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회화 모사 복원

▲ 백지희 화백

복원 모사는 원화가 손상되기 이전의 상태를 복원하여 그려내는 것으로 즉 원본이 완성되었을 때 당시의 모습을 모사하는 것이다1)라고 한다. 복원모사는 당시 제작기법으로 변색 전 깨끗한 그림 상태를 추정해 그려내는 것이다, 오랜 세월로 인해 재질 자체가 갈변되고 먼지 등의 이물질로 인해 변색된 고색의 원본에서 생색으로 채색되어진 복원모사본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고색과 생색의 적정 범위 안에서 채색되기도 한다. 복원모사본은 손상된 유물의 상태 예를 들면 재질, 기법, 구도 등을 알아보는데 유용하다.2) 또한 원화의 열화 현상으로 나타난 변색, 오염, 손상 등을 감안하여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원화가 그려진 원래의 형태나 색채를 화가가 추정한다. 과학적 분석에는 산지 탐색, 원료 분석, 원소의 함량으로 인한 발색에 미치는 영향, 실체현미경, X-선 회절분석, X-선 형광분석등을 포함한다. X선을 쪼이면 대상 물질과 상호 작용에 의해 ‘형광 X선’이라고 하는 2차 X선이 발생하는데 이 2차 X선은 원자에 따라 고유한 값을 가지므로 조성 물질의 성분과 양을 알아낼 수 있다.

문화재 재료의 정확한 조성과 비율이 복원 제작에 그 비중이 확대대고 있다.3) 예를 들면 안료광물의 입도 및 성분 함량에 따른 발색의 차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현대적인 과학기술을 활용한 분석이라도 ‘추정’일 뿐이지 ‘정확’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화가는 제작 당시의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여 그대로 사용하여야 하나 인위적 행위이기 때문에 원형으로 추정하여 재현하는 것에는 오차가 있다. 특히 재료의 경우 강수량, 기온의 변화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환경과 기술의 변화로 그 시대에 사용되었던 재료와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 최대한 과거의 재료와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여야 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화가의 재량에 따라 대체 재료를 사용하여 제작된다. 하지만 현재에도 생산되고 있는 재료를 원화의 수명을 위해 대체하여 그리는 경우도 있다라고 한다.4)

회화의 경우 재료의 선택에 따라 생동감, 색감, 선 등 표현되는 형태나 느낌에 큰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모사 방법은 원화와 모사품의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추정하여 재현한다는 복원모사의 개념에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복원모사에는 모사 과정의 데이터 기록을 통해 원화 손실 시 대체품을 생산해낼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물을 원형유지의 원칙에 입각하여 그 형태를 보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 앞서 말한 모사의 형태는 원형유지와는 거리가 있는 재창조의 의미로써 모사라 볼 수 있다.

 

1)  김정현, 「19C 아미타불 탱화의 복원모사를 위한 과학적 분석 연구」, 공주대 석사논문, 2009, p.56.
2) 박지선, 「한국 서화유물 모사의 역사와 현황」, 󰡔丹豪文化硏究󰡕7, 용인대학교 박물관, 2003, pp.158-171 참조.
3) 김창규, ‘문화재 생명연장의 꿈, 보존과 복원’,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KISTI. 2007, 제596호
4)김얼, 「무신진찬도 복원모사 기법연구」, 동국대 석사논문, 2013, p.37. 형절충 모사 방법은 원형모사방법과 같으나 작품제작 당시 썼던 바탕 재료나 물감 등 분석하여 재료들을 보충 보완하여 그리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그림의 바탕이 비단이었을 경우 종이보다 수명이 짧은 점을 보완하여 같은 질감의 종이(한지)로 보충을 한다던가, 납을 원료 鉛白을 사용하여 검은 색으로 변한 곳은 호분으로 대체하여 변색을방지하는 방법, 화학적 안료를 사용하였던 것을 천연안료로 보완할 수도 있다. 이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그림의 형태나 기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다 좋은 재료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작품제작 당시에 생겼었던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으며, 새로운 작품을제작할 때 작품에 임하는 태도와 재료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는 반성의 계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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