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 그려...‘세월의 로스팅’드러내
28일까지 서울경찰청갤러리 초대전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작가에게서 자화상은 자신의 관점에서 ‘보기’를 시작했다는 선언과 같다.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이자 내면의 성찰이다. 또한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발언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요즘 셀카문화도 현대판 자화상의 하나로 바라볼 수 있다. 셀카로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담아서 세상과 소통을 하는 모습이다. 자신만의 멋진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는 점에선 자기애의 강력한 표현이다.

장인영 작가
장인영 작가
자화상
자화상

장인영 작가의 자화상도 이같은 모습이라 하겠다. 특이한 점은 커피로 그렸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모습을 커피포트 형상에 담아 내 눈길을 끈다.

왠지 갑옷을 입은 장수 같지만 핸드드립커피 맛이 풍긴다. 로스팅한 딱딱한  원두를 갈아 커피포트로 물을 내리는 정성을 쏟아야 비로서 맛 보게 되는 풍미다. 정확한 원두의 양과 물의 온도,추출시간 등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일반 커피보다 부드럽고 그윽한 맛은 커미마니아들을 매료시킨다.

강하게 자신을 단련시켜 온 세월에서 이제는 삶을 뒤돌아 보게 되는 작가는 커피 원두에서 자신을 떠올리게 됐다. 일부러 강하게 자신을 내몰았던 모습에서 장수의 갑옷 같은 단단한 원두가 보였고, 이제 세월에 로스팅 된 자신을 보게 된다.

호랑이의 기개가 코로나를 물러가게 해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커피로 그린 호랑이 그림도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커피를 물감삼아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우연에서 비롯됐다. 작업중이던 수채화 그림에 커피를 쏟았는데 그 흔적에 매료됐다. 커피를 커피다운 갈색으로 만들어주는 멜라노이딘은 부드러운 갈색으로 우리의 시각을 안정감있게 해준다. 한때 커피색 스타킹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28일까지 서울경찰청갤러리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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