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사라진 단일화 변수, 이재명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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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사라진 단일화 변수, 이재명 반등할까?
  • 이창은 기자
  • 승인 2022.02.21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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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단일화’ 결렬 선언, 尹 ‘단일화 실패’ 부담, 李 반등 기회 

[뉴스프리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더이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답변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렸다.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야권 단일화 논의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13일 단일화를 먼저 제안한 이후 일주일만에 결렬 선언을 한 것이다. 이로써 20대 대선 마지막 변수인 단일화는 사라지고, 4자구도 하 양강대결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것은 “더 이상 끌려다녀서는 정치인 안철수의 미래가 없다”는 위기속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지난 13일 던진 야권 단일화 제안에 윤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은 적극적인 호응이 없었다. 오히려 윤 후보로의 지지층 쏠림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안 후보의 입지만 좁아졌을 뿐이다. 

안 후보가 애초 단일화를 제안한 것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따른 야권의 압력 해소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반응을 보기 위한 일종의 ‘제안’이었다. 그러나 단일화를 먼저 제기하자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인 윤 후보에게 집중됨으로써 안 후보는 종속변수로 전락했다. 높은 지지율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소극적으로 대응할 뿐, 단일화는 진척되지 못했다.

대선후보간 단일화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명분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협상에 달려있다. 윤 후보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경합중이었다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이후 경합우세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밖으로까지 지지율 차이를 벌였다.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 여론의 구체화에 따른 일종의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전후 지지율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하며,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하며,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 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을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단일화는 ‘계륵(닭갈비)’과 같은 존재이다. 지지율에서 현격한 차이가 날뿐더러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안 후보와 단일화 해야 실익이 없다. 확장성 없는 윤-안 단일화는 상대적으로 여권의 결집만 불러 오기 때문이다. 단일화를 하게 되면 공동정부라는 이름으로 지분과 권력의 상당부분을 안 후보와 국민의당에 양보해야 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측에서는 안 후보의 자진사퇴 이후 지지선언이 최상의 시나리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를 지속해봐야 얻을 명분도 실리도 없다. 

안 후보는 결렬의 이유에 대해 “윤 후보의 책임있는 답변은 오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무대응과 일련의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통해 제1야당은 단일화 의지도 진정성도 없다는 점을 충분하고 분명하게 보여줬다. 오히려 시간을 질질 끌면서 궁지로 몰아넣겠다는 뻔한 수법을 또 쓰고 있었다”면서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게 돌렸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거두면서 가장 강조한 것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단일화 대응방식이 “저자신은 물론, 저를 아껴주는 당원 동지들과 전국 지지자분들 모두에게 모욕적인 일이 될 것”이고, “상처받고 모욕받는 일은 제가 중단 시켜야만 했다”면서 더 이상의 단일화 논의가 없음을 강조한 점이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직후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가 말한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선 안 된다. 앞으로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면서 신중한 입장과 함께 단일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안 후보 측의 책임 있는 분들과 소통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안 후보의 선언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결렬 이후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의힘 측 반응에 대해 국민의당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홍경희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논평대로 '안철수 후보의 충정을 이해한다'면 그간 단일화 제안을 두고서 국민의힘 내부자들이 쏟아낸 조롱과 비하의 책임을 우선 강하게 묻길 바란다"면서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중도 사퇴 후 지지선언이 정답'이라고 말한 이준석 대표를 포함해 경기지사 혹은 총리직 제안을 운운했던 발언 당사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일벌백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결렬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호재, 국민의힘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정국 초반부터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은 정권유지(국정안정)론을 앞서는 중이다.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손을 잡아 보수 야권의 단일후보로 등장하면 그 수치만큼 우세하게 된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로 됐든 안 후보로 됐든 단일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압도적 우세로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4자 구도’가 이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보수층 표심이 두 후보에게 나눠지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 후보 지지율이 높아질수록 윤 후보에게서 이탈한 중도층으로,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지난 1월 초 김건희씨 ‘학력 위조’ 대국민사과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고, 그 지지율로 안 후보가 반등하면서 단일화 국면이 급물살을 탔다. 이를 보면 안 후보 지지층 상당 부분은 윤 후보 지지층과 겹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다자구도에서도 오차범위 밖 격차로 1위를 하고 있지 않나”라며 “단일화 결렬로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주 초반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등으로 일시적으로 약세였던 흐름이 주 후반으로 오면서 다시 초경합으로 변했다”면서 단일화 결렬 이후 분위기가 다를 것임을 자신했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 불릴만큼 후보와 가족간 리스크가 압도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호감가는 후보가 없다. 같은 비호감 후보라 하더라도 윤 후보는 본인 뿐만 아니라 부인과 장모 등 ‘처가리스크’가 연달아 터지고 규모도 메가톤급이다. 윤 후보가 기댈 것은 높은 정권교체론이지만, 정국안정론도 상대적으로 상승국면이다. 

지난 1월 초 윤 후보 지지율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으로 인한 결별이었다. 지금 윤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신인으로 미숙함을 보완해줄 안정감이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는 그 자체로 정권교체론의 호응과 안 후보와의 결합이라는 시너지 효과로 지지율이 급상승 한 것이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에서는 실익도 없고 공동정부라는 이름으로 상당 부분 권력을 나눠 준다 해도 ‘단일화 논의’ 틀속에서 안 후보를 안고 가는 것이 현재 선거 구도상 유리했지만, 소극적 대응 뿐만 아니라 이준석 당대표의 강경 기류로 인해 결렬됐다. 이로 인해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큰 정치’ 아닌 ‘협량(狹量)’ ‘옹졸한 정치’라는 비난을 고스란히 안게 된 셈이다. 

반면에 이재명 후보는 윤-안 단일화라는 최대 악재를 피하게 됐다. 단일화가 1+1=2이라는 산술적 효과는 아니더라도, 정권교체론의 당위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컸다. 그러나 단일화 결렬로 야권연합의 창 끝에서 벗어난 만큼 선거전략에서 유연성을 갖게 됐다. 안철수 후보를 대상으로 한 민주당발 역 단일화, 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나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의 연합정부 같은 시도가 가능해진 만큼 유리한 국면을 맞게 됐다. 

무엇보다 김만배 녹취록 속 ‘그 분’의 등장으로 윤 후보나 국민의힘 측의 공격이 무디어지게 됐다. 이 후보에게 가장 큰 굴레가 됐던 ‘대장동 의혹’에서 ‘실체’의 등장에 따라 논란이 커질수록 그만큼 이 후보는 ‘대장동 책임’론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투표 전날까지 어떤 형태의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지만, 후보들의 지지율에 따라 단일화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또다른 단일화가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지금 현재는 단일화가 사라진 대선을 맞게 됐다. 

이제 남은 시간은 16일, 후보간 우열을 비교할 법정토론은 3번 남았다. 4자구도 속 후보들은 맨몸으로 싸워야 한다.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 더 지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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