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상공인회, 설 앞두고 수백억 원 해결 기미 없자 ‘집회 시위’ -
- 하도급공사 참여 PD 협의체, 수천억 원 미정산 관련 각 대선 캠프에 탄원 예정 -

25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앞에서 플랜트 노조원들이 미지급 대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독자)
25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앞에서 플랜트 노조원들이 미지급 대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독자)

[충남=뉴스프리존] 박상록 기자= 현대오일뱅크 HPC 설비 공사에 참여한 협력사들과 충남 서산지역의 소상공인들이 발주업체의 하도급비 체불로 자금압박을 받으면서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6일 HPC 설비 공사 협력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각각 6대4의 지분을 갖고 현대케미칼을 출범,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 내에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HPC 공사를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를 통해 협력사들에게 하도급을 줘 공사를 진행했으며,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협력사들은 현대오일뱅크 측으로부터 하도급비를 받지 못해 플랜트 노조원과 소상공인들에게 미정산된 대금 157억여 원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연쇄 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0여 개 하도급사 PD협의체의 미정산금이 수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등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협력사들은 그간 수차례에 걸쳐 현대오일뱅크에 체불금 해결을 촉구했으나 의사 결정권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무관심으로 인해 해결 기미가 없자 플랜트 노조를 중심으로 집회를 시작한 상태다.

하도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HPC 공사는 이미 지난해 8월 마쳤고, 현재 시운전 중으로 내달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결국 하도급사 돈으로 대기업 공장을 공짜로 지은 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최종 책임자임에도 원계약자인 현대건설이나 롯데, DL의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다”며 “하도급사의 애로사항을 알고 있는 원계약자가 현대중공업에 어려움을 전달했으나, 현대오일뱅크 K부회장이 ’원계약자 해결‘ 원칙을 주장하는 등 책임을 회피해 향후 부회장 집 앞에서도 항의성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산공단 소상공인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까지 157억 원 수준의 미불금이 남아있는 상태여서 설이라도 쇨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10여 개 하도급사 PD협의체의 미정산금이 대략 3천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만일 명절 전에 해결이 안 될 경우 여야 대선 캠프에도 탄원서 제출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제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협력사 대금지급 주체는 시행사인 현대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이라며 “EPC 계약방식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과 LG는 설 명절을 앞두고 중소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각각 1조원 이상 규모의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한다는 계획을 25일 내놔 현대오일뱅크 측의 행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삼성전자 등 11개 삼성 계열사는 총 1조 1천억 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대금을 최대 보름 이상 일찍 지급하고, LG도 1조 3천억 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예정 지급일보다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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