 박 전 경정은 이 문서 유출 사건에 연루돼 약 500일 옥고를 치렀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며 비선실세의 존재를 처음 드러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 용서를 구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라며 "3권 분립 구조에서 이뤄진 탄핵을 놓고 책(출간 예정인 옥중서한록)에 억울하다고 썼단다. 2016년 한겨울에 얼마나 많은 시민이 영하 날씨 속에서 국정농단에 분노하며 촛불을 들었나. 박 전 대통령은 그런 국민에 진정한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 사면 결정에 ‘문 대통령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던데 그 정도로는 안 된다. 각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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