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포스코그룹이 올해 포스코교육재단에 출연금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포스코교육재단에 따르면 포스코(포스코홀딩스)는 2012년 385억 원 수준이던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을 2019년에는 180억 원으로 줄인 바 있으며, 2020년에는 120억 원, 2021년에는 70억 원을 출연했고 올해는 아예 내지 않기로 했다.

이는 포스코가 2019년에 향후 수년치 출연금을 공시할 때부터 예정된 일이라는 것이 업계 측의 설명이다.

사진은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지난 11∼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서 국내 철강사 중 최초로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Sustainability Champion)로 선정된 뒤 받은 인증패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사진은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지난 11∼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서 국내 철강사 중 최초로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로 선정된 뒤 받은 인증패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그동안 포스코는 교육으로 나라에 보답한다는 '교육보국' 이념을 내세워 설립 초기부터 직원 정착을 유도하고자 교육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별도 법인인 포항공대(포스텍)를 비롯해 자율형사립고인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를 만들었고 공업 전문인 육성을 위해 포항제철공고를 세웠다. 1971년 제철장학회로 시작해 2002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재단은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 인천 등에서 12개 유·초·중·고교를 운영하고 있다.

재단 측은 포스코 출연금이 없어도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출연금이 줄면서 재단은 재정 자립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 노력을 해 왔다.

재단 관계자는 연합뉴스 측에 "일시적인 수입이 있어서 몇 년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출연금은 재단 수입이 부족할 때 요청하는데 지금은 문제가 없어서 요청하지 않았고 나중에 어려움이 있으면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포항에는 재단의 학교 절반인 6개 학교가 있다.

박희정 포항시의원은 시의회 자유발언을 통해 "포스코는 1995년 포항공대(포스텍)와 초·중·고등학교를 각각 다른 재단으로 분리할 때 도교육청에 운영비 부족액을 매년 출연하겠다는 각서를 냈고 각서는 도교육청에 보관돼 있다"며 "이 자료대로라면 포스코의 재정 자립화 추진은 도교육청과 한 약속을 종이짝 취급하는 행동"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포스코의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란 이메일을 통해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며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 대비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더는 국민기업이란 이름으로 포스코를 향한 부당한 간섭과 과도한 요구는 없어져야 한다"며 "포스코 애칭은 '국민기업'이 아니라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의 '국가 대표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지역의 반발은 적지 않다.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부모 세대의 피땀과 눈물,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거역하는 최정우 회장의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포스코는 시종일관 민족기업이고 국민기업이고, 포스코에는 국민기업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주장하며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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