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서도 얼굴 붉힌 李·尹…기본소득·페미니즘 충돌
安·沈, '비호감' 양강 견제 속 존재감 부각…安, 尹 공세 주력
'문대통령 선물' 넥타이 맨 李…우연의 일치? 尹-安 붉은 색 넥타이 차림

 4당 대선후보들이 2일 중앙선관위 주관 3차 법정 TV토론에서 사회 분야 정책을 들고 정면대결을 펼쳤다.

대선을 정확히 일주일 앞둔 마지막 TV토론인 만큼 막판 표심 구애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초박빙 구도를 형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사사건건 충돌하며 대선 막판 균형추를 허물 것으로 관측되는 부동층 표심에 구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양강 후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며 존재감 부각에 안간힘을 썼다.

방송토론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대선후보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대선후보

4각 난타전은 '예열'도 없이 첫 토론 주제인 복지정책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6일 TV토론과 마찬가지로 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선공(先攻)을 날렸다. 1차 충돌 지점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이었다.

윤 후보는 "기본소득 같은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게 되면 1년에 1백만원만 해도 50조 들어간다. 이것을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이러면서 증세를 하면 결국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들어있는 것을 아느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국민의힘의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말한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지, '내가 말한 사과와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받아치며 신경전이 한층 달아올랐다.

입씨름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코로나19 소상공인·자영업자 방역지원금 문제로도 이어졌다.

이 후보가 "300만원을 두고 매표행위라더니 국민의힘은 '우리가 300만원을 마련했다'고 한다"고 하자 윤 후보는 "(여당은) 제 공약(추경 50조원)을 모방하더니 결국 그것도 추경으로 올리지 못하고 14조원으로 (처리했다)"며 "아니 그걸 왜 예결위서 날치기하십니까"라고 받아쳤다.'

윤석열 과 이재명이 악수하는 모습
윤석열 과 이재명이 악수하는 모습

이 후보는 '페미니즘'을 정면으로 꺼내 들며 윤 후보에 역공을 날렸다.

그는 "윤 후보님은 저출생 원인 이야기를 하다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냐"고 캐물었다. 여성 표심을 노리고 준비한 질문으로 보였다.

이에 윤 후보는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것을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심 후보는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했다"며 비꼬기도 했다.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을 둘러싼 윤 후보와 공방을 벌이면서 "규칙을 지키세요. 검사 출신 아닙니까"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당내 경선 이후 선물로 준 넥타이를 매고 나오기도 했다. 그간 공식 석상에서 간간이 매기는 했으나 TV 토론 무대에서 착용한 것은 처음이라고 선대위 관계자는 전했다.

방송토론에 앞서 기념촬영 하는 대선후보=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3.2 [국회사진기자단]
방송토론에 앞서 기념촬영 하는 대선후보=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3.2 [국회사진기자단]

안 후보와 심 후보도 토론회 초반은 나란히 윤 후보 견제에 집중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안 후보는 초반부터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감정 싸움 끝에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불발된 데 대한 여진 아니냐는 관전평도 나왔다. 공교롭게도 안 후보는 윤 후보와 같은, 감색 정장에 붉은 색 넥타이 차림으로 토론 무대에 올랐다.

반면 이 후보를 상대로는 공격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후보는 안 후보의 균형발전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훌륭한 지적이다", "안 후보님이 적절한 예를 들었다", "같은 생각하고 있다" 등 '구애' 손짓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증세 문제를 놓고 윤 후보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심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주식양도세를 5년간 60조 감세하면서 복지를 늘리겠다고 한다"며 "부유층을 대표하는 정당의 후보라면 어려운 재난 시기에 부유층에 '고통을 분담해 주십쇼'라고 이야기 하는 게 책임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가 수치를 들어 반박하자 심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고, 윤 후보는 곧바로 "그렇게 근거도 없이 말하지 말라. 자료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던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심 후보는 기회만 닿으면 이 후보도 겨눴다.

그는 "180석갖고도 아무 것도 안한 정당이 대선 때마다 공약만 재탕삼탕하니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비판했고,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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