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대응' 공보단장으로서 "아무 것도 안했다" 전언들, 본인 지역구 관리(민주당 절대 우세→역전 허용)도 심각한 '낙제점'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광온 의원이 이번 대선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태업'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공보단장은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인데, 이재명 고문과 관련한 수많은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매우 미진한 대응으로 일관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대선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지적인 것이다. 즉 0.73%p라는 매우 근소한 차이로 패한 대선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17일 '김용민TV'에서 "박광온 의원이 공보단장으로서 역할 했는지 알아봤다"며 "정말 혹평이 난무하더라"라고 선대위 내 관계자로부터 들은 전언을 소개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박광온 의원이)열심히 했느냐고 캠프 내 계셨던 분에게 물어보니 '전혀요. 아무 것도 안했다' 이런 말을 했다"며 "어떤 분은 캠프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나름 셀럽인데, '박광온 때문에 졌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
김용민 이사장이 선대위 관계자로부터 들은 전언을 소개하면 "본부장 회의 때도 거의 들어온 적이 없다" "뭐 좀 하겠다고 하면 브레이크 걸었다" "저쪽(국민의힘)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마타도어하니 반박해야 한다고 하면 하지 말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 지시사항이라고 해도 틀어막기도 했고, '단장님!' 뭐라고 해야 마지 못해 들어줬다" "이재명 후보보다 더 상전이었다" 등이다.
김용민 이사장은 자신이 들은 내용을 소개하며 "대선에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멸사봉공해도 모자랄 판에 공보단장이라는 사람이 그동안 한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전 분명히 취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또 박광온 의원이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열린공감TV'의 보도와 관련 공보단장 명의로 소위 '입단속' 문자를 보낸 일도 언급했다. '열린공감TV'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아들의 불법도박 의혹과 관련, 택시기사로부터 받은 제보를 통해 윤석열 당선자의 최측근인 주진우 변호사(전 부장검사)와 '조선일보' 간 공작설을 전격 보도한 바 있다.
주진우 변호사가 택시를 타고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로 이동하던 중 '이재명 아들에 대한 히든카드 터뜨리면 게임 끝난다'는 취지로 뒷좌석에서 누군가와 통화했고, 그로부터 이틀 뒤 '조선일보'에서 이재명 고문 아들의 도박 의혹 기사가 공교롭게도 등장했다는 내용이다. '열린공감TV'는 당시 그날의 타임라인을 역추적한 끝에 퍼즐을 맞춘 바 있다.
지난해 12월 20일자 '미디어오늘' 기사를 보면 당시 공보단장이었던 박광온 의원은 “열린공감TV에서 우리 후보의 아들 문제에 모 언론이 개입해 공작했다는 주장을 폈다”며 “그러나 공작설은 우리 선대위 관계자나 우리 당 의원들이 직접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는 판단”이라며 당내 인사들에게 향해 단체 문자를 발송했다.
이를 두고 '열린공감TV'에선 입장문을 통해 “박광온 의원은 지난 옵티머스 게이트 관련 열린공감TV 취재 결과 관련자와 연관성이 보였던 의원”이라며 “그런 사실을 열린공감TV에서 지난 5월경 보도한 바 있어 악감정을 갖고 있을 듯 싶다”고 반발한 바 있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재명 후보와 관련한 무수한 마타도어 때 박광온 의원이 움직인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 때문에 망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많고, 이재명 후보는 언론 때문에 애 많이 먹었다는 이런 얘기 나오는데 박광온 의원이 역할 했는지 묻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다"고 직격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윤석열 당선자가 유세현장에서 '민주당 내 깨어있는 의원들이 있다. 대선 이후에 그들과 협치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그 깨어있는 의원들이 누굴까"라며 "혹시 자기들 덜 비판하고 이재명 후보 선거운동 불성실하게 한 사람 이런 사람들이 윤석열 기준에서 깨어있는 민주당 의원들 아닐까?"라고 묻기도 했다.
대선 기간 당시 공보단의 무능함이 드러난 사례는 다수 존재하는데, 이재명 고문의 '변호사비 대납 녹취 조작' 건에 대한 느슨한 대응이 대표적이다.
해당 조작 논란의 당사자인 이병철씨가 서울의 한 모텔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 언론과 야당이 ‘변호사비 대납 의혹 폭로자 사망'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을 짜서 마치 '이재명 주변에선 사람이 계속 죽어나간다'는 이미지를 덧씌웠다. 특히 해당 건에는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를 자칭하며 이재명 고문을 수년째 음해하는 소위 '똥파리'라고 불리는 세력과도 관련이 있다.
'열린공감TV'를 통해 이병철씨가 슬쩍 '변호사비 20억'이라는 말을 녹취에 끼워넣은 명백한 조작증거가 발견됐고, 이씨의 사망도 개인적인 지병으로 인한 병사로 확인됐음에도 이같은 악의적 누명을 씌워 이재명 고문을 공격했다. 그럼에도 공보단에선 이같은 악의적 누명 씌우기에 밋밋하게 대응하며 이재명 고문을 더욱 힘들게 했다는 것이다.
박광온 의원은 이처럼 대선패배에도 책임이 적잖은 인사로 꼽히는 만큼, 각종 협상 등을 담당할 원내대표를 맡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이재명 고문을 구심점으로 민주당을 개혁하자며 민주당에 들어온 수십만의 신규당원들 입장에선 절대 환영하지 못할 일인 셈이다.
또 박광온 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관리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정은 영통구 대부분을 관할(광교1동, 광교2동, 원천동, 매탄1~4동, 영통1동)하고 있으며, 경기대 수원캠퍼스와 아주대가 위치하는 등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민주당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우세한 텃밭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대선 영통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47.88%)은 홍준표 의원(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득표율(15.18%)에 비해 무려 세 배 이상 높았다. 이는 호남을 제외하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라, 박광온 의원의 지역구는 민주당의 최대 텃밭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 영통구에선 이재명 고문(48.29%)이 윤석열 당선자(48.22%)를 불과 0.07%p(166표) 앞섰을 뿐이며, 특히 박광온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정으로 한정하면 윤석열 당선자의 표가 이재명 고문보다 2400여표 더 나오며 역전까지 허용하는 충격적 결과까지 나왔다. 즉 그만큼 박광온 의원 지역구에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얼마나 심각한지와 함께, 박광온 의원의 지역구 관리가 매우 낙제점인 사실도 확인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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