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원 빅 IPO는 맞는데...

[서울 =뉴스프리존]김예원 기자= 2022년 연초부터 대형 (IPO: 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가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총 규모 70조원으로 예상되는 LG에너지솔류션이 오는 18∼19일 공모주 청약 후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동학개미들도 이번 LG엔솔 상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LG엔솔은 EV/ESS/소형 어플리케이션용 배터리를 제조, 판매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2위 2차전지 제조사다. LG엔솔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1%로, 유럽에서 약 44%, 미국에서 29%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국내·미국·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미국 전기차 등으로 상위 5대 매출처 비중은 47%에 달한다. 

이달 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액이 1경원(1조원의 1만배)을 넘으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도 30만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 수요예측에서 기관 주문액이 1경원(1조원의 1만배)을 넘으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도 30만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LG엔솔은 올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외형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성중 카카오페이 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LG엔솔이 글로벌 2차전지 시장점유율 21%. 생산능력을 현재 155GWh에서 2025년 400GWh로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구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원통형·각형·파우치형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보유하고, 한국·중국·유럽·미국 등 4개 주요지역에서 생산해 현재 155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빠르게 성장하는 2차전지 수요에 대응해 2025년까지 400GWh의 생산능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유럽 폴란드 공장은 현재 70GWh의 생산능력을 100GWh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미국 미시간 공장을 포함해 6개로 공장을 늘릴 예정이다. 또한 GM과 합작한 40GWh급의 오하이오공장이 2022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테네시공장은 오는 2023년 양산을 시작해 2024년까지 4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삼았으며, GM과 3번째 합작공장도 논의 중이다. 또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4년 생산을 목표로, 원통형 공장도 신설 예정이다. 현대차와는 인도네시아에 JV을 설립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엔솔 상장을 1월 또는 1분기에 활용 가능한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강승철 연구원은 지난 11일 “LG 에너지솔루션 상장 부담”이라는 의견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강승철 연구원은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 때와 2014 년 삼성 SDS, 제일모직(삼성물산), 2016 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21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상장 당시 KOSPI 지수는 하락했던 사례를 들며 “과거 대형 IPO 종목이 상장했을 때 KOSPI 지수는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즉 대형 IPO 종목 상장에 따라 기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한 수급 부담이 작용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월간 기준으로 IPO 종목 시가총액이 KOSPI 시가총액의 2% 수준이 넘으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LG 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시총 70조원을 가정하면 KOSPI 시가총액의 3%가 넘는 수준이다. 수급상 단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펀더멘털한 시장 하락 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하는 보고서도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빅 IPO가 시작된 8월부터 KOSPI가 본격 조정을 받은 기억은 LG엔솔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인다”고 당부했다.

박 연구원은 12일 “연초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노출돼 있다.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될 문제부터 투자에 반영해 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년 한해 KOSPI가 4% 오르는 동안 KOSPI 시가총액은 12%나 증가했다. 작년 KOSPI 공모 금액이 17.2조원, 코스닥 공모액이 3.5조원으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한 금액만 20조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줄인 주식은 4.2조원으로 2020년의 6.0조원보다 적었다. 기업이 투자대상이 아니라 주요 수급 주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작년과 재작년 빅 IPO 때 나타난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한 섹터에서 가장 큰 주식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으며 상장할 때, 약 상장 2주 전까지는 같은 업종의 주식들이 상승하며, 2주를 남겨 놓은 시점부턴 새로 상장되는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종목들의 주가는 내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가총액은 크지만 유동비율이 20%로 낮은 편이어서 KOSPI를 벤치마크로 하는 액티브투자자들과 KOSPI200을 벤치마크로 하는 패시브 투자자들의 수급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LG엔솔이 제시한 공모가와 적정가를 기준으로 추정한 시총은 70조~100조원 수준이고 시총 비중은 4.0~5.0% 수준이기 때문에. 유동비율을 감안한 시총은 1.0~1.5% 사이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상장 직후엔 액티브 투자자들의 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크지만 KOSPI200, MSCI 등 주요 주가지수들에 편입될 때에는 유입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LG엔솔 상장이 다른 KOSPI 대형주들에 미칠 영향도 상장 당일과 직후에 가장 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다음주부터 배터리 섹터는 LG엔솔 상장을 얼마 안 남기고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을 예상했다.

LG엔솔이 상장하는 1월 말은 KOSPI와 지수 관련 대형주의 수급 부담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때를 주가지수와 대형주의 매수 적기로 삼아 비중을 늘려 보는 건 해볼 만 한 베팅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주들의 1분기 실적은 1분기 중 가장 확실한 모멘텀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급이 모멘텀을 가릴 수 있는 1월 말은 싸게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시기로 전망했다.

아울러 빅 IPO 외에도 다른 악재들이 노출돼 있고, 글로벌 긴축, 실적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다만 3월 중순 예정돼 있는 FOMC를 전후에 판단하기를 권하며 당장 눈앞에 있는 악재에 대처하고 기회를 찾아내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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