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윤중제(輪中堤)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도통 외출을 못 하다가 유일하게 외출을 감행하는 곳이 바로 <원불교 여의도교당>에 법회 보러 가는 것이지요. 여의도교당에 다니는 복으로 저는 매년 벚꽃 철이면 벚꽃 터널에서 벚꽃 놀이에 푹 빠지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그러나 아무리 벚꽃이 화사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사람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하지만 세상에는 추하고 추한 것도 많지만 인간보다 추한 존재도 없습니다. 이렇게 극단적 원인은 외양적인 모습도, 심오한 학문적 지식도 또 지혜도 아닙니다. 이것은 세상의 인간 모두에게 한결같이 부여된 마음에 의해서입니다.

영국의 생물학자이고, 작가인 ‘리처드 도킨 수(Richard Dawkins : 1941~)'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보호하면, 그놈이 결국 내가 될 수 있다. 서로를 지켜주고 함께 협력하는 것은 내 몸속의 유전자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약육강식(弱肉强食)보다 상부상조(相扶相助)하는 ‘종(種)’이 더 우수한 형태로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이기심보다 서로 돕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자신 뿐만 아니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아름다운 선택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나 홀로 잘 살겠다는 생각은 잘 사는 방법이 아닙니다. 인간관계는 이성적인 마음보다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오랜 세월이 지나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가 될 것입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 봄 날, 아동복 가게에 허름한 옷차림의 아주머니가 여자아이와 함께 들어 왔습니다. “우리 딸이에요, 예쁜 티셔츠 하나 주세요.” 주인은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고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아무거나 괜찮아요, 엄마가 골라주시면 다 좋아요.”

옷을 고르면서 하는 두 모녀의 대화에서 정이 넘쳤습니다. 두 모녀는 만 원 짜리 티셔츠를 사서 나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아이가 그 옷을 들고 와서 “저, 죄송한데요. 이거 돈으로 돌려주시면 안 될까요?” “왜 엄마가 사주신 건데 무르려고? 엄마한테 혼나면 어쩌려고?”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하는 말이, “사실은 엄마가 시장 좌판에서 채소 장사를 하셔요. 하루 종일 벌어도 하루에 만 원을 못 버실 때도 있어요. 엄마한테 미안해서 이 옷을 못 입겠어요.” 주인은 순간 코끝이 찡해 왔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 큰 사랑을 가지고 온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요?

“그래, 예쁜 생각을 하는구나. 이 돈은 다시 엄마를 갖다 드리고, 이 옷은 아줌마가 네 그 고운 마음씨가 예뻐서 네게 선물로 주는 거야.” 하면서 작은 청바지와 함께 예쁘게 싸서 아이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래 마음씨가 예쁘니 공부도 잘하겠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날은, 봄을 가지고 온 예쁜 마음의 아이 때문인지. 종일 손님도 많이 오셨고, 주인의 기분도 상쾌한 봄 날씨 그대로였습니다. 다음 날 아주머니가 봄 나물을 한 봉지 가지고 오셔서 “얘가 무얼 사주면 늘 그래요.”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시네요.

“착한 딸 두셔서 좋으시겠어요. 아주머니가 부러워요.” “예, 고생하는 보람이 있다오. 이 집도 복 받으시라고 진리 전에 기도하겠어요.” 어떻습니까? 말만 들어도 하루가 괜히 즐겁지 않으신가요? 짧은 글이지만 이 ‘봄 날의 손님’을 전하면서 저도 괜히 눈시울이 불거지며 가슴이 뜨거워 옴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운 것입니다. 가수 안치환님의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한 번 감상해 보시지요.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노래 안치환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 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가는지를/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 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 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노래 말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운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4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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