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이재명, 평화통일과 영호남 통합권력 창출할 후보", 이재명 '실용' 행보와 이례적인 친박세력 움직임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박근혜씨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최근 친박단체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엔 박근혜씨 동생까지 이런 흐름에 합류한 것이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이날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 고문에 임명됐다.
박근령 전 이사장 측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동서 통합을 통한 평화통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과 동시에 '영호남 통합 권력'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단연코 이재명 후보라고 확신한다"며 지지선언을 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이재명 후보 지지 이유로 "유신론의 관념을 가진 보수가 진보를 포용해야 하는 법이기 때문"이라며 "시대정신과 함께 저희가 준비해 온 정치교체와 체제교체에 필요한 새 가치관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문제를 흔쾌히 수용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체제교체를 이루게 된다면 우리 삶을 위해 위협해온 5대 갈등과 함께 양극화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이제 통합과 통일은 민심이자 천심"이라며 “3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당시 현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80%가 넘었음을 저는 지금도 기억한다. 대한민국 핵심 어젠다는 남북통일과 국민통합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이 후보가 승리할 수 있도록 많은 유권자와 애국지사 여러분께 대한민국의 밝아올 미래를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기를 호소드린다"고도 밝혔다.
박근령 전 이사장은 지난 대선에선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유세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번 그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읽힌다.
한편 박근령 전 이사장은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자리엔 참석하지 못했고, 그의 선언문은 참가자들이 대신 낭독했다.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은 "여러분의 열의를 모아 꼭 승리해서 국가를 통합하고 미래로 나아가 통일까지 이뤄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박근령 전 이사장의 결단과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박빙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바로 친박단체들의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이다.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 등 친박단체들은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선대위 산하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박근혜씨가 향후 거주할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자택 앞에서 박근혜씨의 대구 거주를 환영한다는 취지의 행사를 열기도 하는 등 친박세력 품기에도 나선 모습이다.
이같은 배경으로는 민주당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 겸 대구경북미래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창달 전 의원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창달 전 의원은 지난 45년동안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외길을 걷다가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을 탈당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선대위에 전격 합류했다. 그는 '조직의 달인'으로 불리며, 선거와 조직관리 등에 있어 상당한 경력과 전문성을 확보한 정치인으로 불린다.
이번 대선은 과거 인위적으로 구성된 '보수-진보'라는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진영이 허물어진 배경에는 이재명 후보의 기존 틀을 벗어난 유연한 '실용' 행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퍼뜨리고 있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이 더욱 낡아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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