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와 물질의 관계성을 통찰하는 신미경, 김현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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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물질의 관계성을 통찰하는 신미경, 김현식 작가
  • 편완식 기자
  • 승인 2022.02.05 0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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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4월 16일 갤러리JJ ‘흔적 '전 ... "이미지는 정신과 물질 사이의 교류형식"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우리에게 물질은 '이미지'들의 총체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지라는 말로 의미하는 것은 관념론자가 표상이라고 부른 것 이상의 존재, 그리고 실재론자가 사물이라고 부른 것보다는 덜한 존재, 즉 사물과 표상 사이의 중간 길에 위치한 존재다” (베르그송)

이미지가 물질의 구성요소가 아니라 우리 정신과 물질 사이의 교류형식이라는 것을 베르그송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되새김질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의 실제적인 감각마저 무뎌지고 있는 시대에 주목해야 할 전시 하나가 있다. 17일부터 4월 16일까지 갤러리JJ에서 열리는 ‘흔적 Trace: 김현식, 신미경’전은 이미지와 물질의 관계성을 통찰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신미경 ' Written in soap 04'
신미경 'Petrified Time series 001'
신미경 'Abstract Matter 009'

김현식은 입체적인 회화 신작, 신미경은 최근작 ‘제스모나이트(Jesmonite, 친환경 무독성 자연경화레진)’을 이용한 작업을 보여준다.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영국박물관 등 유럽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하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신미경은 25년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비누를 재료로 조각을 해 왔다. 최근 제스모나이트매체작업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국립도자박물관에서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거석 시리즈’는 세라믹 작업이다.

비누 대신 새로운 동시대 조각적 재료로 제작된 ‘회화의 형태를 띤 납작한 조각’(작가에 의하면)도 보여준다. 과거로부터 오랜 시간 축적된 흔적과 풍화자국에 주목하여, 고대 벽화나 오래된 건축물의 일부 혹은 추상 회화를 떠올리게 하는 비정형의 조각들이다. 질료 자체가 스스로의 물성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조각적 형태다.

물질로부터 형태의 이루어짐을 근원에서 목도하는 것이다. 찌그러진 비누 병을 브론즈 유물로 번역하였듯이, 작가는 다시 한번 버려지고 사라지는 것을 새롭게 바라본다. 그는 쓸모를 다한 고무판이나 스티로폼, 유리판 등을 주형으로 제스모나이트로 캐스팅을 한다. 제스모나이트는 염료나 각종 재료를 섞어 다양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다. 최소한의 조각적 개입으로 질료가 스스로 형태를 드러내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신미경의 작업이 물질 이미지의 견고하고 불변할 것 같은 절대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해체한다면, 김현식은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하여 변하지 않는 본질, 절대 공간을 추구하면서 명상적이고 시적 세계로 인도한다.

김현식 역시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회화 평면과 에폭시 레진(Epoxy-resin)의 물성을 연구하고, 그 투명한 물성을 통해 평면 속에 고요하면서도 빛과 기운이 충만한 깊은 공간을 담아내는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여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침묵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미세한 흔적들을 통해 우리가 감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빛의 울림과 에너지를 전해준다.

김현식 ' 玄을보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평면 속에 공간을 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그것은 회화의 평면성을 전제하는 일이다. 그는 평면에 레진을 평평하게 부어 굳힌 후, 그 위에 송곳으로 선을 일렬로 촘촘하게 무수히 그어나간다. 이어 그 위에 안료를 바르고 닦아내면 그어진 홈은 가느다란 색선으로 드러난다. 이를 굳힌 후 다시 같은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면서 조용히 수행하듯 반복적인 레이어를 쌓아 나간다. 그 결과 무수한 선과 선 사이, 층과 층 사이에는 미세한 틈새, 사이 공간들이 생긴다.

투명한 레진과 안료라는 물질로부터 반사와 통과를 거듭하는 빛의 상호작용을 거쳐 아름답고 깊은 명상적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두 작가의 작업으로부터 질료와 형상 사이, 물질과 정신 사이에서 빚어지는 예술적 창조성과 생명력을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강주연 디렉터는 “‘비누’와 ‘레진’이라는 재료를 오랫동안 다루어 온 신미경과 김현식 작가에게 재료의 물성은 보다 특별하게 작업의 근간을 이루면서, ‘조각’에의 사유로, ‘회화’에의 사유로 각기 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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