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1절이다. 국회의사당에서 열릴 ‘10만 애국지식인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 가는 길. 지하철 안에서 유튜브로 기념식에 참석한다. (내게 ‘애국’이니 ‘지식인’이니 ‘지지선언’이니 하는 것이 모두 주제 넘는다는 것은 안다. 그저 한 나이 많은 언론인으로서 죄 많은 언론을 내가 대속이라도 했으면 하는 참담한 심정이 더 크다)

문득 3.1절이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의 하나라는 생각에 메모장을 꺼내 든다. 8.15 광복절도 5대 국경일의 하나다. 반 만년 기나긴 역사를 가진 나라의 5대 국경일 중 두 개가 침략국 일본과 직접 관련된 날인 것이다. 하루는 죽음으로써 일본에 저항한 날이고, 다른 하루는 비록 외세의 도움으로나마 일본의 압제로부터 해방된 날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군의 총칼에 고문과 죽임을 당한 지 100여 년, 그런 일본군을 몰아낸 지 77년 만에 대선을 목전에 두고 한 후보자가 전 국민 앞에서 “유사시 일본군이 다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았다. 참담하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5대 국경일 모두가 일본과 관련이 있다. 나라가 없는 개천절은 존재가 불가능했으며 한글은 일제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하고 탄압당했다.

일본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100년도 훨씬 전 어느날 헌법을 가졌을 것이다. (기미독립선언문을 읽어 보라!)

3.1절을 맞아 다시 한 번 침략국 일본의 만행에 치를 떨며 힘없는 우리 선조가 겪어야 했던 고통에 가슴앓이만 해도 되겠는가.

대책 없이 외침을 초래하고 급기야 나라를 팔아먹은 왕족, 사대부들에 이를 갈아야 마땅한가.

70여 년 만에 다시 일본군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자들이 백수십년 전 조선의 왕후장상들과 다른 것이 있는가.

지금의 언론이 그때의 썩은 선비, 벼슬아치들과 다른 것이 있는가.

나는 3.1절 여드레만인 3월 9일로 대선 투표일 정해진 것이 우리나라의 운명에 대한 어떤 계시라고 믿고 싶다.

화가 덜 가라앉은 4일, 5일에 투표하면 더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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