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칼럼] 업을 정화시키는 주문

불경(佛經) 《천수경(千手經)》에 나오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 수리 사바하』라는 주문(呪文)을 들어 보셨는지요? 이 주문은 《천수경》 첫머리에 나오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의 내용입니다.

그 뜻이 남을 칭찬해주고, 축복해주고, 찬탄해주는 말로 되어 있습니다. <정구업진언>의 뜻을 풀이하면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참된 말’이란 뜻입니다. <인연과보(因緣果報)>는 길이 쉬지 않아 자신이 지은 업(業)은 여러 겁을 지난다 해도 없어지지 않아서, 인연을 만나는 어느 순간에 자기가 지은 업에 대한 과보는 반드시 받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가끔 우리는 함부로 남을 비방하고, 심지어 가짜뉴스를 지어내어 남의가슴을 아프게 후벼 파는 사람들을 봅니다. 특히 이번 대선 판에는 그 정도가 무척 심한 것 같이 그들의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흔히 공교로운 시간에 같은 일이 함께 일어난다는 말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의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이 말은 불교 경전의 ‘파사두(破蛇頭’에서 나온 말입니다. 사실은 ‘까마귀가 배나무에 앉았다가 날아가자 배가 떨어지면서 뱀의 머리를 맞추어 뱀이 죽었다’는 뜻이지요.

우연히 떨어진 배에 죽게 된 뱀은 죽어서 다시 산돼지로 태어났습니다. 또 배에 앉아있던 까마귀는 죽어서 꿩이 되었습니다. 이른 봄에 꿩이 양지쪽에 앉아 햇볕을 쪼이고 있었는데, 산비탈을 지나는 산돼지가 그만 돌을 헛디디고 말았습니다. 그 돌은 굴러서 양지쪽에 앉아있던 꿩을 치여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 후, 다시 꿩은 죽어서 사람으로 태어나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냥꾼은 산에서 우연히 산돼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냥꾼이 그 산돼지를 쏘려고 하니 그 산돼지는 마침 근처에 있는 조그만 암자로 숨어들었습니다. 그 암자에는 지혜의 눈이 열린 도인 살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가만히 앉아 참선을 하고 있으려니, 절 주위에서 죽고 죽이는 과거의 원한 관계가 뒤엉켜 피비린내를 풍기고 있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도인 스님은 사냥꾼에게 가서 산돼지를 죽이지 말라하면서, ‘숙명통(宿命通)’으로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서로의 원한 관계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냥꾼은 마침내 발심하여 불제자가 되어 끈질기게 돌고 도는 업을 끊은 것입니다. 이처럼 모르고 지은 업보지만, 언젠가는 그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내 인생이 왜 이렇게 안 풀리는가 하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도 따지고 보면 전생부터 지은 업장(業障) 때문입니다. 결국 지은 업대로 그 과보를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진리를 이해하면, 우리는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좋은 업을 쌓으면 좋은 과보를 받고, 나쁜 업을 쌓으면 나쁜 과보를 받는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남을 모략중상하고, 가짜뉴스로 사람을 죽게 하는 과보를 지은 사람은 어찌 될까요? 그 업을 끊지 않는 한 그 사람은 영생을 통하여 지옥생활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업’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신(身) ⸳ 구(口) ⸳ 의(意) 삼업(三業)입니다. 신업(身業)은 몸으로 짓는 업이고, 구업(口業)은 입으로 짓는 업이며, 의업(意業)은 생각으로 짓는 업을 말합니다. 구업의 뜻은 한마디로 입 조심하라는 말이고, 구업은 악구(惡口), 양설(兩舌), 기어(綺語), 망어(妄語)입니다.

악구는 ‘악담 또는 나쁜 말을 하는 것’이고. 양설은 남을 서로 이간질 시키는 이중적인 말을 하는 것이며, 기어는 비단결처럼 교묘하게 꾸며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망어는 망녕된 말과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남을 절대 비난하면 안 됩니다. 남을 비난 하는 것은 마치 피를 물고 남을 향해 뿌리는 것과 똑같다고 했습니다. 남을 향해 피를 뿌릴 때, 남에게 피가 닿기 전에 먼저 자기의 입속에 피를 머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의 위력은 참으로 엄청난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아무리 두터운 장벽으로 막혀 있다고 해도, 서로 칭찬해주고 찬탄해버리면 모든 갈등이 사라져 버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품격의 ‘품(品)’은 입구(口)자 셋으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입을 잘 놀리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세 치 혀를 잘 간수하면 군자가 되지만, 잘못 놀리면 한 순간에 소인으로 추락합니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다스릴 윤(尹)’ 아래에 ‘입 구(口)’ 가 있습니다. ‘입을 다스리는 것’이 군자라는 뜻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렇게 우리 마음을 정화시키는 주문에는 ‘정구업진언’도 있지만, 원불교의 <청정주(淸淨呪)>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체의 재액(災厄)을 면하고, 원한을 풀며, 죄업에 물든 마음을 청정히 하기 위하여 외우는 주문입니다.

법신청정 본무애(法身淸淨本無碍)/ 아득회광 역부여(我得廻光亦復如)

태화원기 성일단(太和元氣成一團)/ 사마악취 자소멸(邪魔惡趣自消滅)

저는 이를 조석으로 21번을 독송(讀誦)합니다. 법신불(法身佛)은 원래 청정무구해서 어떠한 것에도 걸리고 막힐 것이 없는 뜻입니다. 우리 그 어떠한 것에도 걸리고 막힐 것이 없이 자유자재하는 삶을 영위 하려면 업을 정화시키는 이 주문 <청정주>를 독송하면 어떨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2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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