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나이 들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원하는 것은 다 다르겠지만, 나이 들면서 노인들은 건강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제가 다니는 ‘이상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발표를 중심으로 나이 들어가면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알아봅니다.

노인 환자를 진료실에 접하면 다음 세 가지 이야기를 흔하게 듣게 된다고 합니다. “치매에 안 걸렸으면 좋겠다.” “다리 성하게 돌아다니고 싶다.” “즐겁게 살고 싶다.” 이 세 가지 중 저는 ‘치매 문제’와 ‘즐겁게 사는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하고 달성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리 성하게 다니고 싶다’는 이미 결격인 것 같아 요즘 어쩔 수 없이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지요.

첫째는, 노인에게 제일 큰 관심사는 치매입니다.

자신의 기억을 잃음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에 혼동이 오게 됩니다. 가족과 친구의 이름이나 얼굴을 잊어버리면서 나타나는 관계단절의 문제는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암처럼 사망률이 높은 질환보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차원에서 노인에게 가장 피하고 싶은 질환입니다.

둘째는, 불편하지 않은 다리 건강을 바라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퇴행성관절염이 가장 흔하게 오는 부위는 무릎입니다. 무릎 통증으로 잘 거동을 못 할 때, 사람은 자신의 독립적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노인에게 무릎이나 허리 통증은 흔하게 발견됩니다. 하지만 심한 통증으로 인해 거동의 제한이 오는 상태는 단지 통증의 문제가 아니고 거동의 문제입니다.

통증 외에도 뇌졸중으로 한쪽 팔다리 마비가 오거나 여러 이유로 관절이 굳어 버리는 관절 수축이 오는 것도 거동의 문제를 일으키지요. 신체 여러 부위 중 다리의 기능은 인간 개체의 거동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부위입니다.

셋째는, 노인도 즐겁고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은 강렬합니다.

특히 노인들은 오랜 시간 여러 경험을 겪어 오면서, 행복을 미뤄 두는 것보다는 현재의 행복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깨닫게 됩니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 냅니다. 하지만, 노인들에게는 기다릴 미래의 시간이 그리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개는 즐거움이나 행복을 미루어 두었던 삶에 관하여 후회하며 살아가지요.

어떻습니까? 늙어 감은 늘어감입니다. 늙어 감은 줄어 듦입니다. 그리고 신체적, 인지적, 심리적으로 늘어가고 줄어 듬 속에서 늙음은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지요. 노인병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도 있고, 어떤 것이 투입된다하여도 시간적 변화를 바꿀 수 없는 노화의 흐름도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느려지지 않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서 시간을 안타까워하기에 앞서 그동안 쌓인 늘어남이 자신을 무겁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시점이 노년입니다. 타(他)에 의해서 줄어드는 것은 빼앗김이지만, 자(自)에 의해서 줄어 듬은 비움입니다. 따라서 세월의 시간 속에 늘어난 것을 빼앗길 것인지, 스스로 비우고 변할지는 노년의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80세 노인을 초로장년(初老長年)이라고 부릅니다. 그렇지만, 말로만 중년, 장년이면 무엇 합니까? 그에 걸맞은 매력적인 포인트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그야말로 멋지게 나이 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매력(魅力)이 능력(能力)이고, 경쟁력(競爭力)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노년에 그런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만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언제나 웃습니다. 그것도 큰 소리로 <하하하하하하!> 하고 웃습니다. 일부러라도 그렇게 웃는 것입니다. 아주 완전히 습관화 시키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 웃는 얼굴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아닌가요?

둘째, 마음에 여유(餘裕)를 가지는 것입니다.

나이 들어서 세상사에 불평 불만이 많은 것처럼 흉한 것도 없습니다. 웬만한 일들은 모두 양보하며 웃으며 넘겨버리면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야 멋지고 매력적인 노 신사의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셋째, 품격(品格)을 지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매우 긴요(緊要)하지 않으면, 가급적 삼가는 것입니다. 노인이라고 다 똑같은 노인이 아닙니다. 나이가 드실수록 자신의 외모에도 신경을 쓰고, 옷차림도 더 가꿔야만 합니다. 그래야 노년의 품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지요.

넷째, 마음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수행이란 언제나 <마음을 요란하지 않게, 어리석지 않게, 그리고 그르지 않게> 쓰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 공부를 하면, 얼굴 모습이 따뜻해지고, 말이 온화해지며,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누구에게나 노년은 다가옵니다. 아마 늙어 갈수록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욕심이 많으면 추해집니다. 나이 들어 원하는 것은 단순 명쾌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욕심을 버리고 순리(順理)대로 살다 가면 어떨 까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4월 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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