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하고 정직하지 않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링컨은 “사람의 성품(性品)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이 주어졌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자유의지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가장 성품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권력을 쥐게 되면, 성품이 좋은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데 쓰는 반면,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남들을 학대하고 자기 지위를 누리는 데 쓰기 쉬운 것입니다.

그래서 권력을 쥐어주면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입니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중국 청나라의 제4대 황제강희제(姜熙帝 : 1654~1772)는 “인재를 논할 때, 반드시 덕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짐은 사람을 볼 때, 반드시 심보를 본 다음 학식을 본다. 심보가 선량하지 않으면 학식과 재능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했습니다.

학식, 경력, 학벌, 지위, 환경 등, 그 어느 것도 타고난 성품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Billy Ray Harris)’는 2013년을 잊지 못합니다. 비록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해였으니까요.

그해 어느 날, ‘사라(Sarah Darling)’는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했습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그의 앞에 놓인 컵 안에 모두 쏟아주었지요.

몇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습니다. 동전 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입니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갔습니다. 하지만, 빌리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지요.

그사이 빌리는 보석 가게에 있었습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습니다. 보석 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랍니다. 그가 받은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00달러(약 480만 원)을 줄 테니 반지를 팔라고 했습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습니다. 그 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지요.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습니다. 다음 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지요. 사라는 초조하게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습니다. 사라와 그의 남자 친구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마다하고 반지를 돌려준 한 노숙자의 사연은 금세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지요.

모금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무려 2억 3천만 원이라는 큰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의 도움으로, 빌리는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형제들과도 재회했습니다. 빌리가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형제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얼싸안았습니다.

어떻습니까? 아름다운 선행이 불러온 훈훈한 결과에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리지 않는가요? 비록 거리를 전전하던 노숙자였지만, 빌리는 성품이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을 가진 매우 멋진 분이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지위가 높고, 능력이 뛰어나며, 돈이 많다 하더라도, 인격과 성품이 갖춰지지 않은 사람은 세상의 존경을 받지 못합니다. 인간의 가치는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성품과 인격에 있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태어날 때의 마음 바탕이 네모(□)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네모난 뽀족한 모서리 때문에 이웃이나 가족에게도 상처를 주고 아프게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 네모난 모서리는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깎이고, 뭉개지며, 둥글게 다듬어지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모서리가 있던 네모(□)가 어느새 원(○) 됩니다. 그래야 지각(知覺)과 사리(事理)를 가릴 줄 아는 힘이 생깁니다. 이걸 사람들이 곧 철이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누구에게도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둥근(○)맘. 그러다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둥근 마음은 또 변한다고 했습니다. 노자(老子)의 말씀에 「天網恢恢 疎而不漏」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기기는 하나 새지 않는다.’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원불교의 천도법문(薦度法門)에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선행자는 후일에 상생의 과보를 받고, 악행자는 후일에 상극의 과보를 받는 것이 호리도 틀림이 없다.」하였습니다.

복은 복대로 받고 죄는 죄대로 남는 것입니다. 사람이 모든 악행을 방자히 하여 스스로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사람이 제재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진리가 제재하는 것입니다. 우리 정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그러면 쌓은 복대로, 복이 하늘만큼 땅 만큼 쌓일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5년, 불기 2566년, 서기 2022년, 원기 107년 4월 12일

덕 산 김 덕 권9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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