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오른쪽)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준화기자

[뉴스프리존= 유병수기자]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는 19일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추진하는 통합개혁신당을 맹비난하면서 '안철수 때리기'를 이어갔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웃을지, 통합을 반대하는 박지원 전 대표가 웃을지를 결정하는 의석의 마지노선이다.

통합신당에게 ‘31석’이 화두로 떠올랐다. 향후 정국 운영에서 의미 있는 캐스팅보트가 되기 위한 마지노선이 31석이다. 이를 이루지 못하면 4번째 원내교섭단체가 등장할 수 있고, 통합신당의 힘은 그 만큼 약해진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당이 그렇게 합쳐지면 분명히 20대 국회에서 확실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석 수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는 현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를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회로 전환,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오는 28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한 뒤 내달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국민의당은 이미 분당(分黨) 수순을 밟고 있다. 안 대표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18일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는 선언을 하자,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개혁신당(가칭)의 창당을 본격화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 때문에 조만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기존 양당에다 통합개혁신당과 개혁신당을 포함한 신4당 체제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개혁신당과 개혁신당의 관건은 의석수다.

그러나 유 대표 말처럼 ‘충분한 의석 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회 의석수는 민주당 121석, 한국당 118석,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9석, 정의당 6석이다. 여기에 민중당 1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2석이 있다. 무소속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정현 의원으로 총 297석이다. 이날 회의는 전날 안 대표와 유 대표가 가칭 '통합개혁신당'의 출범을 공식 선언한 다음날 열린 만큼 안 대표를 향해 독설에 가까운 비판이 쏟아지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철수·유승민 대표의 선언문에 패거리·계파·사당화를 않겠다고 해 어안이 벙벙했다"라면서 "패거리·계파·사당화의 대왕인 안철수 대왕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변수는 국민의당에서 통합파와 반통합파 사이에서 입장을 확실하게 정하지 못한 관망파의 향배와 비례대표 출당 여부다. 통합개혁신당의 경우 관망파의 합류가 없으면 31석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전원 합류가 유력한 바른정당 의석(9석)을 빼면 국민의당에서 최소 22명의 의원이 통합에 동참해야 31석을 채울수 있는데, 현재 통합에 확실하게 동조하는 지역구 의원은 권은희ㆍ김관영ㆍ송기석 ㆍ이언주ㆍ이찬열 의원 등 5명 뿐이다. 비례대표 전원(13명)이 합류하더라도 18석에 그친다. 김동철ㆍ김성식ㆍ박주선ㆍ손금주ㆍ이용호ㆍ주승용ㆍ황주홍 의원 등 관망파의 합류가 필수적이다. 이들 대다수는 안 대표의 밀어붙이기식 통합에는 불만을 갖고 있다. 18일 안 대표와 유 대표의 통합선언 후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구태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들이 개혁신당에 당장 합류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 관망파 의원은 "박지원ㆍ정동영ㆍ천정배 의원도 당을 흔드는 건 마찬가지인데 굳이 거기로 가서 정치해야하냐"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김 원내대표와 박 부의장 등에게 수시로 전화를 하며 설득전을 하고 있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신당의 가칭을 '통합개혁신당'이라고 정한 것에 대해서도 성토가 쏟아졌다. 정동영 의원은 "어제 느닷없이 '안·유' 두 분이 통합개혁신당이라며 이름 가로채기에 들어갔다"라면서 "최근 국민적 관심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문제가 정치보복이라는 데 두 분이 동의하니 '통합MB신당'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의 경우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가 이끄는 호남계 신당이 21석 이상을 얻는 상황이 좋다. 121석에 정의당과 정 국회의장 표를 합치면 128석이다. 여기에 호남계 신당 21석이 더해지면 국회 과반(149석)이 가능하다. 안철수의 국민의당 하나만 바라봐야 했던 민주당엔 호재다. 국민의당(39석)과 바른정당(9석)이 합쳐진 통합개혁신당은 ‘강한 야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 대표는 19일 “통합개혁신당이 잘되면 굉장히 중요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확실히 견제하고 대안을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의 경우 비례대표 합류 없이는 20석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들은 당에서 출당을 시켜주지 않으면 의원직을 유지한 채 개혁신당 합류가 불가능하다. 지역구 의원 중 개혁신당 합류가 확실한 의원은 김경진ㆍ김광수ㆍ김종회ㆍ박준영ㆍ박지원ㆍ유성엽ㆍ윤영일ㆍ이용주ㆍ장병완ㆍ정동영ㆍ조배숙ㆍ천정배ㆍ최경환 의원 등 13명이다. 비례대표 의원 중 통합에 반대하는 박주현ㆍ이상돈ㆍ장정숙 의원 등이다. 박지원 전 대표와 가까운 박선숙 의원도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개혁신당 측 관계자는 “비례대표들이 출당 조치 돼 원내교섭단체가 가시권에 들어오면 망설이고 있는 호남에 지역구를 둔 관망파가 대거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개혁신당의 대표격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배숙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 전체를 출당시켜 달라”며 합의이혼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안 대표는 출당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비례대표를 출당시켜 주면 통합 반대파가 커지는 만큼 쉬운 결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양쪽 모두 원하는 의석수를 채우지 못하면 양패구상(兩敗俱傷)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부의장은 “현재 국민의당보다 의석수가 적은 당으로 쪼개지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신당들에 협조를 구하기보다 1·2당 끼리만 거래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통합 반대파는 일명 '안철수식 사당화 방지법' 입법에도 나서기로 했다. 최 의원은 소급입법으로 당원 권리 제한 금지, 전당대회 등 주요사항 의결 시 단일 장소 개최, 당원 권리 임의 제한·박탈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당법 개정안을 22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전했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캐스팅보트 3당은 현재 분포상 어떤 상황에서도 될 수 없다. 현재 선진화법은 쟁점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 회의에 부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무력화시키려면 국회의원 3/5인 179명이 필요하다. 제3당이 51~61석은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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