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국회발언 회자 "게임중독 청소년들, 폭력·살인·방화 범죄로 연결되기도", 당시 통제하려던 대상은 현재 다수가 '20대 남성'

[서울=뉴스프리존] 고승은 기자 = 윤석열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숙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국회의원 활동(19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게임을 마치 '절대악·범죄' 취급하며 적대적 발언을 쏟아냈던 것이 회자되고 있다. 같은 시기 같은당 소속으로 활동하며, 게임을 마치 '범죄시'하는 취지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던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 못지 않았던 것이다.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의 경우 게임업계는 물론 게임을 좋아하는 청년들으로부터의 평가는 최악이었으며, 가장 많은 규탄을 받았던 정치인으로 꼽혔다. 김현숙 후보자도 이들에 비해 덜 부각됐을뿐, 그의 과거 발언을 찾아보면 이들과 생각이 분명 일치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숙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국회의원 활동(19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게임을 마치 '절대악·범죄' 취급하며 적대적 발언을 쏟아냈던 것이 회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숙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국회의원 활동(19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게임을 마치 '절대악·범죄' 취급하며 적대적 발언을 쏟아냈던 것이 회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숙 후보자(당시 새누리당 의원)는 약 9년 전인 지난 2013년 11월 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중독은 청소년이 한 10.7% 정도로 성인보다 높다. 스마트폰 중독률을 보면 훨씬 높다"며 "청소년은 18.4%이고 그성인이 9.6%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에 대한 규제가 훨씬 더 지금 굉장히 부족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현숙 당시 의원은 “전반적으로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보면 감정조절이 안 되고 수면부족이나 우울증 같은 것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심하면 폭력이나 살인과 같은 범죄행위로까지 연결되는 그런 케이스가 있다"며 "게임 때문에 방화를 한다든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어떤 가해를 입히는 이런 일까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사례를 들어 청소년들이 게임 때문에 살인이나 방화 등 흉악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한 셈이다. 또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을 바로 게임 중독으로 연결시키는 발언도 했다. 

김현숙 당시 의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편익비용분석을 보면 게임에 따른 (사회적) 손실이 연간 7조8천억원에서 10조 원 정도의 손실이 아니겠냐고 한다"며 게임업계의 매출액을 묻기도 했다. 이에 신현택 당시 게임문화재단이사장이 "국내매출은 약 10조, 해외수출은 한 3조 정도"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현숙 당시 의원은 "그러면 (전체 매출이)13조이고, 사회적 손실을 적게 따져도 7조이고 많으면 10조니까 어떤 순이익은 그렇게 또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도 발언했다. 이는 게임산업이 매출액에 비해 사회적 손실이 굉장히 크다고 하는 것으로, '부정적' 측면을 크게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읽힌다. 

김현숙 당시 의원은 또 게임문화재단이 게임업체로부터 모금한 107억원 중 21억원만 게임중독·예방치료에 사용하는 점도 문제삼았다. 그는 "지금 상당한 정도의 아이들에 대한 중독 상담센터를 더 확대하거나 그 부분을 전반적인 기부금의 액수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도록 바꾸실 그런 계획은 있는가"라며 게임 중독을 거듭 문제삼기도 했다.

게임산업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10년전쯤에도 대표적인 미래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였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게임산업의 성장속도는 더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난 1월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게임산업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10년전쯤에도 대표적인 미래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였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게임산업의 성장속도는 더 커지고 있다. 사진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지난 1월 넷마블 비전 및 개발 신작 발표회에서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현숙 후보자의 이같은 과거 발언들은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이 그해 대표발의했던 법안들과 분명 궤를 같이 한다. 

신의진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4월 대표발의(새누리당 의원 13인과 공동발의)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따르면 게임을 마약, 술,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묶어, 이의 생산·유통·판매를 통합적으로 국가차원에서 관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인춘 전 의원도 지난 2013년 1월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새누리당 의원 16인과 공동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은 인터넷 게임중독 치유센터를 설립, 게임사 연간 매출액 1% 정도를 게임 중독 예방과 치유에 사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셧다운제(청소년 인터넷게임 제공 제한시간) 확대도 포함돼 있다. 

당시 이들이 대표발의한 3개의 법안들은 게임을 마약이나 도박 등과 동일시하는 취지의 법안으로 해석되며, 게임업계는 물론 게임을 애용하는 수많은 젊은층에게 거센 질타를 받았다. 개인의 욕구를 억제시키고 통제하려는 최악의 '꼰대성' 법안으로 해석되면서다. 해당 법안들은 강한 반발만을 부른 채 2016년 5월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폐기됐다. 

게임산업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10년전쯤에도 대표적인 미래산업으로 꼽히는 분야였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게임산업의 성장속도는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 갖고 있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까지 게임산업에 접목되면서 시장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청소년을 옮아매던 악성 제도로 지목됐던 '셧다운제'가 지난해 국회에서 근 10년만에 폐지됐다. 표결에 참여한 의원 대부분(189명 중 182명)이 '셧다운제 폐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즉 게임산업을 제한하려는 것이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또 얼마나 '꼰대'적 발상인지 다시 한 번 증명되는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오후 차기정부 장관 후보자 8명을 지명했다.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숙 전 의원이 지명됐으며, 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지낸 '친박' 인사였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오후 차기정부 장관 후보자 8명을 지명했다.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숙 전 의원이 지명됐으며, 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지낸 '친박' 인사로 꼽힌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김현숙 후보자나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이 통제하려던 그 대상은 현재 20대 청년들이다. 그 20대 남성들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에 이끌려 윤석열 당선자에 많은 표를 줬는데, 당시 자신들을 옮아매려했던 당사자가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다. 김현숙 후보자의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나, 이들 입장에선 당연히 환영할 수 없는 인사인 것이다. 

또 '여가부 폐지'는 사실상 연기되며 존속될 가능성도 커졌으며, 만약 폐지하더라도 간판만 바꾼 '조삼모사' 형식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렇다면 젊은 남성들로부터 여가부가 질타받는 대표적 원인인 '여성계 카르텔'도 여전할 것이 확실하기에, 어떠한 정치적 효능감이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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