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문시장에서 쫓겨난 ‘윤석열’ 왜?
주말 저녁 황금대 시간대에 방문한 윤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5일 제주를 방문했다.

그런데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는 동문시장을 방문한 윤 후보가 시장 상인들에게 쫓겨나는 영상이 공유되면서 화제이다.

이 영상을 보면 상인들은 윤 후보에게 “나가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사람들 다 가잖아요”라고 소리첬다. 결국 윤 후보는 발길을 돌려 동문시장을 떠나고 지지자는 “대깨문 천국이네요”라고 말한다.

영상만 보면 시장 상인들이 대깨문이고 윤 후보를 싫어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속 사정은 다르다.

윤 후보에게 “나가세요”라고 소리친 상인들은 동문시장 8번 게이트 지역 야시장에서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동문시장 상인들처럼  하루 종일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이동용 판매대를 특정 시간에만 설치해 영업을 할 수 있다.

동문시장 야시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영업시간은 계속 축소됐고, 요새는 오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불과 4시간 남짓한 시간에 매출을 올려 관리비와 월세를 내야 하는 야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는 주말 저녁 황금대 시간대에 방문한 윤 후보가 달갑지 않았다.

야시장 상인들이 윤 후보에게 “나가세요”라고 한 것은 동문시장에서 나가라는 말이 아니라 야시장 골목에서 나가 다른 곳으로 가라는 의미였다. 윤 후보가 야시장에 머무는 시간만큼 손님들이 야시장 매대에 올 수 없고 그 시간만큼 장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는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야시장에서 먹거리를 사는 훈훈한 장면을 기대했을 것.

그러나 상인들에게 외면받고 쫓겨났다.

만약, 윤 후보 캠프에서 제주 동문시장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야시장이 서너 시간밖에 영업을 하지 않아 상인들이 민감해하고 있다면 그쪽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캠프의 안일한 준비 때문에 윤 후보는 완전히 체면을 구긴 셈이다.

대선 후보들의 시장 방문은 지역 유세의 필수 코스이다. 하지만 현지 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이라면 윤 후보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 [=임병도기자]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