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권오석 박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예측독성연구본부 김우근 박사팀이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에 반응하면 색이 변하는 겔(gel)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은 무색, 무취, 무미의 중추신경 억제제로 주로 물이나 술 등에 타서 액체 상태로 마시기 때문에 ‘물 같은 히로뽕’이라는 뜻의 속칭 ‘물뽕’으로 불린다.
특히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의 경우 체내 투여 후 15분 이내 몸이 이완되고 환각 증세 및 강한 흥분 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성범죄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며 6시간 후면 대부분 신체를 빠져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성범죄 사건 직후 소변이나 혈액 시료를 채취하지 않는 이상 검출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정의당 장혜영 의원과 관세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21년 8월 기준으로 데이트 강간·파티용 약물로 이용되는 신종마약은 작년의 4배 이상인 94,532g이 적발됐다.
이 중에서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은 28,800g(30%)으로 작년의 61배이며 이는 96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이다.
현재 마약류 검출은 사후적으로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주를 이루고 있어 사전에 이를 확인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SPPs, Self-Protection Products) 개발에 대한 요구가 크다.
또 사후적인 검출 기술마저도 수사기관과 전문기관 등에서 특수 장비를 활용해야만 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일반인 수준에서는 접근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절차나 장비 없이 마약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헤미시아닌(hemicyanine)이라는 염료를 기반으로 GHB와 반응하면 색이 바뀌는 신규 발색 화합물을 만들고 이를 하이드로겔(hydrogel) 형태로 제작했다.
이 특성을 보면 평소 노란색을 띠는 겔이 GHB에 노출되면 약 10초 이내에 빨간색으로 변해 육안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미량의 GHB로 육안 확인이 어려운 범위의 색 변화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겔은 인체나 화장품과 여성용품 등과 같은 다양한 제품군에 코팅해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과 시장성을 갖췄으며 화장품 기능성 소재 개발기업에 이 기술을 이전하고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예측독성연구본부 김우근 박사 연구팀은 제브라피시 동물모델을 활용해 인체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이 없는 것을 검증했다.
연구책임자인 권오석 박사는 “색 변환 하이드로겔 제조기술은 GHB와 같은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하게 된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산업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과기정통부 국민생활안전긴급대응연구사업, 농식품부‧과기정통부‧농진청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 환경부 환경성질환예방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바이오융합사업 및 바이오인프라선진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3월 1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