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대거 반발, 최승호 "주변의 MB세력 하는 주장을 그대로 공약화시킨 거 아닌가"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사실상 계승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환경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4대강 사업' 철회 및 복원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는데, 윤석열 후보는 이를 과거로 되돌리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한반도 대운하에서 사실상 이름만 바뀐채 강행된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역대급 토목사업이었으나 정작 일자리 창출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으며, 여름철마다 강물에 대규모로 확산되는 '녹조라떼'와 물고기 떼죽음, 외래종 생물체인 '큰빗이끼벌레' 등이 확산하는 데 대표적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한반도 대운하에서 사실상 이름만 바뀐채 강행된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역대급 토목사업이었으나, 환경을 파괴한 대표적인 재난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낙동강에서 채취한 녹조로 가득찬 물과 채수 당시 사진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대운하에서 사실상 이름만 바뀐채 강행된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역대급 토목사업이었으나, 환경을 파괴한 대표적인 재난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낙동강에서 채취한 녹조로 가득찬 물과 채수 당시 사진을 보여주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의 환경단체들은 21일 서울과 대구, 부산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를 향해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5대강유역협의회, 한강살리기네트워크, 금강유역환경회의, 낙동강네트워크, 남한강경기도민회의, 섬진강유역협의회, 영산강유역네트워크, 종교환경회의, 한강유역네트워크, 한국환경회의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윤석열 후보가 ‘4대강 파괴사업을 승계하는 것’이자, ‘4대강 녹조 독성에 국민 안전을 방치하는 것’으로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환경단체들은 "우리 국민은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자 모래톱이 드러나고 멸종위기 동물이 찾아드는 모습을 보았다"며 "다시 수문을 닫고 녹조라떼 가득한 강으로 돌이키자는 국민은 없다. 진정 국민이 원하는 바에 귀 기울이길 촉구한다"며 윤석열 후보에게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경남도당, 대구시당, 경북도당, 울산시당 앞에서도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낙동강 주변 환경단체들로 꾸려진 낙동강유역네트워크는 성명에서 "4대강 사업 이후 발생한 낙동강의 녹조는 암 유발, 정자수 감소 및 기형유발, 치매 유발, 폐세포 괴사 등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을 가졌다"며 "낙동강 유역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 움직임으로 농민 생존권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8일 경북 상주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신 보사업,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며 부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계승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8일 경북 상주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신 보사업,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며 부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계승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낙동강과 달리 수문을 개방했던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보 수문을 개방해 강을 흐르게 하는 낙동강 재자연화는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 측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매니페스토 비교 분석을 위한 질의서’에 대한 회신에서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사업'을 3대 폐기 과제로 분류했다. 윤석열 후보 측은 "4대강 재자연화는 친수 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윤석열 후보는 지난 18일 경북 상주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신 보사업,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며 부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계승 의지를 적극 드러냈다.

이처럼 윤석열 후보가 이명박씨를 두둔하며 '4대강 사업의 계승' 의지를 밝힌 점은, 후보 주변에 옛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만큼 당연한 선택으로도 읽힌다. 실제 'BBK 특검팀'에 파견검사로 참여했던 윤석열 후보도 이명박 정부 당시 대검찰청의 요직을 거치며 '잘 나가던' 검사였다는 점이다.

최승호 PD는 "아마 윤석열 후보 주변에 있는 MB 세력이 하는 주장을 그대로 공약화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4대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녹조 독성이 나오고 있고 우리 주식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중
최승호 PD는 "아마 윤석열 후보 주변에 있는 MB 세력이 하는 주장을 그대로 공약화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4대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녹조 독성이 나오고 있고 우리 주식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사진=뉴스타파 영상 중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최승호 뉴스타파 PD(전 MBC 사장)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4대강 문제가 대선 토론에서 다뤄지면 좋겠다"라며 "전 윤석열 후보가 4대강 문제를 정확히 보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승호 PD는 "아마 그의 주변에 있는 MB 세력이 하는 주장을 그대로 공약화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4대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녹조 독성이 나오고 있고, 우리 주식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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