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칼럼] 노무현 정신, 꿈(2)

임인 년(壬寅年) 새해 어떤 꿈을 구고 계신가요? 저도 어김없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의 꿈은 오랜 세월 꾸어온 <맑고 밝고 훈훈한 덕화만발의 꿈>이지요. 그런데 엊그제 갑자기 여야 4당 대선 후보들이 고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하며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어깨를 들썩이는 후보도 있었고요. 눈시울을 적시는 후보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해야겠다는 뒤늦은 깨침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저 역시 고 노무현 대통령을 아주 좋아 했습니다. 그래서 논두렁시계 파동으로 모진 누명을 쓰고 김해 봉하 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려 낙화(落花) 했을 때, 저도 천리 길은 마다않고 달려가 부엉이 바위에 올라 울분을 토한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 당시 그분의 마지막 글이 심금을 울렸습니다. 우리도 그 노무현 정신이 왜 이 어지러운 대선 판에서 여야 대선후보들이 눈물을 흘리며 칭송을 했는지 한 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의 꿈>이 알아보기 위해 어제에 이어 2회째 글을 올립니다.

【늘 예전의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했습니다. 돈이 없고 힘이 없어 세상으로부터 매 맞고 짓밟히는 이들 편에 서고자 했습니다. 그 눈물을 멈추게 할 힘이 내게 없다면, 최소한 내 손등으로 닦아주기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들 ‘대세’니 ‘주류’니 하는 것에 우루루 몰려갈 때, 원칙을 지키며 버티려 했습니다.

저를 굉장한 ‘싸움꾼’처럼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겁도 많고 무서운 것도 많은, 그런 보통 사람입니다. ‘3당 합당’에 반대하고 ‘재야의 길’을 선택하며 큰소리는 쳤지만, 사실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따 놓은 당상이라던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내려갈 때도, 대통령 당선 확정을 통보받고도, 다리가 떨려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할 만큼 두려웠습니다. 제가 대담한 강골이었다면 안 그랬을 것입니다. 그렇게 겁이 나도, 그런 선택들을 한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힘없다고 짓밟히지 않는 세상, 한번 가난하면 죽을 때까지 가난한 게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면 일어날 수 있는 세상, 명백한 부정에 타협하고 고개 숙여야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개인의 양심에 따라 ‘이의 있습니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세상에 내 아이들을 살게 해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저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신 국민의 뜻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노무현은 짓밟혀도 됩니다. 무너져도 됩니다. 하지만 노무현을 지지했던 이들과, 그들이 꾼 꿈은 짓밟히고 무너져선 안 됩니다. 그 꿈은 이 나라의 미래입니다. 우리의 아이들 뿐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살아가야할 나라입니다.

언제까지 대결과 분열을 가르칠 것입니까? 언제까지 증오와 반목을 가르칠 것입니까? 언제까지 특권과 반칙을 가르칠 것입니까? 사실은 모두가 불안하고, 또 불행하지 않습니까? 할아버지가 된지 오래지 않습니다. 자식들보다 더 귀엽습니다. 그 애들이 자라나고 시집도 가는 걸 왜 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늘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해 왔습니다. 변호사 시절의 안락한 삶보다 눈앞의 부조리에 맞서는 것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보다.. 지역주의 보스정치에 저항하는 것이, 대통령 되는 것보다 원칙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2002년, 저와 여러분이 함께 꾸었던 꿈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지키는 건, 이 길 뿐입니다. 너무 슬퍼하거나 미안해하지 않기 바랍니다.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저의 운명입니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작별인사 하겠습니다. 대통령이었음보다, 이 아름다운 나라의 국민이었음이 더 큰 영광이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드림】

어떻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님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글이 심금을 울리지 않으신지요? 노무현의 꿈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힘없다고 짓밟히지 않는 세상’, ‘열심히 노력하면 일어날 수 있는 세상’, 개인의 양심에 따라 ‘이의 있습니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뜨거운 힘이 국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대선주자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 아닐까요? 이제 노무현 대통령의 소리에 귀를 기우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을 선택해야지 아무나 세워서 더 힘들고 어렵게 만들어가는 어리석은 지도자들 뽑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야 <노무현의 꿈>이 우리 사회를 향해서 울리는 진정한 소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이제부터라도 <노무현의 꿈>을 이어 받아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대한민국과 대선후보들과 또 살아남은 우리들의 몫이 아닐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2월 1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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