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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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미학
  • 강기석(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 승인 2022.02.2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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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이라 함은 자기를 믿고 등용해준 사람의 등에 칼을 꽂거나 좋아하고 따르던 사람들에 대한 의리를 버리는 짓이다. 배신하기 전에 변절이란 내부(마음속) 단계가 있는데 자신이 줄곧 지녀왔던 신념이나 인생관을 포기하는 것이다.

배신이나 변절은 결코 좋은 의미로 쓰이지 않는다. 좋은 쪽으로 바꾼 것이라면 전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선비나 일본의 사무라이나 중국의 협객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끝까지 충성하고 죽음을 불사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사람을 잘 살펴 모실 만한(사귈 만한) 사람을 모셔야 한다. 그래야 끝까지 충성하고 죽음을 불사하는 가치가 있다.

변절이나 배신은 욕심으로 인해 머리가 돌아버리거나 너무 배가 고파 눈깔이 뒤집히는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시기, 질투나 과대망상증으로 눈이 머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시대정신이니 정의니 대의를 내세우기도 하는데 몽땅 헛소리다. 내 평생 살아오면서 변절 덕분에 자리를 얻거나 먹을 걸 얻는 이들을 숱하게 봐왔다.

변절이나 배신에는 대가가 따르는데 일찌감치 30~40대 때 변절할 경우 (아주 운이 좋으면) 얻는 것이 잃은 것 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 사람들이 그의 변절 사실을 모르거나 잊기 때문이다.

그러나 60대 접어들어 변절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평생 자기도 모르게 쌓아온 것(인연이나 명성 등 잃을 것)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반면 얻을 것은 무엇보다 남은 수명과 체력 때문에라도 기대보다 훨씬 작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건 배신이 보답 받는 건 보질 못했다.

배신은 배신을 낳고 한 번 배신자는 두 번, 세 번 배신한다. 배신자는 배신자를 오래 챙겨주지 않는다. 또 배신자는 배신자끼리 변절자는 변절자끼리 모이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나는 그 더러운 꼴 보이지 않고 살아 온 것에 감사한다. 나는 민주시민이고 최대한 양심을 지키려는 언론인일 뿐이지 무슨 지켜야 할 대단한 이념이 있어서 그걸 지키려고 발버둥친 게 아니다.

한미한 신분이라 유혹 자체가 많지 않았던 면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머리가 돌아버릴 정도로 큰 자리 욕심 없었고 눈깔 뒤집힐 만큼 배를 곯지 않았을 뿐이다. 내 주변 99%의 사람들이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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