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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강력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알 권리 vs 피의자 인권네티즌 “여혐 방지 위해 공개해야”…관할 경찰서마다 특강법 적용 모호
  • 김현태 기자
  • 승인 2018.01.25 00:06
  • 수정 2018.01.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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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김현태기자] 우리나라는 피의자의 신상 정보 공개에 대해 특별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을 지키고 피의자 가족 및 주변인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절차 없이 피의자 개인의 신상 정보를 함부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피의자의 신상 정보 공개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 2항의 요 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대중에게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위 조항은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2010년 4월에 만들어졌다. 최근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에 약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를 한 것은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위의 조항에 속하지 않 기 때문이다. 조두순이 범행을 저질렀던 2008년에는 안 타깝게도 관련 규정이 없었다. 그는 2008년 여자 초등학 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확정 판결 및 전자발찌 착용 7년과 신상 정보 공개 처분 5년을 받았 다. 그러나 조두순의 신상 정보는 열람 목적으로만 가능 해 정작 많은 국민들은 조두순의 얼굴을 모르는 상태다.

먼저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어야 하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공개’가 필요하며,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 제2조 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했을 경우다. 이 요건들을 모두 충족시켰더라도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남용하지 말 것을 같은 법에서 정해놓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범죄의 피해는 대체적으 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이며 그들은 강도나 살 인 등 추가 범죄의 위험에 쉽게 노출 돼 있다. 한국은 외 국에 비해 성범죄의 재범률이 높고 심신미약이란 이유 로 범죄자의 형량도 낮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실질적으 로 사형 제도의 실행이 어렵기 때문에 사회보호법이 다 시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보호법이란 재범의 위험이 있거나 심신 장애 등 치료가 필요한 자에 대해 보호 치료감호 또는 보호관찰 하는 법이다. 그러나 사 회보호법은 이중 처벌이라는 이유로 2005년 8월 폐지 되었다. 이 외에도 전자발찌 부착법이 있으나 대부분은 전자발찌를 숨기고 다니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없다. 또 한 2009년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에 게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성범죄자e-알리미’서비스 가 실시되었다. 2010년에는 성범죄자의 정보를 근처 주 민에게 우편으로 송달하는 ‘우편고지제도’도 만들어졌 다. 이러한 제도들이 성범죄 및 강력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에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힘 들다. 일일이 찾아보기 힘듦은 물론이고 범죄자의 신상 공개 기준이 굉장히 애매모호하기 때문이다.

범죄의 위협에 적나라하게 노출 돼 있는 현실 속에서 국민들이 흉악범의 신상공개를 강력히 요구하는 건 당 연한 일이다. 다만 범죄의 죄질이 아무리 나쁘다 하더 라도 모든 흉악범의 얼굴이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국 민의 공분을 산 사건을 중심으로 해 경찰서별로 공개 여부를 결정한 후에 ‘신상공개결정위원회’를 구성해 타 당성 여부를 논의한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형사소송법 상 비밀엄수 의무 등 까다로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인권을 완벽히 무 시할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 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 를 가진다. 이에 대해 경찰은 2010년 4월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라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강법에 따르면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과 피의자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닌 경우 등 모두 4개의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얼굴, 이름, 나이 등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또 경찰은 2차 피해도 고려할 부분이라고 했다. 2016년 10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가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대부도 토막살인 피의자 조성호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를 결정한 이후 네티즌들이 조씨의 전 여자 친구 신상을 공개하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 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권 은 한쪽에 치우쳐 보장되거나 덜 보장되어서는 안 된 다. 하지만 가해자의 인권을 지켜준다고 해서 피해자의 인권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흉악 범죄의 피의자들은 지탄의 대상이 되어 정의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국가와 법으로부터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

분노는 이성을 잠식시키고 객관적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우리나라는 연좌제가 금지된 나라다. 연좌제란 범죄자와 특정 관계에 있는 사람도 연대책임을 져야 하 는 제도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 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흉악범 의 얼굴 및 신상이 공개되면 그의 가족과 지인이 막대 한 피해를 입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소수 국민들의 인권이 침해 받는 것이다. 다만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6명 중 87.4%가 “강력범죄 피의자 신 상공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우리는 피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알권리를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쪽으로도 황급히 치우지지 않고 새로운 신 상 공개 가이드라인과 재범을 막기 위한 보다 확실한 처벌 강화를 통해 두 추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범죄자만을 위하는 나라는 절대 존 재할 수 없다는 것을. 피의자 신상 공개를 둘러싸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피의자 개인의 인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살인ㆍ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범죄자가 출소한 뒤 그가 거주하는 지역 주민에게 주의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섣불리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해 피의자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 하거나 최종 판결 전까지 무죄인 것으로 간주해야 하는 원칙을 파기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피의자 신상 정보 공개가 대중의 ‘호기심’이나 ‘복수심’을 위해 작동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

김현태 기자  kimht10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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