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유사시 일본 한반도 개입 허용"..민주당 "참으로 충격적"
"尹이 한일관계 악화는 일본의 우경화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온 배경"
[서울 =뉴스프리존]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 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가능성에 대해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25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중앙선관위 주관 2차 외교·안보 TV토론에서 윤 후보의 ‘사드 3불’(한미일 군사동맹·MD(미사일방어체계) 참여·사드 추가배치 불가) 폐지 공약에 관한 질문을 한 데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입장이다.
이날 심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실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윤 후보는 "상황을 가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북핵이 고도화돼서 위협 강도가 강해지면 사드를 추가 배치할 수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는 또 미국 주도의 MD참여도 "필요하면 (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미일군사동맹과 MD는 과거 박근혜 정부도 국제 관계를 고려해 표면적으로 부인해오던 것으로, 외교적 논란이 예상된다.
윤 후보의 이같은 답변에 심 후보는 “역대 어느 정부도 한미일 군사동맹과 MD는 안 한다고 했다. 획기적인 변화”라고 꼬집고는 "사드도 수도권 방어의 효과는 불분명한데 한중 파탄은 너무나 명백하다"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선제타격 이야기하고 사드 3불 폐지 이야기를 해 동북아 전략적 균형이 무너질 때 (한국이)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라며 "선제타격 이야기하고 전략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발언을 막 하시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고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날 2차 법정 TV 토론회를 마친 뒤 "국민들이 다 지켜보시는 금쪽 같은 시간인데 또 대장동 타령으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돼서 제가 다 국민들께 죄송스럽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께서는 아까 한미일 군사동맹과 관련해서 '유사시에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하더라도'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경악스러웠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과거 우리 정부가 한미일 동맹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일제 강점 등 한일관계의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까지 상정하는 한미일 동맹을 우리 국민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날 윤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 검토 필요성을 꺼낸 것은 '중대한 실언'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도 입장문을 통해 "윤 후보는 한미일간 군사동맹이 가능하며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토록 허용할 수 있다는 뜻까지 밝혔다"라며 "참으로 충격적이다. 윤 후보가 한일관계 악화는 일본의 우경화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온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이 한반도 내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발언을 하면서 윤 후보의 이날 입장은 논란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미국은 군사동맹 상태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아니다. '한미일 군사동맹'은 '한일 군사동맹'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지난 2월 17일 ["국민 지키기 위해"..한반도 내 군사 행동 운 띄우는 일본]' 제목의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이 자위대 전투기가 상대국 영공에 들어가 거점을 폭격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겠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일본이 유사시 한반도 내 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매체에 따르면 기시 방위상은 1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나가쓰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의원이 “자위권 발동 요건을 갖추면 상대국 영공 내 일본 전투기가 들어가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도 (적기지 공격 능력) 선택사항에 있느냐”는 물음에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앞선 '선제타격' 발언 이후 일본도 한반도 폭격을 이야기 하는 모양새가 됐다. 윤 후보가 이번 토론회에서 유사시 한반도내 자위대 허용 발언 맥락과 함께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윤 후보는 비록 유사시라고 토를 달았지만 과거 식민지배한 나라의 병력 주둔을 한반도에 허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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