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歷史)란 무엇일까요? 역사는 인류 사회의 발전과 관련된 의미 있는 과거 사실들에 대한 인식. 또는 그 기록을 말합니다. 초, 중고교 시절 저는 그래도 역사공부를 꽤 잘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젊은 시절부터 아예 우리나라 역사를 외면하고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 나이에 따로 역사공부를 새로 할 수는 없고, 마침 ‘서울대 명예교수 허성도’님이 《역사의 감계(鑑戒)》라는 글을 보내주셔서, 이 글을 4회에 걸쳐 올려 새삼 역사공부를 해 보고 싶네요.

<감계(鑑戒)>라는 말의 뜻은 ‘지나간 잘못을 거울삼아 경계하는 것’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우리나라의 영욕(榮辱)역사를 되돌아보며 앞날을 경계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초등학교 때 이렇게 배웠다. ‘조선은 500년 만에 망했다.’ 그리곤 조선이 망한 이유를 달달 외우게 만들었다. “사색당쟁, 대원군의 쇄국정책, 성리학의 공리공론, 반상제도 등 때문에 망했다.”

그러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면 ‘아, 우리는 500년 만에 망한 민족이구나! 그것도 기분 나쁘게 일본에게 망했구나.’ 하는 참담한 심정을 갖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나로 호’의 실패를 중국, 미국, 소련 등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듯이 우리 역사도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조선이 건국된 것이 1392년이고, 한일합방은 1910년이다. 금년이 2022년이니까 한일합방 된 지 딱 112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면 1392년부터 1910년까지 세계역사를 놓고 볼 때, 다른 나라 왕조는 600년, 700년, 1,000년 가고 조선만 500년 만에 망했으면, ‘왜 조선은 500년 만에 망했는가?

그 망한 이유를 찾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다른 나라에는 500년을 간 왕조가 그 당시에 하나도 없고, 조선만 500년 갔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조선은 어떻게 해서 500년이나 갔을까? 이것을 따지는 것이 맞을 것이다. 1300년대의 역사 구도를 여러분이 놓고 보면 전 세계에서 500년 간 왕조는 실제로 하나도 없다. 서구에서는 어떻게 됐느냐면, 신성로마제국이 1,200년째 계속 되고 있었는데 그것은 제국이지 왕조가 아니다. ‘오스만투르크’가 600년 계속 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제국이지 왕조는 아니다.

유일하게 500년 간 왕조가 하나 있다. ‘에스파냐 왕국’이다. 그 나라가 500년째 가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에스파냐 왕국은 한 집권체가 500년을 지배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이 ‘어, 이 녀석들이 말을 안 들어, 이거 안 되겠다. 형님, 에스파냐 가서 왕 좀 하세요.’

그래서 나폴레옹의 형인 ‘조셉 보나파르트’가 에스파냐에 가서 왕을 했다. 이렇게 왔다 갔다 한 집권체이지 단일한 집권체가 500년 가지 못했다. 전 세계에서 단일한 집권체가 518년째 가고 있는 것은 조선 딱 한 나라 이외에는 하나도 없다.

그러면 잠깐 위로 올라가 보자. 고려가 500년 갔다. 통일신라가 1,000년. 고구려가 700년. 백제가 700년 갔다. 신라가 BC 57년에 건국됐으니까 BC 57년 이후에 세계 왕조를 보면 500년 간 왕조가 딱 두 개 있다. 러시아의 이름도 없는 왕조가 하나고, 동남아시아에 하나가 있다.

그 외에는 500년 간 왕조가 하나도 없다. 그러니까 통일신라처럼 1,000년 간 왕조도 당연히 하나도 없다. 고구려, 백제만큼 700년 간 왕조도 당연히 하나도 없다. 지금 말한 것은 과학이다. 그러면 이 나라는 엄청나게 신기한 나라다. 한 왕조가 세워지면 500년, 700년, 1,000년을 갔다.

왜 그럴까요? 그러려면 두 가지 조건 중에 하나가 성립해야 하는데, 우리 선조가 몽땅 바보다. 그래서 권력자들, 힘 있는 자들이 시키면 무조건 굴종(屈從)했다. 그러면 세계 역사상 유례없이 500년, 700년, 1,000년 갔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이 바보가 아니었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다시 말하면 인권에 관한 의식이 있고, 심지어 국가의 주인이라고 하는 의식이 있다면, 또 잘 대드는 성격이 있다면, 최소한도의 정치적인 합리성, 최소한도의 경제적인 합리성, 조세적인 합리성, 법적인 합리성, 문화의 합리성 이러한 것들이 있지 않으면 전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이러한 장기간의 통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보면, 25년에 한 번씩 민란이 일어난다. 알다시피 동학란이나 이런 것은 전국적인 규모이고, 이 민란은 요새 말로 하면 대규모의 데모에 해당한다. 우리는 상소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백성들이, 기생도 노비도 글만 쓸 수 있으면, ‘왕과 나는 직접 소통해야겠다. 관찰사와 이야기하니까 되지를 않는다.’고 왕한테 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이런 상소제도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생겨났다.】

어떻습니까? 이제 우리나라 역사가 얼마나 자랑 스러운지, 어떻게 돌아갔는지 조금은 맛 볼 수 있지 않았나요? 우리 초, 중등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다음 회를 기다려 보면 어떨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3월 2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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