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현실 속 하나의 빛이 되고 있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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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현실 속 하나의 빛이 되고 있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 권애진 기자
  • 승인 2022.01.08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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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1년여의 빌리 스쿨을 마치고 5월 초부터 연습에 돌입한, 꿈을 향해 전진하는 소년 빌 리가 2010년 대한민국 초연, 2017년 재공연 이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 4년 만에 돌아왔다. 코로나19와 무대장치 이상 등으로 세 차례 공연이 중단되는 시련 속에서도, 공연 연장을 확정하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사랑 속에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 파업을 하는 광부와 그들을 저지하려는 경찰의 합창 그리고 흰색 튀튀(tutu)를 입은 여학생들과 함께 추는 춤은 암울했던 그들의 현실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도록 만들어 준다.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7세 어린이부터 80세 원로배우까지 58명의 배우가 함께 펼치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 뮤지컬 “빌레 엘리어트”는 지난해 8월 31일부터 오는 2월 13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꿈의 무대로 다시 태어났다. 2000년 개봉하여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동명 영화가 원작인 이번 작품은 1984~85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탄광촌의 소년 ‘빌리’가 발레에 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가슴 벅찬 여정이 ‘라이온 킹’, ‘아이다’로 토니상을 받은 방 있는 엘튼 존(Sir Elton John)의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답고 호소력 짙은 음악과 영국 최고의 안무가 피터 달링(Peter Darling)의 탭, 힙합, 재즈, 발레, 아크로바틱, 포크 댄스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춤을 망라한 듯한 경이롭고 환상적인 춤의 향연, 그리고 원작 영화감독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의 천재적인 연출로 여전히 이 시대 최고의 뮤지컬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 남성들이 우월하다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가족들의 드레스를 즐겨 입는 빌리의 친구 마이클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는 유쾌한 웃음을 안겨준다.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화려한 치장 없이 무대를 꽉 채우는 배우들의 에너지는 화려한 영상과 조명으로 점철된 최근 뮤지컬과는 다른 묵직하고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파업의 폭력적인 현실과 평화로운 발레 연습실이 대조되며 보여주는 이미지는 화려하지 않지만 웅장하고, 특별한 대사가 없음에도 그들의 마음이 느껴지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엘튼 존의 넘버들은 특별히 따라 하게 만드는 후렴부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순간순간을 더욱 강렬하게 느끼도록 한다.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 빌리와 그의 나이든 자신과 함께 춤을 추는 백조의 호수 파드되는 숨 쉬는 것도 잊고 집중할 만틈 인상적이다. 프로 발레리노와 함께 하는 댄스 장면에서 어느 부분부터 빌리가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은 의도했던 부분일는지 알 수 없지만 나이든 자신의 댄스가 부각되어 보이기는 하다.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무대 위 시간이 지날수록 빌리가 점점 성장하면서 자신을 표현하게 될수록, 심각하게 남성 우월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개성을 포용하고 이해하고 지지하게 될수록 관객들은 자신들의 마음까지도 위로받고 지지받는 듯한 느낌을 함께 가지게 된다. 비록 탄광촌의 석탄 광부 파업은 실패하지만, 빌리의 꿈이 이뤄짐은 실업률이 치솟고 경제가 엉망진창인 암울한 현실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며 그들에게 하나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 빌리의 electricity 솔로 여러 피루엣이 있는 긴 댄스를 마치고 노래를 이어 부를 때 절로 박수가 나온다. 뮤지컬 의 대표 넘버인 'Electricity'는 극중 빌리가 부르는 노래로 자신이 춤을 출 때 느끼는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한 곡이다. “저 새들처럼 높이 날아오르듯 짜릿한 그 느낌” “불꽃 튀듯이 전기가 흘러 자유를 얻죠”라는 가사에서는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빌리의 뜨거운 마음과 춤을 향한 열정이 느껴진다.  일주일 중 하루를 제외한 매일, 6시간씩 체력 및 다양한 장르의 춤 그리고 노래를 배웠던 그들의 땀방울이 여실히 느껴진다.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모든 연령이 관람할 수 있는 가족적인 뮤지컬로 자극적인 대사나 장면 없이 1막 그리고 2막 모두 지루함 없이 끌어가는 원작 영화부터 뮤지컬 연출까지 참여한 감독의 광범위한 스펙터클과 세밀한 인물 심리, 집단과 개인 등의 균형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제 가족보다 더 가족 같고, 실제 동료들 같은 배우들의 끈끈하고 배려심이 가득히 느껴지는 호흡이 관객들의 시간을 무대 위에서 그들과 함께 숨 쉬고 느끼게 만들어 주고 있다.

빌리 역의 배우 김시훈, 이우진, 전강혁, 주현준은 이 작품을 준비하고 공연한 시간을 "12년, 13년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라 이야기한다. 개성 넘치는 빌리의 단짝 친구 마이클 역 배우 강현중, 나다움, 성주환, 임동빈 또한 공연이 거듭될수록 더욱 섬세해지는 연기 그리고 테크닉에 감성까지 결합된 완성도 높은 춤으로 감동 이상의 뭉클함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 했던 아버지 역의 최명경 배우, 미세스 윌킨슨 역의 최정원 배우와 김영주 배우, 할머니 역의 박정자 배우 홍윤희 배우를 비롯하여 크레에이티브 팀의 만장일치로 선택받은 조정근 배우, 앙상블로 실력을 다져오며 차근차근 성장해온 김시영 배우를 비롯하여 오세준 배우, 김명희 배우 그리고 현대무용가 이선태와 국립발레단 출신의 프로 발레리노 김명윤은 극의 무게와 균형을 잡아주며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다.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빌리엘리어트" 공연사진 | 긴 파업이 끝나고 다시 지하 깊은 탄광으로 내려가는 광부들의 합창 그리고 어두컴컴한 속에 조용히 움직이는 헤드랜턴의 불빛은 공동체에 대한 열망, 일의 고귀함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상실이 그들이 가진 한계를 초월하기를 바라는 희망이 느껴진다. (사진=StudioCHOON, 신시컴퍼니)

가족보다 더 가족같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힘은 고양 아람누리 대극장에서 그들의 연습을 위해 공연장을 과감히 대관해 주어 실제 공연 무대와 동일한 크기의 경사 무대를 설치하여 29명의 아역 배우들이 감각을 미리 익힐 수 있게 해 주었으며, 58명의 배우가 그룹별로 쪼개져 연습을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과 작품 한 편이 공연되기에도 충분한 시간인 6주 동안 대성 디큐브아트센터를 사전 대관하였을 뿐 아니라 공연 중에도 어린이 배우의 트레이닝 제도를 지속 운영하며 작품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 신시컴퍼니의 어린이가 주인공인 작품의 완성도를 완벽한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아낌없는 투자는 크고 작은 사고들로 공연이 쉬었다 재개할 때마다 더 큰 응원으로 함께 하는 관객들의 성원을 끌어냈다.

1980년대 영국과 다르다 하기 힘든 작금의 현실 속에서 노동자 부모의 밑에서 예술을 하며 지금의 자리에 온 작가이자 작곡가인 리 홀(Lee Hall)과 엘튼 존의 실제 경험이 녹아나기에 “빌리 엘리어트”에 감동을 하는 것일까?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함일까? 한국 공연의 초연부터 만나왔던 빌리의 감동하는 이유를 이번 공연에서는 더욱 세심히 찾아보려 했지만, 어떤 한 두 가지 이유로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다. 몇 마디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은 공연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숨 쉴 때뿐인 듯싶다.

"빌리엘리어트" 커튼콜 /(사진=Aejin Kwoun)
"빌리엘리어트" 커튼콜 |  이번 공연의 커튼콜 촬영은 특별히 지정된 날만 가능하다. 2월 12일과 13일 세미막공과 막공에서 빌리가 '포토타임'을 외치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자유로이 커튼콜을 촬영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총 마지막 공연에서는 스페셜 커튼콜이 펼쳐질 예정으로, 6개월간 함께 해 온 빌리와 마이클 전체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전 출연진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사진=Aejin Kw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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