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덕' 찾아온 윤석열측 벌일 검찰발 '사정', "민주당, 지난 2년 동안 할 일 안했는데 뭘로 존재감 드러내나"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지지층 상당수는 조속한 '검찰·사법·언론' 등에 대한 개혁을 비롯해 내 삶에 보탬이 되는 '정치적 효능감' 입증을 계속 요구해왔지만, 정작 민주당 내에서 이런 요청에 호응하는 '개혁파' 의원들은 소수라는 점이다. 개혁과제 통과시키라고 하면 '역풍' '신중론' '속도조절론' 등이 항상 언론에 흘러나오고, 여기에 결국 따라가며 당원·지지층 바람에 줄곧 역행해왔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설 경우 개혁과제 통과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도, 또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덕' 현상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6월 '지방선거'를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논리로 한 핑계는 그동안 계속돼 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시사채널 '김용민TV'에서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덕' 현상을 언급하며, "무슨 일을 할 경우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또 민주당이 과반 훌쩍 넘는다"며 "권력을 지탱하기 위한 다음 수순이 무엇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민 이사장은 "자기 정당성 입증하기 어려울 때는 남의 단점이나 약점을 막 들춰내서 짓밟고 침뱉고 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정당성을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개혁적 인사들을 향한 검찰의 '사정' 정국이 진행될 거라 전망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명박이 집권 초에 어떻게 했나. 집권 초에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로 된통 당하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던 것"이라며 "(윤석열 당선자가)계속 지지율 빠지고 국민들 저항에 부닥치면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든 털어봐서 약점 단점 들춰내고, 그 반대로 자신의 강점·장점을 내세우고자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용민 이사장은 "그들 머리에선 그것밖에 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국민들 마음까지 얻고 어떤 국정 효능성을 높여서 '윤석열 시켰더니 표값 하네' 그런 게 어딨겠나.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어마어마한 사정정국에 들어가게 될 것이 확실하다"며 "대통령 당선 허니문 기간 분위기를 살려서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이기려고 할 것이고, 이기면 칼 뽑는 것이다. 아무나 쑤시고 베고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외에 다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민주당을 향해 "6월 1일 이전에 개혁할 거 다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선거 지나고 나서 천천히' 그러면 실기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몇몇 언론에서 속도조절론 얘기 나오는데 이런 얘기 들을 필요도 없다"며 "속도조절론 말이 안 되는게 이미 지난 2년 동안 했어야 할 일들을 못한 것이고, 숙제를 이제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민주당 내 소위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으로, 실제 성향은 국민의힘과 유사하다는 뜻)' 정치인들을 겨냥해 "혼 좀 나야 한다. 민주당에 아무런 도움되지 않은 존재들"이라며 "지금 한 게 뭐가 있는가. 예컨대 중도(확장) 속도조절 국민통합 다 좋은 가치라고 해도 본인들이 주도권 가졌을 때 국민 마음 얻기라도 했나"라고 일갈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속도조절해서 민주당이 못 받을 표를 받았나?"라며 "속도조절론 말 같은 거 들을 필요도 없고, 6월 1일 전까지 효능감 있는 민주당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개혁입법 (처리)안하면 민주당의 무능성만 강조되고, 속도조절하면 아무 일도 안하겠다는 건데 민주당이 있으나마나한 정당 되는 거 아닌가. 뭘로 존재감 드러내나"라고 거듭 일갈했다.
민주당 지지층과 당원들의 개혁 외침은 최근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밭갈이 운동본부'는 민주당 개혁을 촉구하는 집회를 줄곧 이어가고 있으며,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이라 불리는 2030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집회에선 한 할머니가 연단에 올라 발언했다. 그는 지난 60년 4.19 혁명 당시 선봉에 섰다고 한다. 할머니는 "우리 개딸과 양아들은 우리나라의 자랑이며 영웅"이라며 "여러분들은 우리나라 빛"이라고 극찬하며 말문을 열었다.
할머니는 민주당을 향해 "180석 국회의원을 밀어줬을 땐 뭘하라고 밀어줬나"라며 참가자들에게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외침을 유도했다. 그는 "그놈의 엄중·신중·협치·협의(만 얘기했다)"며 "협의·협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그 놈의 엄중·신중 때문에 본부장 비리, 유치장에 있어야 할 것들이 어디에 있나"라며 수없이 쏟아진 '윤석열 본부장' 비리 논란들을 직격했다.
할머니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어떤 꼴을 당하고 있는가?"라며 외치기도 했다. 즉 '윤석열 당선' 이후 각종 외신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반응들을 쏟아내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올라간 국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할머니는 검찰개혁해야 하는 이유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와 윤석열 당선자의 장모인 최은순씨의 사례를 들었다.
할머니는 "정경심 교수에겐 쓰잘데기 없는 종이 한 장(동양대 표창장) 그거 하나 가지고 검찰이 7년 구형했다"며 "윤석열 장모는 우리 국민의 건강보험료 23억(요양급여 부정수급)을 꿀떡 했는데 검사가 3년 구형했다. 그게 말이 되느냐?"고 일갈했다.
할머니는 사법개혁 이유로도 같은 사례를 들었다. 그는 "정경심 교수를 종이 한 장 가지고 4년 법정구속했다"며 "검사가 3년 구형 때려놓은 윤석열 장모는 지금 어디로 활개치고 다니느냐. (항소심 법원에서)무죄를 줬다"고 질타했다.
할머니는 또 언론개혁 필요성으로는 윤석열 당선자에 '벌벌 기는' 기자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윤석열 당선자가 지난 13일 인수위원회 인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기자가 "정말 외람되오나"로 시작하는 질문을 하는 모습이 'YTN' 카메라에 포착되며 구설수에 올랐다. 윤석열 당선자를 검찰총장 시절부터 크게 치켜세우던 언론들이 이젠 스스로를 낮추기까지 하면서, 마치 왕조 시절까지 연상시키게 해서다.
민주당은 그동안 공언해놓고 하지 못한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을 뒤늦게나마 처리하라는 요구 외에도, 최근 대거 가입한 수십만 당원들이 오는 8월 있을 전당대회에 투표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전당대회에서 지나치게 높은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권리당원의 60~70배)도 현실적으로 조정하여, 당원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 열혈 지지자를 자칭하며 이재명 상임고문을 수년 간 음해 중에 있는 세력인 소위 '똥파리'라고 불리는 세력들도 모두 찾아내 출당·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실제 이들의 상당수가 '윤석열 선거운동'에 가담해서다.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열렬한 관심과 함께 찾아온 '개혁 요구' 목소리에 호응할 것인지, 아니면 야당이 되고도 얄팍한 기득권을 지키겠다며, 또 불통으로 일관할 것인지 민주당의 4월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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