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학생 서열화·위화감 조장…왜 이런 조사 지시했는지 충분히 소명해야"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시절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김 후보자는 2014년 한국외대 총장으로 부임했고, 한국외대는 2015년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의사, 법조계 등의 직업을 가진 학부모를 전수조사했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파악대상 학부모는 ▲고위공무원은 2급 이상(중앙부처 국장, 기초자치단체장, 지방경찰청장, 국군 준장, 부시장, 구청장, 외교관 등 이상) ▲국회의원 ▲의사(종합병원 과장 이상, 개인병원 경영 포함) ▲법조계 (판사, 검사, 변호사) ▲대기업, 금융권 (임원 상무 이상) ▲일반기업 (대표 이상) ▲기타 (학과장의 판단으로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로 총 7개의 직업군으로 분류돼 있었다. 

학부모 조사 예시 양식에는 학생의 학번과 학년, 이름을 적고 직업 분류 기준엔 ‘기타/대규모 00식당 운영’과 같이 작성하라고 제시했다. 

(자료=박찬대의원실 제공)
(자료=박찬대의원실 제공)

박 의원은 "돈과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줄 세워 학교발전기금 등을 확보하거나, 사회지도층이나, 경제력을 가진 부모를 둔 자녀만 따로 관리하려던 목적의 조사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대나무숲에 “세상에 안 중요한 학부모가 있나요?”라며 항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회도 “학생들을 상대 평가로 줄세우는 것도 모자라 학부모 직업군도 상대 평가한다”며 비판했다. 

문제가 커지자 학교 측은 “대학 발전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소통하기 위한 공문”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지만 적절한 사과나 해명없이 넘어갔다"면서 “이런 학부모 직업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정을 진행하려고 했는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학부모 직업군 조사는 학생을 서열화하고 위화감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다. 이런 대규모 전수조사는 총장 승인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왜 이런 조사를 지시했는지 김 후보자는 국민께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