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원인 파악과 대책 수립 등 제대로 된 것 없이 참사 8주기가 됐다"

[경기=뉴스프리존] 김현무 기자=16일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이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 (사진=김현무 기자)

지난 8년 전 304명의 희생자를 내고도 침몰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자 유가족과 생존자, 그리고 정부와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후 3시 기억식이 펼쳐진 곳곳에는 노란 색의 옷, 머리, 리본, 차량 등이 보이는 가운데 모두가 다 여전히 묻혀 있는 진실의 아픔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비통함의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반복되는 재난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부겸 총리,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 수많은 인사들은 추도와 인사로 그동안의 힘들었던 유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기억, 약속, 책임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 없이 벌써 참사 8주기가 됐다. 250명 아이들을 포함해서 304명의 국민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최악의 날, 오명의 날....반복되는 참사로 무고한 국민이 죽는다면 국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각계각층의 위로를 전해 받은 것과는 달리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도사는 강한 어조와 신랄한 메시지로 정부 관계자들과 참석자들을 이내 숙연케 했다.

"우리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일상의 안전을 배우고 청소년들의 문화생활과 재능을 교류하고 시민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4.16생명안전공원 건립, 재난참사피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국립안산마음건강센터 건립을 바란다"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의 생각과 마음을 대표해 반드시 이루어지길 촉구하는 김 위원장의 추도사는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 

유가족들이 준비한 듯한 기억영상으로 기억식은 점점 더 숙연해져 가고, 사회자는 "진상규명과 약속을 다시금 새겨본다. 2학년 1반 생존학생 장애진 님이 약속편지를 낭독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사회자의 안내로 단상에 나온 장애진 씨는 유아교육과가 진로였지만 현재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진 씨는 약속편지를 통해 "26살이 되었네요. 진상규명은 오래 걸릴거라 생각했고, 아빠랑 다짐한게 있었는데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진상규명 끝까지 같이 해 보자고...최소 10년은 생각했다"며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장애진 씨는 참석자들을 향해 "지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끝가지 가보려고 한다. 그만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하고 싶다. 진상규명을 위해 힘들었고 무서웠던 기억을 꺼내야 하기에.... 그러나 소중한 내 친구들인데"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해 달려 갈 것을 약속했다.

장애진 씨는 마지막으로 "안녕 애들아! 매년이 지나도 그립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여러 죽음을 보왔지만 단 한번도 슬프지 않은게 없더라. 가족이 우는 모습에 부모님의 슬픈모습이 겹치고 얼마나 힘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 많이 지치고 힘들거야. 꿈에 나타나 한번씩 '고생하셨다'고 안아주길 바래. 그리고 내 꿈에도 나타나 '잘하고 있다'고 인사 한 번 해주길 바래. 많이 보고싶다"고 말해 유가족과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자신들이 세월호 참사의 잠재적 피해자며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를 바꾸기 위해 기억하고 행동하길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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