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현고 재직시절 고영훈 강요배 등 지도
”예술가는 한 시대를 정화하는 예언자“ 일갈

[서울 =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예술가는 한 시대를 고발하고 정화하는 예언자다. 음악이나 문학, 그 외 다른 수단으로 표현되는 예술가의 사명 또한 마찬가지다“

'민중미술 1세대'로 불리는 강광 화백이 5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0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출생한 고인은 6.25 전쟁, 월남전 참전, 민주화 운동을 몸소 경험하며 한국 근현대사 속 격동기의 특수한 상황을 자연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신의 작업에 녹여냈다. 그에게 있어 자연은 단순히 재현할 수 있는 매재(媒材)가 아니라, 스스로의 감정을 드러내는 상징물이다. 실제 살아가고 있는 혼잡한 현대사 안에서 느끼는 본인의 감정을 자연이 지닌 고유의 분위기로 표현했다. 자연에서 느껴지는 냉정함과 원초적 감각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주류 리얼리즘 미술과 결을 달리해 직설적 묘사 대신, 구상과 추상을 오가며 시대를 은유했다.

'드러난'
아름다운 터
'아름다운 터'

강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졸업 하고 군에 입대해 1년 반 동안 월남전에 참전했다. 1969년 4월 연고조차 없던 낯선 제주도의 땅을 밟은 이후 인천대 교수로 부임하기 전까지 제주 오현중·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화가 제자들을 길러냈다. 제주 대표 작가로 꼽히는 고영훈, 강요배, 강승일 등 중진 작가의 스승이면서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장본인이다.

솟아나는 죽순
'솟아나는 죽순'
'호랑이가 있는 풍경'
'호랑이가 있는 풍경'
'산동네'
'산동네'

1977년 고영훈, 강요배, 백광익, 오석훈 등 제주의 젊은 작가들과 함께 ‘관점 동인(觀點同人)’을 결성하였으며, 제주 지역 현대 미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1982년 인천대 미술학과 교수로 임용되면서 제주를 떠났고, 인천대 부총장과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풍경'
'풍경'

유족으로 부인 박정혜(시인)씨와 딸 강은주(미국 뉴욕주립대 교수)·은수(미국 카네기멜른대 교수)씨, 사위 진은준(서울교육대 교수) 바나바스 포초스(미국 카네기멜른대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인천의료원 장례식장이다. 발인은 8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부평승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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