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로프 수장, 체첸 수도서 1만명 참여한 무력시위 개최
"고국에 둔 가족 연락 안 돼"…국내 우크라 교민들 안녕 기원예배
당초 예정 인원 넘긴 80여명 참석…"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가족들이 비자를 받아 피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26일 오후 12시께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한국정교회 성니콜라스 대성당에 우크라이나 교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교민들의 낯색은 어두웠다. 분홍색 스카프로 머리를 가린 한 40대 여성은 눈물을 훔치며 성당에 입장했다.

당초 20명만 참석하기로 예정됐으나 이날 대성당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를 포함해 총 80여명의 교민들이 참석했다.

오후 12시 예배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서 가슴에 성호를 그었고, 일부는 무릎을 꿇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발언을 마치며 "Slava Ukraine(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다함께 "Heroyam Slava(영웅들에게 영광을)"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엘레나씨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엘레나씨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에 남겨진 가족 혹은 친구들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렸다고 전했다.

한국에 온 지 6년 된 아나스타시아(29)씨는 "18~60세 남성은 출국할 수 없는데 여동생이 남편을 두고 갈 수 없어서 아이들과 함께 남아있다"며 "50대 삼촌도 지금 전쟁에서 싸우고 있다고 들었다. 연락이 직접 닿지 않는다."고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기자에게 "혹시라도 아는 사람 있으면 한국 대사관에 부탁을 좀 해달라"며 "여동생 가족이 비자를 받아 폴란드나 한국으로 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 야로슬라바(28)씨도 "키예프에 있는 엄마와 아빠가 지금 3일째 방공호에 숨어있다"며 "계속 총소리와 폭발음이 들려서 불안에 떨고 있다"며 걱정을 표했다.

일부는 고국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국기를 어깨에 두르고 예배에 참석한 엘레나(28)씨는 "러시아인들 중에 이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국제 사회도 연합해서 러시아 정부에게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국기를 메고 있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건 아니지만 난 우크라이나인이다"라고 말했다.

대학 친구 4명과 함께 예배에 참석한 빅토리아 다누사(19)씨는 "엄마와 아빠, 여동생이 모두 우크라이나에 있다. 제가 불안해할까봐 일거수일투족을 문자로 보내준다"며 "내일 러시아 대사관 앞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수도 키예프 시내 교량 아래서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2022.2.25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수도 키예프 시내 교량 아래서 러시아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2022.2.2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수도 그로즈니에서 민병대를 모아 무력 시위를 벌이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참전 의사를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카디로프는 전날 기도회를 마치고 민병대원 1만명가량이 참여한 시위를 개최하고 민병대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곳에서 복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민병대가 파견되지는 않았으나 어떤 명령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자원병 7만명가량을 추가로 소집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카디로프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의 대통령인 최고사령관 푸틴에게 가능한 한 빨리 전화해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디로프 민병대는 카디로프에 전적으로 충성하는 무력 집단으로 수년간 전투로 단련됐다. 이들은 특히 고문과 무법적인 살인 등 무자비한 인권 침해 행위로 악명을 떨쳐왔다.

카디로프 민병대는 또한 시리아와 2008년 조지아 전쟁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 동유럽 병력 추가 강화…긴급 화상 정상회의(종합2보)
사무총장 "육·해·공 신속대응군 수천명도 배치…집단방위 차원에선 처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나토 동부 지역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적 병력을 크게 추가하고 나토 신속대응군도 배치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 회의 뒤 성명에서 동부 지역 병력 강화 방침을 밝히고 현재 그리고 향후에도 동맹 전역에서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 방위를 위해 필요한 모든 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침의 일환으로 육상, 해양, 상공에 나토 신속대응군 일부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집단 방위의 맥락에서는 처음으로 나토의 신속대응군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수천명의 병력이 포함되며 100대가 넘는 제트기가 30개 지점에서 높은 경계 태세에 있게 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 가운데 지상군은 루마니아로 배치될 수 있다고 dpa가 보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나토는 사이버 네트워크 보호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맹국 정상들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방공 시스템을 비롯한 추가적인 무기를 제공할 뜻을 표명했다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말했다.

나토 30개 회원국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탄약과 다른 장비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나토 자체적으로는 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회원국이 아니다.

나토는 우크라이나 내에 나토 병력은 없으며, 앞으로도 보낼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 뉴스프리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려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목표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정부를 제거하는 것임을 시사하는 메시지와 수사들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토 정상들은 이날 또 계속해서 모든 동맹국의 안보와 방위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러시아에 군사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러시아 병력을 철수시킬 것을 촉구했다.

앞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인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는 전날 긴급히 나토 조약 4조, 상호 협의 조항을 발동한 바 있다.

이 조항은 나토 회원국의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는 언제라도 상호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토는 앞서 발트3국과 폴란드에 5천명 가량의 병력을 배치했으나 지난 3개월에 걸쳐 방위를 상당히 증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에도 동부 유럽 지역에 육해공 병력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유럽 대륙의 평화를 산산이 부쉈다"면서 나토 영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모든 동맹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럽연합(EU) 대사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한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유럽연합(EU) 대사들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럽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한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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