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한덕수가 김앤장 로비스트+기름회사 거수기하면서 벌어들인 돈, 최저임금 노동자는 81년 일해야 가능"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최근 4년 4개월간 18억원의 보수를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 기업과 사용자 측의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 자신은 최소 4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으면서, 정작 월급 200만원 받기도 힘든 노동자들을 타박하려는 모습이다. 

한덕수 후보자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취재진에게 "임금을 논의 한다면 우리 사정을 잘보는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지 두 단위로 너무 높이 올라가면 몇년 전 경험한 것처럼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이 줄여 서로가 루즈-루즈 게임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저임금에 대해 "노사 간에 협의해서 결정할 일"이라며 "정부 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한덕수 씨는 최저임금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윤석열 정부에 딱 맞는 인사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윤석열 정부에 딱 맞는 인사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후보자는 지난 3일에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린 것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며 "기업이 급격히 올린 소득(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으면, 결국 고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사용자 입장을 강하게 대변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최저임금제'를 경쟁적으로 물어뜯던 국민의힘 대선경선 주자들을 즉각 떠올리게 한다. 

윤석열 당선자는 잘 알려졌다시피 '주 120시간 노동'이라는 엽기적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월 150만원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해야 하느냐"고까지 하며 최저임금을 도리어 깎겠다는 예고까지 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해 8월에는 자영업비대위 관계자들을 만나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검토까지 언급한 바 있다. 

홍준표 의원의 경우에도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실시를 중단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다른 선진국에선 노동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이 대세임에도 이에 역행하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최재형 의원(전 감사원장)도 지난해 7월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와 다름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마치 '범죄'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지난해 7월 SNS 글에서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개혁을 해야 한다"며 역시 최저임금제를 문제삼았다. 

하태경 의원도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2022년 최저임금 9160원을 임기 내 동결하겠다"며 5년간 최저임금 인상은 없다고 못박기도 했으며,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지난해 8월 대선 예비후보 비전발표회에서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경선 주자들은 '최저임금제'를 경쟁적으로 물어뜯은 바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제 잠정 중단이나 5년 내내 동결, 주휴수당 폐지,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연이어 주장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경선 주자들은 '최저임금제'를 경쟁적으로 물어뜯은 바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제 잠정 중단이나 5년 내내 동결, 주휴수당 폐지,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을 연이어 주장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월 노동 209시간을 기준으로 올해 최저임금 9160원을 적용하면 191만4440원으로 실수령액은 그보다 더 적다. 즉 월 200만원 벌기도 빠듯한 노동자들이 적잖다는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사정은 더욱 딱하다. 그런데 그마저도 쥐어짜내겠다는 발언들로 읽힌다.

한덕수 후보자의 18억 고액 수입에 대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4년 4개월간 18억, 월급으로 3500만원, 시급으로는 16만 6천원"이라며 "2022년 최저임금의 18배, 노동자 평균임금의 11배에 이르는 액수"라고 상기시켰다.

용혜인 의원은 "여기에 더해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1년간 8천만원도 추가로 챙겼다"라며 "한덕수 씨가 4년 남짓 김앤장의 로비스트와 기름회사의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 벌어들인 18억8천만원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81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용혜인 의원은 "한덕수 씨는 최저임금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윤석열 정부에 딱 맞는 인사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재앙일 뿐"이라며 현실을 소개했다. 즉 재벌 그리고 김앤장과 유사한 대형로펌, 퇴임한 고위관료들 간 벌어지는 일종의 '카르텔'을 짚은 것이다. 즉 한덕수 후보자와 같은 퇴직한 고위관료는 재벌의 요구를 들어주는 이른바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용혜인 의원은 "한덕수 씨 같은 관료들 덕분에 기업들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쥐꼬리만한 돈을 던져줄 수 있게 된다"며 "그렇게 아낀 돈으로 기업은 김앤장에 거액 수임료를 지불하고, 김앤장은 퇴임한 관료들을 불러다가 '설거지'를 시킨다. 기업에 유리한 제도가 늘어갈수록 그들의 몫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한덕수 씨가 4년 남짓 김앤장의 로비스트와 기름회사의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 벌어들인 18억 8천만원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81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 그리고 김앤장과 유사한 대형로펌, 퇴임한 고위관료들 간 벌어지는 일종의 '카르텔'을 짚기도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한덕수 씨가 4년 남짓 김앤장의 로비스트와 기름회사의 거수기 노릇을 하면서 벌어들인 18억 8천만원은 최저임금 노동자가 81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 그리고 김앤장과 유사한 대형로펌, 퇴임한 고위관료들 간 벌어지는 일종의 '카르텔'을 짚기도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용혜인 의원은 "어쩌다가 그들 중 누군가 다시 회전문을 타고 다시 총리나 장관이라도 된다면 세제와 노동규제는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한층 완화된다"며 "업그레이드된 스펙은 그들에게 다시 고액연봉 로비스트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런 건 효율적인 시장질서도 무엇도 아닌 패거리 자본주의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용혜인 의원은 "현실의 시장은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는 쓰잘데기 하나 없는 김앤장 로비스트들에게는 월 3500만원을 챙겨주고, 세상의 실핏줄이 되어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는 월 200만원을 던져준다"라며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기업의 부담이고 비용이며, 로비 대가로 받는 고액 보수는 능력에 따른 합당한 대가라고 최면을 건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이같은 '전관예우'로 포장된 고액 보수 논란은 과거 인사청문회에서도 종종 제기된 바 있어, 한덕수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짚고 넘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에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후 5개월간 16억원을 번 사실이 드러나 청문회 전 자진사퇴했다. 황교안 전 총리도 고검장에서 퇴임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취업하면서 17개월간 약 16억원을 번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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