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 비리 핵심고리는 김건희..윤석열, 신안저축은행 봐주기 정황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삼화저축은행 구속사태 때에도 신안저축은행 회장과 사장은 빠져"
신안저축은행, 김건희 전시회 후원도 빠지지 않아

[뉴스프리존]정현숙 기자= '뉴스타파'는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그의 지인인 잔고증명서 위조범 김모씨, 렌터카업체 '비마이카' 사이의 삼각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여기에 또 등장하는 금융회사가 '신안저축은행'으로 현재 '바로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중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및 그 처가와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모씨가 얽힌 사건 타임라인. 뉴스타파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및 그 처가와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모씨가 얽힌 사건 타임라인. 뉴스타파 갈무리

신안저축은행은 '김건희 일가'의 재산축적 과정에서 고비마다 중요한 대출을 해준 은행으로 지난 2013년 대검 중수부의 저축은행 수사 당시 유독 신안저축은행의 오너 일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당시 윤석열 검사는 대검 중수부의 중수 2과장으로 신안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정황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와 김건희씨는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의 차남 박상훈씨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에서 2년간 함께 수학했던 동기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윤석열 처가와 신안저축은행의 핵심 연결고리는 김건희씨의 학연이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비마이카는 2013년 4월 조모 대표가 설립한 렌터카업체다. 조 대표는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와 모 금융회사에서 함께 일한 동료관계였고 퇴사 이후에도 여러 법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비마이카는 창업 초기부터 별 어려움 없이 신안저축은행에서 종잣돈을 한 번에 대출받았으며 최근 연도까지 대출이 이어졌다.

윤석열 처가와 신안저축은행의 수상한 관계

신안저축은행은 윤석열 장모 최은순씨가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해 수십억 원의 차익을 올렸을 때도 대출을 해줬다. 신탁회사와 토지매입 계약을 한 뒤 잔금을 치를 때 신안저축은행은 토지를 담보로 48억 원 짜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줬다. 최씨와 동업자 안소현씨는 이 마이너스 통장에서 36억 원을 인출해 잔금을 치렀다.

동업자 안 씨가 이자를 밀리면서 채권이 부실화되자 최은순의 가족회사였던 이에스아이앤디는 신안저축은행으로부터 채권을 사들는데, 이때 다시 돈을 빌려준 것도 신안저축은행이었다. 신안저축은행은 이에스아이엔디에 판 부실채권을 담보로 이에스아이엔디에 또다시 38억 5천만 원을 대출해줬다.

이런 다단계 과정을 거쳐 최은순의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앤디는 도촌동 땅의 지분을 전부 손에 넣었고, 이후 매각을 통해 4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신안저축은행이 최은순과 그의 가족 회사에 단순 대출이라고만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투기성 대출을 허락해준 덕분이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장모 최은순씨는 파주에 요양병원을 세운 뒤 영리병원처럼 운영하며 요양 급여를 부정 편취한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도 신안저축은행이 등장한다.

최씨는 파주에 있는 병원 건물을 인수하기 위해 자신의 암사동 건물을 담보로 17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대출을 해준 것은 역시 신안저축은행. 그런데 신안저축은행은 이 암사동 건물을 담보로 2013년 3월에는 22억 1천만 원, 4월에는 26억 원을, 10월에는 13억 원의 채권최고액 기준으로 근저당을 설정하고 잇따라 대출을 해줬다. 2015년 이 건물의 매매가액은 64억 원, 통상 80%로 담보가치를 계산한다면 51억여 원의 담보가치를 가진 이 건물을 두고 신안저축은행은 61억 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셈이다.

또한 신안저축은행은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에 협찬에도 빠지지 않았다. 2016년 12월 르 코르뷔지에 전을 시작으로 2017년 12월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 2019년 6월 야수파 걸작선에도 협찬사로 이름을 올렸다.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 위조한 김씨 부사장에 선임

바로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바꾼 신안저축은행은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신안빌딩의 1~3층에 있다. 최은순씨가 지시한 잔고증명서 위조도 바로 이 건물 3층에서 이루어졌다.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는 당시 ‘로버스트인베스트먼트’라는 대출중개업 회사를 운영했는데 신안빌딩 3층에 사무실을 두고 신안저축은행만을 상대로 대출중개를 했다. 김씨가 위조한 가짜잔고증명서 역시 신안저축은행 명의였다.

여기서 수상한 점은 자기 회사 명의로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는데도 신안저축은행은 김씨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오히려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를 신안저축은행이 설립한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의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일반인은 대출 받기기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데도 불구하고 신안저축은행은 윤석열 처가에는 반복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해줬다. 또한 최은순의 지시를 받고 자기 회사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았다.

뉴스타파가 이런 이상한 상황을 질문 하기 위해 바로저축은행(신안저축은행)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체가 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찾아갔을 때 우연히 만난 박상훈 대표는 질문을 듣지도 않은 채 “답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왼쪽부터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모씨와 김건희씨,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 아들 박상훈씨. 뉴스타파
왼쪽부터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모씨와 김건희씨,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 아들 박상훈씨. 뉴스타파 갈무리

서울대 EMBA 2기 동창생 인연으로 엮인 세 사람

매체의 확인 결과 박상훈 신안저축은행 전 대표와 잔고위조범 김씨, 그리고 김건희씨는 2기 과정을 함께 수료한 서울대 EMBA 2기 동창생이었다. 신안저축은행의 박상훈 전 대표까지 이들과 학연으로 얽혀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다음은 이 팩트로 윤석열 및 그 처가와 신안저축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가 얽힌 사건을 시간 순으로 정리한 타임라인이다.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김건희는 서울대 EMBA 2기 과정에서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와 신안저축은행 박상훈 전 대표를 만나 인연을 맺었다.

2012년 3월 김건희는 윤석열 검사와 결혼한다.

2012년 7월 금감원이 박상훈 전 대표와 그의 아버지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

2013년 3월, 당시 윤석열 검사가 중수2과장으로 있던 대검 중수부는 박상훈 박순석 부자를 불기소 처분하고 신안저축은행의 임직원 두 명만 기소한다.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김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2013년 신안저축은행의 대출을 중개하는 회사를 차렸다. 김건희가 운영하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최은순의 지시를 받아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윤석열 처가의 사업을 돕는다.

이 시기 신안저축은행은 윤석열 처가의 사업에 여러 건의 대출을 해준다. 김건희씨가 연관된 의혹이 있는 비마이카에도 대출을 해줬다. 이후 김씨는 비마이카를 통해 큰 돈을 벌고, 신안저축은행이 설립한 증권사의 부사장까지 오른다.

신안저축은행은 당시 수사 대상으로 다른 은행처럼 주요 관계자는 마땅히 기소되거나 구속됐어야 마땅한데 회장 부자는 빠져 나갔다. 수사가 개시된 직후에도 윤 후보의 장모 최씨에게 대출이 있었고, 심지어 신안저축은행에 피해를 주는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으로 347억원의 허위잔고 증명서를 만들었음에도 김건희씨의 전시회도 계속 후원하는 수상한 관계라는 지적이다.

뉴스타파는 두 차례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김씨를 만나 비마이카 및 김건희씨와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지만 김씨는 침묵했다. 김건희씨에게도 휴대 전화를 통해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 국민의힘 선대위는 뉴스타파 질의에 “윤석열 후보는 신안저축은행 사건을 지휘하거나 수사한 적이 없어 불기소 처분과는 무관하며, 김건희 씨 역시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이나 비마이카의 사업에 관여한 적이 없어 특혜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의례적인 답변을 내놨다.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황희석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2011년경 부산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부실사태 당시 윤 후보가 대검 중수1과장을 하면서 신안저축은행만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심을 했다. 그는 당시 저축은행 수사 책임자가 윤석열 대검 중수1과장으로 사실상 수사를 지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 변호사는 "신안저축은행도 약 300억 가량을 부정 대출해서 수사 선상에 올랐는데, 그 당시 박순석 회장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그다음에 기소할 때 아들인 박상훈 사장도 빠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수사 지휘를 대검 중수2과장을 하다가 1과장이 된 윤석열 후보가 했다"라면서 "그 무렵 김건희씨와 결혼을 하고 그러면서 그때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서 신안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가 흐지부지 돼 버렸다. 그때 관여한 게 아닌가 추측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당시 "다른 저축은행 사태의 경우 심지어 상무들까지 다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라며 "신안저축은행은 회장도 아예 수사 대상에서 빠져버리고, 아들인 사장은 그다음에 기소될 때 기소되지 않고, 전무와 부장 1명만 기소 되는데 전부 집행유예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게 아주 이례적"이라고 지적하며, "이렇게 이례적일 때는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신안저축은행에서 수사를 개시할 때 특수부 출신 검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금융감독원에서 신안저축은행을 고발을 하는데, 고발된 조금 있다가 바로 신안저축은행이 윤 후보의 장모 최은순씨에게 대출을 해준다"라며 "그 돈이 우리가 생각하는 양평이나, 가평에 부동산 투자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다.

황 변호사는 "장모 최씨가 성남 도촌동 땅을 사기 위해 40억원 정도를 대출을 받기 위해 그 이전에 소위 잔고증명서 위조사건이 생긴다"라면서 "잔고증명서 4개를 위조하는데 그 위조된 사실을 신안저축은행이 나중에 알게 되는데도 고소도 하지 않고, 대출을 해주고, 거래를 계속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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