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윤석열의 ‘정권교체’,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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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윤석열의 ‘정권교체’, 그 다음은?
  • 이창은 기자
  • 승인 2022.03.0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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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운영이나 정책에는 언급없고 네가티브만 가득, 대한민국 미래없어

[뉴스프리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20대 대선 중 하나의 특징은 후보간 정책대결이 없다는 점이다. 양강구도 속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대선 기간 중 정책대결 보다 치열한 네가티브 공방의 연속이었다. 특히 대선을 관통한 ‘대장동 논란’은 초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했다. 

대선 초반 윤 후보는 손쉬운 선거운동을 펼쳤다. 첫번째는 여론조사상 50% 이상 높은 정권교체여론이었고, 두번째는 이 후보가 ‘대장동 몸통’으로 지목되면서 확장성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구도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유리한 국면이었고, 한동안 ‘윤석열 대세론’이 선거판을 이끌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높은 정권교체여론을 담아내지 못했다. 본인 뿐만 아니라 부인과 장모 등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는 그 자체 대선판을 뒤흔들만한 중요한 문제임에도 보수언론과 종편에 의해 철저히 가려졌다. 그 대신 이 후보의 ‘대장동’은 수많은 해명과 사안의 전반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보수언론과 야당에 의해 계속 증폭됐을 뿐이다. 

보수언론과 종편의 절대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는 왜 정권교체 여론만큼 지지도가 확장되지 못했을까? 이는 간단하다. 윤 후보 자체의 비전이나 컨텐츠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 6월 29일 정치참여를 선언했다. 출마선언에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였다. 출마선언문 대부분을 문재인 정부 비판에 할애했지만, 윤 후보의 출발은 ‘공정과 상식의 복원’이었다. 윤 후보의 우군이라 할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5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다음날 조선일보 1면 기사 제목을 “野 후보 윤석열 ‘상식과 공정 되찾겠다’”라고 뽑으면서 윤 후보를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치장했다. 

2021년 11월 1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조선일보는 다음날 사설에서 윤 후보를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띄어줬다. 그러나 선거기간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은 언급된 일이 거의 없다.
2021년 11월 1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조선일보는 다음날 사설에서 윤 후보를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띄어줬다. 그러나 선거기간 윤석열의 '공정과 상식'은 언급된 일이 거의 없다. (조선일보 2021. 11. 16 지면)

윤 후보는 출마 이후 각종 실언과 부적절한 표현으로 ‘1일 1실언’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전두환 미화 논란은 그 자체 보다 이해할 수 없는 ‘개 사과’ 사진으로 더 큰 논란을 초래했지만, 이것도 보수언론의 엄호로 흐지부지됐다. 부인 김건희씨의 학력과 경력 위조 논란은, 조국 전 장관 일가의 ‘표창장 논란’과 대비, ‘윤로남불’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이 마저도 ‘대국민사과’ 한번으로 넘어갔다. 

보수언론의 철저한 엄호로도 가릴 수 없는 것이 ‘대장동의 실체’와 윤 후보 본인의 실력이다. 

이 후보가 모든 대장동 의혹의 ‘몸통’에서 벗어나면서 그 실체가 김만배 등 개발주역의 녹취록 속 ‘그분’이나 윤 후보 연관설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건만 ‘봐주기 수사’를 해 민간개발업자들의 종잣돈을 막지 못했다며 ‘윤석열 몸통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3월 2일 마지막 TV토론에서는 윤 후보에게 대선 이후라도 “특검으로 책임을 가리자”며 5번이나 압박했다.  

사실 대장동 의혹이 시작되면서 그 양상은 국민의힘에 가까운 법조인맥이 몸통으로 등장한다. 박양수 특검부터 시작,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원유철 전 의원 뿐 아니라 이른바 ‘50억 클럽’ 대부분은 국민의힘 관계자이며, 그 시초는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로 드러난다. 

대장동으로 이 후보를 공격할 빌미가 사라지자 윤 후보의 입은 거칠어졌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 논란에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선제타격’이라는 날 선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본투표가 얼마 안남은 최근에는 유세현장에서 "김정은 정신 확들게 하겠다", "언론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등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또 "집값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올라간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거다. 28번 부동산 정책을 바꿨다고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기만이고 일부러 올린 것"이라며 "뒤집으면 보수성향인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들을 전부 자가 보유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정권은 기업하는 사람 범죄시하고, 강성노조하고만 아주 죽고 못사는 연애를 해왔다"며 "모든 기업인이 그런 사람들이라고 국민을 갈라치기하면 그게 노동자 보호하는 정권이 맞나"라고 되물었다. 사전투표 기간 중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의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볼 때는 사전투표 부정 의혹을 늘 가지고 계시는 보수층 유권자들에 대한 분열책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발언 중 비판에 대한 근거나 설명은 없다. 물론 선거는 ‘메시지전’이다. 상대방을 강하게 공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비판이 정당하고 유효하려면 근거와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표심을 얻을려면 대안이 있어야 한다. “집값 폭등과 부동산 정책이 의도적이라는 것, 김정은 정신 확들게 하겠다, 언론부터 뜯어 고친다”라는 발언에는 그 어떤 근거도 배경도 없다. 

윤 후보 발언 중 가장 압권은 뉴스타파에 의해 ‘김만배 녹취록’이 공개된 7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의 구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여기도 제2의 대장동이라고 많은 분들이 규탄하는 구리 한강변 도시개발 사업이 있었다”며 “그런데 대장동 개발사업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되고, 이 사람들이 언론을 다 잡고 있어서 보도도 잘 안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뉴스타파 보도로 인해 대장동 실체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김만배 녹취록’이 전체 내용이 확인 된 것은 아니지만 드러난 내용 일부만으로도 윤 후보와 박영수 특검 연결고리, 그리고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부실수사가 드러나 있으며, 지금까지 나온 여러 내용들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대장동 실체 ‘의혹’은 일부 보수언론에 의해 철저히 이 후보 쪽으로 몰아간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윤 후보는 여전히 이 후보를 대장동 몸통, 언론과의 합작으로 몰아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의정부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전위대로 앞세워서 가장 못된 짓을 다하는 그 첨병 중에 첨병이 바로 언론노조"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 후보에 관한 대장동에 대한 우호적인 언론의 배경을 언론노조에 돌린 것이다. 

언론노조 산하 언론현업단체들은 윤 후보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7일 국민의힘 당사앞에서 "막말을 넘어 허위사실로 유권자를 기만하고 선동했다"고 비판하면서 "허위사실 유포 사과하고, 대선판에서 퇴장하라"고 촉구했다.

윤창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아무리 선거에서 표심이 중요하다고 해도 도대체 무슨 근거로 윤석열 후보는 전국 1만 5천 언론노동자들을 민주당의 전위대니 첨병이 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할 수 있다는 말이냐"며 "청중 앞에서 떠들려면 최소한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명히 요구한다, 언론노조의 누가 민주당과 내통을 해 공작질을 했는지를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라"며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이런 말도 안되는 마타도어로 전국에 수많은 언론노동자들의 인격에 모욕과 혐오의 똥물을 끼얹어도 되는 것이냐,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느 대선후보든 언론하고 갈등을 일으키려 하지 않는다. 하물며 단일 언론사도 아닌 언론노조와 대립하는 대선후보는 없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언론노조 역시 ‘강성노조’의 하나로만 생각하는 인식의 한계를 보여줬다.  

'MBN'이 윤 후보의 지난 2월 15일~21일 일주일간 유세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27회의 연설에서 상대정당인 '민주당'을 가장 많이 언급(291회)했고, 두번째는 정권(136회)이었으며, 자신의 이름인 '윤석열'이라는 키워드는 6번째(65회)로 밀려 있었다. 그만큼 윤석열 후보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언어에 치중하고 있는 셈이다. 

MBN이 대선기간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분석한 표. 자신을 강조하고 드러낸 것 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비판이 주를 이룬다.  (MBN 캡춰)
MBN이 대선기간 2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분석한 표. 자신을 강조하고 드러낸 것 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비판이 주를 이룬다. (MBN 캡춰)

이러한 경향은 8일 방송된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더 심화된 경향을 보인다. 

김광일 CBS 기자는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 2월 15일부터 2주간 두 사람이 유세현장에서 쏟아낸 말을 합하니까 10만 단어 정도가 된다"면서 "이재명, 윤석열 두 사람이 가장 많이 외친 이름이 겹쳤는데 다름아닌 '이재명'이었다"라고 말했다. 김광일 기자는 "이재명 후보는 본인 이름을 557차례나 말했다. ‘국민’, ‘경제’, 이런 단어들보다 더 많이 외친 게 ‘이재명’이었다"라며 "윤석열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98차례, 윤석열 본인의 이름보다도 두 배 이상 말했다"라고 밝혔다. 

김광일 기자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경제’, ‘미래’, ‘정치’, ‘세상’ 이런 단어들이 상위권에 랭크가 됐다"며 "정권교체론, 회고적 투표를 벗어나서 미래상을 제시하고 인물론을 부각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반면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민주당’, ‘정부’, ‘정권’, ‘나라’, ‘부패’, ‘상식’ 이런 단어들이 많이 보였다"라며 "특별히 ‘자기들’이라는 단어가 8위로 178차례나 쓰였고 ‘민주당 자기들’ 이렇게 쓰였다. 문재인 정부랑 이재명 후보를 한 묶음으로 엮어서 심판하겠다는 정권교체론 취지"라고 해석했다.

MBN과 CBS 김광일 기자의 분석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이재명 후보가 '이재명' 자신을 가장 많이 언급하면서 그 동안 해온 정책들과 유능함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언어를 쓰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윤 후보의 선거전략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이 아닌 정권교체론의 확산과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만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막판 후보들간 단일화가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이 후보와 손을 잡았다. 김 후보는 윤 후보측에서도 단일화 제안이 있었다면서 "다만 (윤 후보가) 굉장히 직설적으로 '입당 해달라', '같이 합시다, 정권교체', '잘 모시겠다'는 감성적이고 직설적인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후보든, 제가 생각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했다"면서 "단순히 선거 유불리를 위해 (단일화를) 권유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가 나에겐 소중한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와는 세번에 걸친 회동과 별도의 양자토론을 거쳤다. 그는 "(이 후보는) 굉장히 전향적이고 적극적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이 후보와 단일화 한 배경을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가 거의 결렬 상태에서 3월 3일 새벽, 사전투표를 앞두고 윤 후보와 전격적인 단일화를 이뤘다. 안 후보는 단일화 전 유세기간에 “윤 후보에게 투표하면 1년이 안돼서 손가락 짜르고 싶어질 거다”고 말했으면서도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윤 후보도 국민의힘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공약들을 발표했다. 그러나 선거기간 유세현장에서 보여준 그의 발언에는 미래에 대한 정책과 비전은 보이지 않았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대선의 날이 다가왔다. 지금은 유권자의 시간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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