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등 이 시대 ‘난제해결’ 키워드 부각, 탯줄 같이 연결된 ‘우주적 생명’ 형상화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어머니는 탯줄을 통해 태아와 생명을 교류한다. 생명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생명의 연결은 공명이 일어나고 경외심이 발동 된다. 자비심이 생기고 무한사랑을 주게 된다. 인간 생태계도 우주의 탯줄에 연결된 생명체다. 우주적 모성회복이 생명회복이자 생태회복의 키워드가 되는 이유다”

양순열 작가는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다. 작가가 평생에 걸쳐 작업해온 주제는 존재와 사물 일반에 대한 깊은 시적 공감과 연관된 것이다. 바로 생명 연결이다. 특히 확장된 모성의 회복을 통해 이 시대가 처한 위기의 극복과 인간, 사물, 자연 사이의 영적 교감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탯줄 같은 생명연결을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15일까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제2로비 전시장에서 열리는 ‘玄玄(현현)’ 전은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우주와 연화장세계를 연상시키는 작품 옆에 선 양순열 작가

작가는 모성회귀의 존재론적 탐구를 시각언어로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로 대표되는 모성이미지가 오뚜기로 등장하고, 2001년 영월 창령사지에서 발굴된 나한상 같은 조각들이 설치작품으로 보여지고 있다. 나한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한 뒤 궁극의 경지에 이른 이들이다. 중생 제도를 위해 이 땅에 머무는 자들이다.

“창령사지 나한상은 특이하게도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울고 웃고 수줍어 하는 모습이 그렇다. 천진무구한 동자승의 해맑은 웃음도 볼 수 있고, 삶을 달관한 노인의 모습도 보인다”

양순열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조각상을 보여주려 한다. 바로 모성과 연결된 아이같은 조각성이다.

“우리 속에 있는 ‘진정한 나’라 할 수 있다. 모성과 연결된, 다시말해 생명과 연결된 ‘나’이다”

생명연결

모태속에 있는 태아의 모습을 한 작품은 허블망원경으로 본 우주 공간을 연상시킨다. 화려한 연꽃 같은 연화장의 작품도 있다. 연화장세계는 무량한 공덕으로 장엄되어 있는 연꽃속의 세계라는 뜻이다. 연꽃은 극락세계를 장식하는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그 연꽃이 가득한 세계가 바로 화장세계이다. 불국토를 뜻한다. 모성적 생명의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이라 하겠다. 불교는 물론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생명

작가는 자신의 마음의 그림자를 채색하면서 실존에 바탕을 둔 미적체험을 작품으로 이어가고 있다. 삶이 초월되는 치유의 과정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서 ‘내 안의 어머니’에 이르게 된다. 모성회귀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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