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의 먹고사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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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먹고사니즘
  • 강기석(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 승인 2022.04.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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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흉내 내는 진보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경향신문이 자사 소속 강진구(Jinkoo Kang) 기자를 결국 해고했다. 열린공감TV 활동을 해고 이유로 삼은 것 같다고 한다. 강 기자는 그동안 줄곧 자신을 매개로 한 경향-열공TV의 협업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경향신문이었다. 경향신문 내에서 강 기자의 활동영역을 아예 치워버렸다.

나는 이로써 경향신문이 진보언론은커녕 한 언론사,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기업체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회사의 존립과 발전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본다.

경향신문이 그런 의지가 있었다면 강진구 같은 탐사전문 대기자를 쫓아낼 것이 아니라 그를 격려하고 회사 내에서 그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하면서 “우리에게는 강진구가 있소~!” 자랑하며 선전했어야 했다. 진실을 희구하는 수백만 언론수요자들에게 경향신문의 귀중함을 소구했어야 했다.

나는 경향신문 경영기획실장(2001년~2002년), 신문유통원장(2005년~2008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2019년~2021년)을 역임하면서 한 언론사가 보도나 경영 면에서 제대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리더십-인사-교육-소통-책임의식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저널리즘에 대한 신념과 경영에 대한 확고한 목표의식을 지닌 경영진이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하거나 뽑고(신입.경력) 구성원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 경영진-간부-기자 등 직원들 간의 수직적.수평적 소통, 최종적으로 (경영진.기자 포함) 모든 구성원들의 잘잘못에 대한 신상필벌이 필수적이라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언론사 뿐 아니라 모든 회사가 다 그래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내 이론에 의하면 강진구 기자 해임은 ‘잘못된 인사’에 관한 것인데 그것은 결국 ‘잘못된 리더십’에서 비롯된 것이다.

경향신문에 기대하는 바, 진보언론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하는 리더십이라면 강진구 기자를 쫓아낼 것이 아니라 강진구 기자 같은 자질과 소양을 갖춘 신입기자들을 뽑기 위한 기준을 세워야 했고 전국 곳곳에서 강진구 같은 기자들을 발굴해 스카웃했어야 한다. 

듣기로는 강진구 기자 후배들이 오히려 더 강 기자를 배척했으며, 구성원들의 선거로 뽑히는 경영진이 이들(후배권력)을 두려워했다는 말도 있다.

진보언론을 제대로 하려면 목숨을 걸 것까지는 없겠지만 최소한 밥그릇은 걸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진보언론은 진보진영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언론이 아니라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을 뜻하는 것이며 우리 사회의 돈과 권력은 그 진실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세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적당히 흉내 내는 진보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경향신문의 진보연하는 행태는 그저 밥벌이의 한 수단이다. 경향신문 경영진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 강진구 기자를 해고한 이 시점이 묘하다.

옛날(1989년 12월)에도 경향신문 경영진이 그 전 해(1988년 2월~1989년 2월)에 노조활동을 했던 초대 노조 간부 5인을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한 바 있다. ‘경영상의 이유’가 다른 것이 아니다. 당시 경향신문은 대기업 인수를 앞두고 있었고, 편집권 독립을 위해 밥그릇을 내던질 각오를 하고 싸웠던 초대 노조 간부 5인이 대기업의 경향신문 인수에 결정적 걸림돌이었던 것이다.

그 이래 40여 년 간 경향신문은 쭉 뻗어나가지 못하고 다시 제 자리로 회귀한 느낌이다. (당시 경향신문 사장이었던 분이 며칠 전 돌아가셨다. 해고된 노조 간부들의 선배이기도 한 분이다. 코로나 탓보다도 왠지 가보고 싶지 않아 조문을 하지 않았다. 지금 강 진구 기자를 해고한 경향신문 경영진도 강 기자의 회사 직계 선배들이다. 당연히 모두 내 후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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